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영희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를 읽고
-오늘날 더욱 절실해 지는 고전의 지혜
이 책은 서강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 중인 장영희 교수가 3년 동안 조선일보에 기고한 문학 에세이를 모아 낸 것이다. 이 작품은 많은 매체에서 호평을 받으며 추천이 되기도 하였다. 최근 골치 아픈 인문학 서적에 메여있다 호흡도 가다듬고 머리도 식힐 겸 해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가볍게 읽으려 했던 이 책은 내게 무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자고로 문학은 진정성이 교감의 열쇠가 된다.
이 에세이집이 특별한 이유는 진정성 때문이다. 이 책은 고전으로 불리는 작품들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저자의 에피소드를 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장영희 교수에게 에세이 기고를 요청한 조선일보사의 사전 조건이 “사람들로 하여금 당신의 글을 읽고 서점으로 달려가 당신이 소개한 책을 사서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글을 써 달라.”였다고 한다. 나는 한 명의 독자로서 이 책을 읽으면서 에세이에서 소개한 책을 사서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했다. 허나 그 보다 앞서 에세이 자체에 감동을 받았다. 그 이유는 저자의 솔직한 삶의 고백 때문이다.
고전을 소개하는 수많은 책들이 있고 또 쏟아지고 있다. 그 책들을 보며 아쉬웠던 것은 단순히 가이드북의 역할만을 수행할 뿐 그 책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책의 저자가 고전을 방패막이 삼아 뒤에 숨어 그저 고전을 예찬 할 뿐 자신의 삶과 고전을 잇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이 작품은 오늘날 고전이 어떻게 일상에 침투되고 삶을 만들게 하는가를 소상히 가르쳐주는 책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소 아쉬웠던 점이 있다. 다름 아니라 이 책을 읽을 때 사용한 독서 방법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상당히 성급하게 읽어 버렸다. 책상에 쌓여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책들의 압박 때문이었지만 에세이 하나, 하나를 심도 있게 읽고 또 그 못지않게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불티나게 팔리는 문제집 뒤로 먼지만 수북이 쌓이는 고전의 처량한 신세. 나의 책상 위 영어 문제집 아래 깔려있는 고전 <<허클베리 핀의 모험>>. 나도 훗날 거닐만한 문학의 숲을 위해 먼지 쌓인 고전 하나 들어 본다.
추천강도 ★★★☆
독서 난이도 ★★
08.08.19
두괴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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