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을 놀이터처럼 드나들고 은행원과 친해져라”
“재테크를 할 때는 전문가와 친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희 같은 PB들도 마찬가지지만 일반 고객들도 은행 직원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자신에 대한 정보를 많이 제공해야 해요. 그래야 자신에게 맞는 효과적인 금융상품을 소개받을 수 있으니까요.”
단순히 은행을 예금이나 공과금을 내기 위한 곳으로 여기기보다는 사랑방이나 놀이터처럼 즐겁게 찾는 것, 그것이 재테크를 시작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는 게 염경옥 부지점장의 조언이다. 실제로 그녀가 일하는 사무실에는 단순한 PB가 아닌 그녀를 좋아하는 고객들로 넘쳐난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찾아간 그날도 그녀를 보기 위해 지방에서 찾아온 손님과 다정하게 손을 맞잡고 정겹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마치 오랜만에 만난 모녀 같았다.
“제가 PB일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부자들의 돈 버는 방법을 배운 것보다는 부자들이 인생에서 경험하고 느낀 소중한 삶의 지혜를 얻은 것이에요. 저도 처음에 일을 시작했을 때는 부자라면 그저 많은 돈으로 여유 있고 행복하게 살 거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러나 실제로 만나본 고객분들은 누구보다 땀 흘려 일하고 작은 돈이라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분들이셨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그간 살아온 삶의 태도를 반성했죠.”
부부 중 한 사람 수입 전액을 펀드, 보험, 예금에 투자
지금이야 은행에서도 인정받는 베테랑 PB지만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고객들이 그녀를 미덥지 못하게 여겨서 힘들던 것도 사실. 거기다 설상가상으로 당시 그녀가 일하던 지점은 다른 은행과 달리 VIP 고객들을 위한 공간이 없던 상태라 사생활을 소중히 여기는 VIP 고객들의 불만까지 처리하느라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하지만 ‘좋은 공간을 제공하진 못하지만 고객을 위해 가장 좋은 투자 상품을 고르는 능력이나 노력만큼은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를 찾는 고객이 늘기 시작했다. 일에 대한 보람과 맡은 책임은 커졌지만 아내와 주부, 한 아이의 엄마라는 소중한 의무에 대해서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시부모님과 결혼 안 한 시누이도 함께 사는 대가족이어서 그 부담은 더욱 커졌다. 다행히 그녀는 이런 고민을 적극적인 가사 분담과 남편의 외조로 해결할 수 있었다.
“일단 아이 교육은 시부모님에게 부탁드리고 많이 의지했어요. 아울러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남편의 외조가 없었으면 이렇게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없었을 거예요.”
오랫동안 ‘증권맨’으로 일해온 남편은 아내가 놓칠 수 있는 단기적인 시장 전망이나 경제 현상 등에 대해 적절한 조언을 해준다.
“처음 결혼했을 때는 맞벌이를 하다 보니 씀씀이만 커지고 저축액은 안 늘어서 걱정했어요. 그래서 몇 년 전부터는 과감하게 한 사람 수입은 100% 펀드나 보험, 예금에 투자했죠. 이렇게 투자금액이 늘다 보니 다양한 은행상품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하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투자 상품을 일일이 확인해볼 수 없잖아요. 그래서 저만의 재테크 노하우를 사용하고 있답니다.”
그녀만의 재테크 노하우는 은행마다 신상품이 나오면 적은 금액으로 시범적인 투자를 해보는 것. 일단 은행이나 펀드 사이트를 통해 관심이 있는 상품을 선정하고, 약간의 금액을 투자한 뒤 수익의 흐름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상품에 대한 지식도 얻을 수 있고 투자 상품의 장단점을 알 수 있어 일에도 큰 도움을 얻고 있다는 게 그녀 설명이다. 또한 자신이 직접 투자한 상품을 통해 다양한 재테크 상담을 할 수 있어 고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재테크에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은 여유자금으로 장기간 투자하는 겁니다. 최근 가장 좋은 상품은 역시 펀드라고 할 수 있어요. 흔히 펀드를 언제 드는 것이 가장 좋으냐고 물어보시는데 펀드를 들겠다고 마음먹은 때가 가장 좋은 때입니다. 적은 금액이라도 장기간 꾸준히 투자하세요. 그것이 부자가 되는 지름길입니다.”
※ 그녀가 알려주는 재테크 노하우
1. 다양한 은행 투자 상품에 관심을 갖고 투자해보자
은행을 자주 찾다 보면 직원들과도 친분이 생기고 이를 통해 금융 신상품에 대해 빠른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만약 좋은 상품을 소개받았으나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망설여진다면, 일단 소액을 투자한 뒤 3개월 정도 수익이나 상품의 변동 사항을 살펴보면 상품의 특징이나 수익률 등과 같은 장단점이 파악된다. 이를 통해 투자에 대한 확신이 들면 적극적인 투자를 시도해보자. 이런 시범적인 투자를 계속하다 보면 투자에 대한 감이 생기고, 자신이 선호하는 상품도 알 수 있어 재테크 실력을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2. 맞벌이 부부라면 한 사람 수입은 무조건 저축하자
흔히 부부가 맞벌이를 하면 수입이 늘어나는 만큼 씀씀이도 커지게 마련. 이럴 경우 부부 중 한 사람의 수입원이 갑자기 끊어지면 심각한 가정경제의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맞벌이 부부라면 미래를 대비해 한 사람 수입은 전액 저축하고 이에 따라 줄어든 수입에 맞춰 지출 항목을 새롭게 정하는 게 좋다. 한동안은 그간 쓰던 소비습관 때문에 곤란을 겪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오히려 무분별한 지출보다는 꼭 필요한 곳에만 지출하는 습관이 들어 적은 금액이라도 알뜰하게 쓰는 지혜를 얻게 된다.
3.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 펀드 투자의 비중을 늘려라
여전히 국내 주식시장 관련 펀드가 인기지만 투자 포트폴리오의 효과적인 배분을 위해 해외 펀드 투자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해외 펀드는 선진국보다는 이머징 마켓으로 불리는 동남아시아나 유럽, 인도, 중국 등이 성장 가능성이나 수익률 면에서 더 유리하다. 따라서 해외 펀드의 비율을 늘려보자. 하지만 어떤 투자든 ‘몰빵 투자’는 위험. 해외 펀드도 해외시장 상황과 자신의 투자자금에 따라 소액으로 나누어 다른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