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버핏 VS 조지소로스 <==시골의사 훈수
시골의사 ==> 금융투자 고수 ‘훈수의 진실’
최근 미국의 신용위기 사태 속에서 전설적인 투자자 두 명의 엇갈린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그 중 한 명은 오바마의 현인 ‘워런 버핏’으로, “나는 위기에 더욱 탐욕스러워진다”라는 멋진 일갈과 함께 월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금융사업의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된 ‘GE’ 에 대한 130억 달러의 투자를 결행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버핏의 이런 행보를 보면 신용위기를 두려워하며 손발을 덜덜 떨고 있는 다른 투자자들은 한꺼번에 허를 찔리고 마치 모두 바보라도 되어 버린 느낌이다.
하지만 또 다른 전설적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는 “아직 위기는 시작도 되지 않았으며, 앞으로 대공황에 준하는 본격적인 위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한다. 버핏과는 극단적인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에 대응하는 우리나라 증권사와 그들의 견해를 전하는 언론의 자세다. 그들은 주가가 반등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버핏의 위대한 결단’을 들어 역발상의 중요성을 갈파하고, 한순간 주가가 급락하는 양상을 보이면 이번에는 ‘소로스’를 등장시켜 극단적인 공포를 조장한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버핏과 소로스의 대결, 최종 승리자는?’과 같은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단 교묘한 기사들까지 등장한다.
문제는 이런 식의 해석이 기사를 읽는 투자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아예 논외에 있다는 점이다. 먼저 문제를 지적하면,
첫째, ‘버핏’은 주식 투자자나 펀드매니저가 아니라 사업가라는 사실이다.
그는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아니므로 그의 자금은 펀드처럼 특정 지수를 벤치마킹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즉 그의 투자는 지수의 움직임이나 등락과는 전혀 무관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둘째, 그는 독점적 기업을 선호하고, 특히 위기 상황에서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국면이 오면 그중에서 살아남을 기업에 대한 투자를 즐긴다. 이를테면 월가의 투자은행들이 쓰러져갈 때, 비교적 독자생존이 가능한 ‘골드만삭스’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이다. 셋째, 그가 기업에 투자하는 시기는 대개 해당 기업이나 산업이 급변하는 시기다. 그는 이 시기에 기업에 투자하면서 증자, 감자, 합병, 구조조정, 배당 등을 유리하게 개선할 권리를 가진다. 즉 개인이 증권시장에서 주식을 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권한을 가진다는 것이다. 넷째, 그는 사업가이므로 기업의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가능하면 경제가 선순환할 경우에 큰 이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는 미국의 구제금융안에 쌍수를 들어 찬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조지 소로스’는 버핏과 다르다. 그는 ‘헤지펀드 매니저’다.
헤지펀드는 대개 운용자 자신의 자산이 30% 이상 투자되어 있지 않으면 신뢰를 얻을 수 없고, 실제로 그는 자산 대부분을 자신의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따라서 소로스는 헤지펀드의 수익률과 자신의 이익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더구나 헤지펀드는 ‘증권, 실물, 원유, 외환’을 가리지 않으며, 특히 ‘롱과 숏(상승과 하락)’ 모두에 베팅할 수 있다.
헤지펀드는 특히 금융 혼란기에 발생하는 극단적 위기 상황을 이용하여 높은 수익을 올린다. 소로스의 ‘재귀이론’은 그런 투자 철학의 결정판이다. 다시 말해 소로스는 금융시장이 혼돈에 빠지면 유리하고, 버핏은 안정되면 유리한 것이다. 결국 이 둘의 의사 결정은 윤리나 도덕, 혹은 개인투자자를 위한 조언이 아니라 자신의 금융 이득을 극대화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지고, 이들의 발언 역시 그 바탕 위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것이 자본시장의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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