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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목할 비즈니스 10대 키워드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1. 18. 15:20

샬롬

 

[올해 주목할 비즈니스 10대 키워드]

 

기업의 역사를 보면 격변기에 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있었다. 1970년대 오일쇼크는 일본의 자동차 산업에겐 미국을 추월하는 결정적 기회가 됐다. 1980년대 후반 미국은 소비침체 속에서 정보기술 혁신을 통해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되찾았다. 우리나라도 외환위기를 계기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세계경제의 대격변기인 지금 변화의 흐름을 먼저 읽고 새로운 질서와 법칙에 적응하는 기업만이 생존이 보장되며 도약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기에 본격 진입하는 올해 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비즈니스 포인트를 10대 키워드로 알아본다.

 

1. 뉴 인터페이스(interface)

인터페이스란 하나의 시스템이 다른 시스템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연결시켜주는 일련의 장치들을 일컫는 용어다. 최근 직관적, 혁신적 인터페이스를 채택한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하고 있다. 특히 아날로그적 감성을 지닌 실감형 인터페이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멀티터치 인터페이스를 채택한 애플의 아이폰(iPhone)은 북미 스마트폰 절대강자인 블랙베리(BlackBerry) 판매량을 추월했다. 닌텐도 위 피트(Wii Fit) 역시 동작인식에 기반한 실감형 인터페이스로 단숨에 게임기 시장을 석권했다. 다기능, 고성능보다는 편의성, 질감 등 사용자의 체험 만족도를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래학자 롤프 옌센(Rolf Jensen)도 "다가올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에서는 고객의 머리보다는 마음을 자극하는 상품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상되는 대표적인 뉴 인터페이스는 'TV 마우스'이다. PC의 활용 가치를 업그레이드시킨 마우스처럼 리모컨과 센서로 TV화면을 통해 인터넷 검색도 하고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도 받고 상거래도 하면서, 촉각?후각은 물론 생각과 감정까지 반영하는 인터페이스를 구현할 것이다.

 

2. 콜래보레이션(collaboration)

애플의 아이폰, 콜래보레이션은 한 브랜드가 다른 브랜드와의 협력을 통해 고유의 산업경계를 넘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적 도구를 말한다. 과거 제휴나 네트워크와 같이 느슨한 관계가 아니라 고객이 추구하는 특정가치를 만족시켜주기 위해 브랜드 간 연합전선을 펼치는 것이다. 심지어 소비자와 생산자, 제공자와 피제공자 간의 경계가 없어지기도 한다. 이를 위해 이종(異種)산업 간 벤치마킹은 물론 끈끈한 협력을 통해 공동 타깃 전략을 펼쳐야 한다. 결국 콜래보레이션은 소비자의 지각(知覺)에서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는 접근방법이다.

햐얏트 호텔은 50대(미국 베이비붐 세대) 전용 웹 커뮤니티인 '에온스(eons.com)'와 강력한 스폰서십을 맺고 웹사이트를 통한 여행서비스를 독점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50대 연령층의 고객들에게 호텔, 리조트, 크루즈 여행 등을 묶은 고가(高價)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중국 햐얏트 호텔 투어, 고급 사우나 패키지 등 프리미엄 상품은 매진될 정도다. 퇴직한 50대 고객이 남은 인생에서 가장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을 편안하게 즐기는 것'이라는 점을 간파하고 하얏트는 에온스와 협력관계를 통해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3. 색깔을 바꾸라

소비자들은 경제상황이 나빠지면 무채색보다 화려한 색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화려한 색상은 변화를 원하는 심리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따라서 제품 가치를 높이려면 컬러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 디자인 업계에서는 2009년 유행색상으로 터키블루, 브라운, 블랙을 선정했다. 하늘과 바다를 연상시키는 터키블루는 자연을 상징하는 그린에 이어 새로운 친환경 색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즈키 자동차는 유럽 수출용 컴팩트카(car)인 '스플래쉬(Splash)'의 대표 컬러로 터키블루를 채택했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유럽 소비자들은 터키블루가 물, 공기 등을 연상시키는 상쾌한 색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색상은 현재 6가지 컬러 중 판매비중이 가장 높은 25%를 점유하고 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백색가전 컬러로는 실버에 이어 브라운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브라운은 고급호텔 인테리어에 사용되는 진한 무늬목 같은 마감재를 연상시키는데 불황 때 '값싼 칼라변화로 고급이미지를 연출하기'에 적당하다. 캐논의 경우 디지털 카메라 IXY 20IS 모델에 붉은빛이 도는 브라운 제품을 추구하였다. 블랙은 도시 이미지를 대표하는 색상으로 주로 전자제품이나 패션에서 사용되었으나 최근 다른 제품군(群)으로 확산 중이다. 교세라는 청결감 때문에 주로 화이트 계열을 채용하던 주방도마에 과감히 블랙을 썼다.

 

4. 콘텐츠 차별화

제품의 성능이나 디자인을 강조하던 차별화에서 벗어나,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고객이 누리는 가치를 강조하는 콘텐츠 차별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상품을 사용함으로써 어떠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고, 어떠한 체험을 할 수 있는지 어필해야 한다. 상품의 매력을 설명하는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것이다. 콘텐츠 차별화는 상품을 사용자의 기억에 남을 만한 체험가치, 사용가치로 전환시킴을 의미한다.

스즈키 자동차의 수출용 컴팩트카 '스플래쉬' BMW는 자동차 딜러를 통해 속도감, 승차감 등을 강조하던 것과는 달리 정보를 무선으로 다운로드하여 신세대에게 제공하는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BMW의 자동차에 대한 각종 정보를 다운받을 수 있는 키오스크(홍보용 무인 정보제공장치)를 제작했는데, 소비자들은 휴대폰으로 자료를 다운받거나 키오스크의 17인치 모니터를 통해 시청도 가능하게 했다.

BMW의 구매고객이 웹세대로 확대되면서, 웹세대가 자주 방문하는 공항, 쇼핑몰, 헬스클럽 등에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받는 데 익숙한 웹 세대의 호응이 뜨겁다. 불특정 다수에게 뿌려지고 버려지는 종이 홍보물과 달리 환경 친화적이라는 것도 강점이다. BMW는 모바일 게임, 휴대폰 꾸미기용 아이콘은 물론 자동차 및 자동차 생활에 필요한 각종 쿠폰과 정보 등의 콘텐츠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5. 가격 다변화

불황이라 해도 단지 값이 싸다는 이유만으로는 소비자들은 반응하지 않는다. 가치는 유지하되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더 많이 제공해주기 위해 가격 범위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은 약간 낮아진 가격이라면 고급 상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프라다의 마케팅 광고 부사장인 랜디(Randy Kabat)는 "침체기에도 '잇 백(It Bag?누구나 갖고 싶은 그 가방이라는 의미)'을 사기 위해 돈을 쓰는 열정적인 중산층 소비자들에 대한 판매 비중이 약 50%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들이 중시하는 가치와 가격의 접합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로레알(L'Oreal)은 향수 가격을 낮추기 위해 향수를 희석시키지 말고 차라리 적은 양으로 판매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브랜드의 고결함을 유지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가격대를 제시하는 것이다. 브랜드의 핵심 상품을 다양한 버전으로 만든다면 중산층 시장에서 잘 어필되는 마케팅이 될 것이다. 더 넓어진 가격범주로 '잇 아이템(It Item)'을 제시함으로써 구매욕을 자극할 수 있다.

 

6. 저탄소 녹색성장

물을 사서 먹어야 하더니 이젠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도 돈을 주고 사야 하는 시대가 왔다. 환경의 중요성은 이제 누구나 안다.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가 된다.

트렌드 예측기관인 트렌드워칭닷컴(trendwatching.com)에서는 에콘시어지(Econcierge)를 2009년 주목해야 할 트렌드로 꼽고 있다. 에콘시어지는 환경(Ecology)과 전문 관리인(Concierge)을 합성한 신조어로 어떤 방식으로든 가족들이 'go green(그린에 동참하다)'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나 기업을 말한다. 가정에서 낭비되고 있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각종 충고를 해주고 절약과 저축을 권장한다.

영국 런던에 있는 '그린 홈 콘시어지(Green Homes Concierge)'는 가정을 방문해 열방지 카메라 같은 장치들을 통해 에너지 누출, 단열, 가전제품의 에너지 효율을 점검해준다. 검사자들은 집주인에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추천해주고, 집주인은 에너지 관련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 검사자들은 고효율 에너지 조명기기나 환경 친화 제품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7. 마니아 시장

일본에서 '오타쿠'는 특정 분야에 마니아보다 더욱 심취해 있는 사람들을 뜻한다.

충성도가 높고 소비액도 엄청나게 많은 고객들이다. 이들은 이상향을 추구하며 정열적으로 소비를 하기 때문에 가처분소득의 대부분을 쏟아붓는 극단적인 행동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 또 수집품을 늘리거나 최고 점수를 경신하는 등의 소비, 창작 활동을 반복해가면서 이상향에 대한 열정은 계속 높아간다. 그리고 이것이 소비활동에 더욱 불을 붙여 다음 소비를 유발한다. 불황기에도 마니아 시장은 존속하기 마련이다. 평소 생활에선 저가 상품을 구입하는 반면 패션, 기호, 취미 등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물건은 과감하게 구매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일본은 '일점호화소비(一点豪華消費)', 미국에선 '로켓팅(rocketing)'이라 부른다. 일상용품은 값싼 제품을 쓰면서 1개 정도는 최고급품을 구매한다는 뜻이다.

 

8. 리세셔니스타(Recessionista)

글로벌 경제위기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요즘 패셔니스타(fashionista?최신 스타일 선호자) 대신 리세셔니스타가 뜨고 있다. recession(경기침체)과 fashionista가 합성된 신조어로, 불황 속에서도 저렴한 비용으로 멋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패셔니스타와는 대조적으로 '불황 맵시(recession chic)'를 추구하는 이들은 할인제품이나 카피제품을 이용, 빡빡한 예산으로도 유행에 민감하게 치장할 줄 안다. IBM의 마케팅 매니저인 메리 홀(Mary Hall)은 자신의 블로그(therecessionista.blogspot.com)에서 각종 세일과 쿠폰정보를 제공해 인기를 얻고 있다. 기업들도 리세셔니스타를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프랑스 중가(中價) 메이크업 라인인 부르주아(Bourjois)는 가격이 저렴한 '리세셔니스타 콜렉션(Recessionista Collection)' 마스카라와 립글로스를 선보였다. 이처럼 저가나 세컨드 브랜드(고가의 유명 브랜드가 좀 더 저렴하게 만드는 자매 브랜드)로 소비자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고 진정한 즐거움을 주는 제품으로 기업들은 불황기에 점점 더 경쟁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9. 퍼코노믹스(Perkonomics)

'자랑하다'의 perk와 '경제학'의 economics를 합성한 펠코노믹스는 '자랑거리 뽐낼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차별을 가져온다'는 의미로 쓰인다. 브랜드에서 일반적으로 제공되는 것에 추가되는 혜택과 특전을 일컫는 것으로 고객 충성도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영국의 휴대폰 제공업체인 O2는 회사의 웹사이트를 통해 이벤트 티켓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일부 문화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퍼크팩(Perks Pack)을 다운로드 할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디바 패키지(Diva Package)는 티나 터너(Tina Turner) 같은 아티스트 쇼에서 칵테일을 마시거나 메이크업을 고칠 수 있는 O2라운지를 제공한다. 브라질의 메이저 축구팀 중 하나인 팔메이라스(Palmeiras)의 경기에선 비자카드 고객들을 위해 5000좌석에 한해 독점 예매가 가능하다. 비자카드 고객들을 위한 공간인 'Visa Sector'라고 불리는 관람석에선 라운지, 식당, 바, 플라즈마 TV 등이 설치되어 있다.

 

10. 군중(Swarm)의 힘

과거엔 기업이 제공하는 메시지가 프로모션의 전부였고 소비자들은 이를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똑똑해지고 더 나아가 그들끼리 정보를 주고받는다.

따라서 기업은 소비자들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유리한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일어나게 하는 '스웜(Swarm)', 즉 군중의 힘을 이용해야 한다. 예컨대 위키피디아의 콘텐츠 구성은 뚜렷한 리더 없이 군집세계의 간단한 규칙에 의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대중시장에 일방적으로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메시지를 확산시켜주는 사람이 중요한 것이다.

필립스의 면도기 브랜드인 '노레코 보디그룸'은 대표적인 입소문 동영상 광고로 기존의 광고보다 적은 비용으로 시장의 70%를 장악했다. 이 광고를 본 50% 정도가 다른 사람에게 이 내용을 전달했다고 한다. 폴크스바겐은 독일에서 국민차라는 이미지를 다시 심으려고 독일의 일반 시민인 호스트(Horst Schlamer)가 면허증을 따고 차를 사기 위해 시도하는 모습들을 담은 개인의 동영상 블로그를 이용했다. 이 블로그는 곧 독일에서 최고가 됐고, 블로그와 입소문을 타고 생겨난 '군중의 힘'에 의해 폴크스바겐은 어렵지 않게 목적을 이뤘다.

 

[이동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