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많은 구약 성경의 제목과 마찬가지로 이 책의 히브리 명칭도 그 첫 단어를 딴 (히) '와이크라' 이다. 이 말은 '그리고 그(여호와)가 부르셨다'는 뜻이다(참조. 1:1). 그런데 이 책을 '레위기'라고 부르게 된 것은 칠십인역의 영향 때문이다. 칠십인역의 영향을 받은 벌게이트는 '레비티쿠스'라는 명칭을 사용하였으며 또한 그 후의 많은 역본들이 이 명칭을 따랐기에, 오늘날 많은 나라에서 이 책을 '레위기'라고 부른다. 레위기는 제사법에 관한 책이다. 그러나 레위기를 단순히 제사장을 위한 참고서라고 볼 수는 없다. 이 책은 구약의 언약과 백성들이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방법(거룩,성경,구속)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신약 교회와 관련지어 레위기를 설명한다. |
1. 하나님의 임재(臨在) 하나님께서는 항상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실제적인 방법으로 나타나셨다. 레위기 전체를 살펴보면, 하나님께서 부단히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거하신다는 기본적인 사상이 흐르고 있다. 성막에는 성막뜰과 회막이 있었다. 회막은 두 개의 방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안쪽 방은 지성소라고 불렀으며, 바깥쪽 방은 성소라고 불렀다. 지성소 안에는 법궤가 놓여 있었다. 법궤의 윗 부분을 속죄소라 불렀으며, 바로 그 곳이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시는 장소인 시은좌(施恩座)였다. 하나님께서 바로 이 성소에서 모세를 불러 명령하신 그 말씀을 기록한 책이 바로 레위기이다(1:1).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성소 안에만 계신 것이 아니다. 모든 시간과 공간 안에 계신다. 심지어 평범한 일상 생할 속에서도 하나님은 나타난신다. 레위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지배와 관심 밖으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사람들의 눈을 피하여 지은 범죄는 하나님께서 직접 처리하셨다. 사람의 모든 생활이 하나님 앞을 떠나서 이루어질 수는 결코 없다. '나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니라'는 말씀이 반복되는 이유는, 그들의 모든 일이 하나님 앞에서 되어진다는 것을 일개워 주기 위해서였다. 이스라엘의 종교 의식(21-24장), 성(性 18,20장), 이웃과의 관계(19,25장) 등이 그들을 애굽 땅에서 구원해 내신 하나님의 관심이셨다. 레위기는 영원히 자기 백성 가운데 거하시는 하나님의 임재와, 특별한 경우에 영광의 광채로 보여주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구분하고 있다. 곧, 하나님께서 항상 이스라엘을 지켜 주시는 것과, 특별히 지성소의 법궤 위에 계시는 것을 구별한다. 이것은 신약 시대에 온 세상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이시면서 또한 각각의 그리스도인들의 마음 속에 거하시는 하나님이심을 미리 설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성령님이 거하시는 전이다(고전 6:19-20). 레위기에 임재하신 하나님께서 바로 오늘날 그리스도인들 안에 거하신다.
2. 성결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는 말씀은 레위기 전체의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레위기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는 '거룩, 정함, 부정함'이다. 성결의 근본 원리는 분리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죄로 온통 물들어 있는 가나안 원주민들과 분리되기를 원하셨다. 성결에 대하여 레위기는 두 가지 관점을 제시한다. 그 한 가지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사역(事役)이며, 또 한 가지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첫째로 하나님께서 하시는 사역은, 하나님께서 택한 자들만이 성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신약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는다는 교리와 같은 의미이다. 레위기에서, 하나님께서는 자신이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낸 여호와'이심을 자주 강조하셨다. 곧 구원은 하나님에게만 있다. 사람이 스스로 자신의 행위나 의지로 구원받을 수가 없다. 둘째로 사람이 해야 하는 부분은 율법대로 '순종'하는 일이다. 이것은 신약 시대의 성화(聖化;구원받은 사람이 거룩하게 되어 가는 단계)의 교리와 같은 의미이다. 일단 하나님께로부터 택함받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율법을 지킴으로써 성결하게 되어 간다. 이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순종'이다.
3. 희생 제물 이스라엘 백성은 '제사장의 나라'요, '거룩한 백성'이었지만 역시 많은 죄를 범했다. 이러한 백성이 어떻게 하여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었을까? 죄인으로 하여금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하나님께서는 희생 제물을 드리는 제사 제도를 만들어 주셨다. 모든 희생 제물을 드리는 목적은 속죄와 봉헌을 위함이었다. 여기서 희생 제물은 상징적으로 이해되어져야 한다. 곧 희생 제물은 장차 오셔서 자신을 희생 제물로 드림으로 우리의 모든 죄를 단번에 사하실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며, 그에 대하여 미리 보여 주기 위한 예표(豫票)였다. 흠이 없는 짐승을 고른 다음에, 드리는 사람이 짐승의 머리에 안수를 했다. 이것은 드리는 사람의 죄가 제물에게로 전가되는 것을 뜻했다. 그 다음에는, 드리는 사람이 손수 잡은 제물의 피를 제사장이 번제단 사면에 뿌렸다. " 단에 피를 뿌려 너희의 생명을 위하여 속하게 하였나니 생명이 피에 있으므로 피가 죄를 속하느니라"(레 17:11). 제물의 피가 제단에 뿌려질 때 이로 말미암아 죄가 소멸되고 용서받게 되었다. 따라서 이 용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것이지 사람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레위기의 희생 제물과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그리스도의 죽음심은 다시 반복하실 필요가 없는 죽임이었다. 또한 그 효력의 범위도 '온 세상'을 포괄한다. "의로우신 예수 그리스도는 ... 우리만 위할 뿐 아니요 온 세상의 죄를 위하심이라"(요일 1:1-2). "자기를 단번에 제사로 드려..."(히 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