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이창우 『만화로 보는 노무현 시대』
재미있고, 공부되는 만화책
<레디앙>에 만평을 그리는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사무처장 이창우가 책을 냈다. 무슨 책? 당연 만화책. 이창우의 생각이나 만화 그리는 이들의 소신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만화의 첫째 가는 조건은 당연하게도 재미다.
▲『만화로 보는 노무현 시대』, 이창우 (산지니)
그래서 이창우의 만화책 『만화로 보는 노무현 시대(산지니)』를 권하는 데 아무 꺼림이 없다. <노동과 세계>, <진보정치>, <매일노동뉴스>, <레디앙> 같은 ‘공식 지정’ 매체들이 이창우 만화의 재미를 ‘품질 보증’하지 않았던가?
이창우가 언제 어딘가에서 미술이나 만화를 공부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다. 이창우는 노동운동의 홍보 담당자로서 만화를 선택했고, 그래서 그의 만화는 쉽고 친절하다. 노동조합원이나 시민들에게 상황이 이러하고, 문제가 무엇이며, 어떻게 풀어야 한다는 것을 한 컷 만화에 담아내며 쉽지 않을 도리는 없다.
그런데 이창우 만화에는 말이 많다. 250쪽 남짓 되는 책이 만화 반, 글 반이다. 누가 ‘말 많은 빨갱이’ 아니랄까봐. 어쨌거나 만화에 문외한인 필자가 보기에는 고우영의 『삼국지』 만큼이나 말 많은 만화가 『만화로 보는 노무현 시대』인데, 정책 일도 하고 글도 맛깔스레 쓰는 이창우의 글이니, 글 자체만 뚝 떼어 놓고 보아도 참 좋다.
이창우는 스스로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사무처장이 ‘본업’이라 말한다. 따라서 이 만화책은 민주노동당 활동가가 보는 ‘통쾌하고 신랄한 참여정권 성적표’이고, 정책 분석이며 정치 비판이다. 이창우는 만화를 그리고 책을 내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제가 만평을 그리고 글을 쓰는 것은 이렇게 오른쪽으로만 도는 이상한 나라에서 좌파로서의 좌표를 잃지 않으려는 나름의 몸부림입니다. 좌파적 시각에서는 ‘좌측 깜박이를 넣고 우회전하는’ 노무현 씨가 어떻게 보이는지, 중도라 일컫는 이들은 좌표의 어디쯤 있는 것인지 가려보기 위한 것입니다.”
『만화로 보는 노무현 시대』는 또 하나의 막중한 역사적 책무를 지고 있는데, 이창우가 책머리에서 “인세 받으면 한턱 쏘겠습니다”라고 공개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가 그리는 그림의 최초 독자인 ‘절대미녀님’, 아이디어를 주는 부산시당의 당직자들을 거쳐, 여의도의 <레디앙>까지 한턱 얻어 먹으려면 몇 천 부 나가는 걸로는 어림도 없다. 대박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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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우
1961년 부산 생으로 1980년 부산대 인문계열로 입학, 데모를 시작했다. 1983년 노동야학 ‘한빛야학’에 참가하였고 1985년 부산 세화상사 투쟁에 만화 유인물 작업, 1988년 부산 개금동 우리교회에서 사랑방 노동교실 개설, 부산노동자협의회 만화책 「진짜 노동자」 공동 제작하였다.
1991년 전노협 부산노련 선전부장을 역임했고, 전노협 신문의 지역 통신원, 삽화, 만평 그리기 시작했다. 1992년 부산연합 신문 <민주부산> 공동 편집인으로 만화 작업하였고, 1995년 민주노총부산본부 교육선전부장, 민주노총 기관지 <노동과 세계> 지역 통신원, 1997년 국민승리21 부산본부 홍보위원장으로 활동했다.
1999년 민주노동당 창당 준비 조직인 진보정당 추진위에 합류하였고, 1999년 주간 <진보정치> 1면 그림을 그렸다.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발기인, 민주노동당 부산시지부 교선국장, 2002년 지방선거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대변인으로 활동했고, 2004년부터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사무처장(현) 겸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2006년부터 인터넷 <레디앙> 만평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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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1장 노무현, 보수우익이 보낸 트로이 목마
제2장 신(新) 권위주의 정권의 공포정치
제3장 열린 ‘우리’(축사畜舍 개방)
제4장 제3지대는 ‘우범지대’
제5장 수구본색, 한나라
제6장 한미 FTA 섭정
제7장 한미동맹 Since 1945
제8장 전쟁의 먹장구름아 걷혀라
제9장 보수적인, 너무나 보수적인 사법부
제10장 부동산 타짜 하우스
제11장 노조가 귀족이면 임원은 황족이냐?
제12장 비정규 아이스에이지
제13장 역겹고도 역겹다
제14장 시대가 민주화된 걸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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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홍보책자인냥, 민주노동당을 옹호하는 뉘양스가 책 중간중간에 있긴 하지만, 그런데로 문제의식이 투철하고 깊은 정세인식을 담은 책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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