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 '사무엘'이라는 명칭은, 하나님께서 신정국(神政國) 이스라엘에 새로운 통치 질서인 왕정제도를 수립하기위하여 사용하신 인물의 이른에서 유래한 것이다. 사무엘상·하는 열왕기상·하와 마찬가지로, 원래 히브리 성경에서는 한권의 책으로 되어 있었다. 후에 히브리어로 된 구약을 헬라 어로 번역한 칠십 인역의 집필진들에 의해 두 권의 책으로 나뉘어 '왕국기' (알파)와 (베타)로 불렸다. 마찬가지로 사무엘에서 시작된 왕국 역사가 계속 이어지는 열왕기도 각각 '왕국기' (감마)와 (델타)로 불리었다. 따라서 왕국기 전체를 1,2,3,4,로 개칭하여 부른 것이다. 제롬에 의해 라틴어로 번역된 '벌게�'역에서는 오늘날의 역본에서와 마찬가지로 사무엘상,하, 열왕기상,하(First and Second Samuel, First and Second Kings)의 네 권으로 분류하였다. |
저자 및 연대 유대교의 전승을 따르면, 사무엘이 본서를 기록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견해는 이 주장을 따르지 않는다. 삼상 25:1; 28:3이 사무엘의 죽음에 관해 기록하고 있고, 또한 사무엘의 죽음보다 휠씬 오랜 후의 사건이 기술되어 있으므로, 사무엘이 본서 전체를 기록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본서 전체의 저자가 누구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결론적으로 본서는 기존 문서, 곧 "선견자 사무엘의 역사와 선지자 나단의 이야기 및 선견자 갓의 역대기"(대상 29:29)를 근거로 하여, 하나님의 영감에 따라 왕국 분열 직후(즉, B.C. 931-721년 기간)인 어느 시기에, 유다의 어떤 인물에 의하여 기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 기록 목적 ; 본서는 이스라엘 왕정의 설립과 이에 대한 사무엘의 역할에 관한 기사를 서술한 것이다. 이것은 왕정 제도의 수립 과정에 대하여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런 통치제도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라는 점을 지적해 주는 역할도 한다. |
사무엘상·하는 사사 시대의 종말과 아울러 이스라엘에서 다윗의 영도하에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낸 새로운 신정 체제인 왕정 제도의 수립을 상세하게 기술한다. 본서에 기록된 이스라엘의 역사는 단순히 한 민족의 형성사나 왕정사가 아니다. 즉, 인간 중심의 세속사가 아니라 하나님 왕국이 진행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구속사이며,전 인류 역사의 핵심적인 사건을 하나님 중심으로 기록한 진리의 보고(寶庫)이다. 사무엘은 모세 이래(신 18:18) 본격적으로 선지직을 수행한 최초의 인물로서, 이스라엘을 향하여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고 기록한 자였다. 그는 하나님이 부여한 권위를 가지고 초기의 왕인 사울과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다. 따라서 사무엘은 사울이 즉위하기 전까지 이스라엘의 실제적인 통치자(사사)였으며 선지직과 제사장 직책도 겸임한 최초의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예수께서 메시야로 오시기 전까지 이 세 가지의 직분이 분명하게, 한 인물에게서 드러난 경우는 사무엘을 제외하고는 다윗을 들 수 있다. 이로써 사무엘의 생애 자체가 하나님의 왕국을 대변한는 대리자의 모습임을 알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을 통해서 신정국 이스라엘 본연의 자태를 드러내게 하시려고 새로운 통치 질서인 왕정 제도를 수립하게 하신 것이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이 세상에 왕국 건설의 형성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내용과 주제 엘리와 사무엘 두 인물은 이스라엘 역사상 전환점의 양 측면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존재들이다. 즉 엘리와 사무엘의 시대는, 사사들의 돌발적이고 간헐적인 지도 체제로부터 지속적이고 강력한 통치 체제인 왕정이 출현하는 전환기의 시기이다. 따라서 엘리의 이야기는 사무엘서 전체 내용의 배경 역할을 한다. 엘리의 생애는 사사 시대의 결론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즉 신정국 이스라엘의 철저한 타락과 전적인 부패를 특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에 대해 하나님이 심판을 선언하고 사무엘을 역사상에 등장시킴으로써 이스라엘 역사의 명맥을 잇게 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사무엘의 위치는 유일무이(唯一無二)하다. 중보자 사무엘의 사역을 통해서,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신정국의 새 질서를 누리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본서는 다음 내용의 순서로 기록되어 있다. (1) 왕정 체제를 수립한 사무엘의 생애와 사역. (2) 백성들이 요구한 세속적인 왕의 표상인 사울의 생애와 그의 통치하의 이스라엘. (3) 메시야 왕국을 통치할 의로운 통치자의 표상인 다윗의 생애 및 사역과 그의 통치하의 이스라엘. 본서를 사건별로 요약하면, 사무엘의 출생 기사로 시작하여(1장), 다윗이 진정한 왕으로 부각되면서 사울은 그 일가와 함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으로(삼상 31장) 상권은 끝을 맺는다. 이어서 하권은 사울의 사망 소식을 듣는 다윗의 기사로 시작하여 다윗 왕정의 종말에 관한 기사로 끝을 맺는다. 한편, 사무엘서에서 처음으로 메시야('기름 부음 받은 자')라는 말이 찬양 내용 중의 하나에 사용되는데(삼상 2:10), 이 말은 헬라 어로는 '그리스도'로 번역된다. 따라서 이 말은 인류의 구세주요 영원하고 진정하며 의로운 통치자를 가리킨다. 구약적인 면에서 메시야의 일차적 의미는, 하나님의 대리자 또는 하나님과 그 백성 사이의 중보작적인 역할을 가리킨다. 사무엘서에서 다윗을 하나님의 기름 부음 받은 자 (삼하 2:4,7;3:39;5:3,17)로 언급한 것은, 하나님이 세우신 신정국 이스라엘을 통치할, 대리자 및 그 백성의 중보자로서의 위치를 제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윗은 하나님 왕국의 영원한 통치자인 메시야 예수 그리스도의 구약적 표상이다. 하나님께서는 다윗과의 언약을 세워 메시야 왕국의 궁극적인 도래를 소망하도록 역사의 의미와 방향을 가르치고자 한 것이다. 다윗이 건설한 이스라엘 왕국은 거룩한 하나님 나라의 그림자이다. 그리고 메시야인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시고 다스리실 궁극적인 하나님의 나라는 다윗 왕국의 계승으로 묘사되고 있다(암 9:11; 사 11:1-10). 본서에 나타난 사건이 성경의 다른 부분에서도 언급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본서의 명확한 역사성과 신빙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사무엘에 나타난 사건이 인용되어 있는 구약의 구절은 왕상 2:27;역대상;예레미야;시 17편 등이며, 마 12;3이하에는 예수께서 다윗이 거룩한 떡을 먹은 사건(삼상 21;6)을 언급하신 일이 기록되어 있다(참조. 막 2:25이하; 눅 6:3이하). 바울 또는 행 13:20-22에서 본서 내용의 대략을 말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