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두 전쟁이 있지만 사람들은 대개 임진왜란에 비해 병자호란을 덜 기억하고 있다. 이유를 곰곰 생각해보니 호란의 경우 큰 싸움도 없었고 싸움이 없었기에 기억할 장수조차 없거니와 그저 일방적인 패배와 치욕스런 항복이 있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책과 드라마에서도 충무공을 중심으로 여러 번 임란이 조명되고 방영된 것에 비하면 호란은 그만큼 관심이 적다. 임진란의 경우 충무공의 헌신으로 전쟁 말기 해전에서 대승을 거두었지만 병자란의 경우 싸움다운 싸움조차 없었다.
어찌 그리도 쉽게 무너질 수 있었을까? 그 이전부터 지속된 당쟁으로 조선은 문약에 빠져버렸던 탓일 것이다. 전쟁의 중심에 남한산성이 있었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주화론과 주전론의 갈등을 엿볼 수 있었고 전쟁을 치르는 백성의 모습이 실감나면서 눈물겹다.
해 볼 것도 없고 그저 성을 열고 항복하는 현실 앞에서 끝까지 항전을 말하는 자들, 사직과 백성을 지키고자 화친하는 길이 사는 것이라고 말하는 자들의 모습이 자못 숙연하게 느껴졌다.
봄날이 오면 남한산성을 가보고 싶다. 산성을 직접 보고 걸으면서 몇 백년 전 이곳에서 세계악에 짓밟힌 우리 백성의 애처로움을 더듬어보고 싶다.
출처 :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글쓴이 : 바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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