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테크/재테크마인드
부친 생신을 맞아 형제들이 부모님들께 종합검진을 받아보실 것을 권하며 용돈을 드렸다. 형제들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미래의 가장 큰 걱정이 부모님들의 건강이었고 건강은 건강할 때 대비해야 훗날이 평안하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부친은 생각은 달랐다. 돱내 건강은 내가 잘 안다돲며 한사코 검진을 거부하시며 아무 걱정 말라고 하신 것. 형제들이 보기에는 시간이 늦어질수록 더 큰 비용이 들 수도 있음을 설득했지만 부친 입장에서는 당장의 검진비용이 아깝고 또 '혹시나 진단 결과 병이라도 나타나면 더 큰 돈이 들 텐데' 하는 우려가 더 큰 부담이었던 것이다. 개별적으로 재무설계 상담을 신청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언론과 책 그리고 주변에서 보고 듣는 이야기들이 '재테크', '재무설계', '부자'와 관련된 것들이다 보니 이젠 재무설계란 말에 익숙할 뿐만 아니라 '그렇다면 나도 한번'이라는 호기심도 생긴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재무설계사(Financial Planner)들과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중도에 상담을 포기하거나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주저하고 망설이다 끝내 실행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의 마음은 어쩌면 건강검진을 거부하는 아버님의 마음이 아닐까? 일반적으로 필요로 하는 목적자금은 은퇴자금과 교육자금, 결혼자금, 창업자금, 주택자금 등이며 거기에 '제대로 된 보장'이 추가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실행의 단계에 들어가면 '도저히 난 안 되겠다'는 얘기를 내세우며 자신을 변명한다.
그렇지만 문제를 피해서는 절대 해결책을 찾을 수 없으며 막연한 기대나 낙관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 또한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빨리 알아야 한다. 자기합리화에 시간을 허송하기보다 그 에너지를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방법을 찾는데 쏟을 것을 권한다. 이제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억대의 연봉을 꿈꾸는 직장인들에게 있어서 10억원이란 돈은 부자의 척도로 인식된다. 10억원을 만들기 위해 나에게 앞으로 25년의 시간이 주어졌다면 연 10%의 수익률을 가정할 경우 매년 1017만원을 투자해야 한다.
그렇다면 연 10%의 수익률로 매년 1017만원을 투자했을 때 5억원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5년이면 6209만원, 10년이면 1억6208만원이며 19년째가 되어야 비로소 5억원이란 돈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나머지 5억원은 불과 6년이면 가능해진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연 10%의 수익률이나 1년에 1017만원씩을 투자할 수 있는지의 여부보다 '돈틀(돈이 돈을 벌어주는 선순환 구조)'을 만들기까지 19년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사실이다. 이 세상의 모든 부자들은 내가 열심히 일하는 만큼이나 내 돈도 나를 위해서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만든 이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 '돈틀'을 만들고 관리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활용하고 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목적자금이 있다면 그 순간부터는 '과연 해낼 수 있을지'는 이미 고민의 대상이 아니다. 시작과 함께 내가 해야 할 유일한 고민은 바로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더 빨리 준비할까'이다. 아직도 망설임과 불신의 벽에 갇혀 머뭇거린다면 어쩌면 10년 후 또는 20년 후 당신이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곤 '실행하지 않았음에 대한 후회'뿐일지도 모른다.08/01/06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