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내집 마련전략은?
올해 건설사들의 신규 아파트 분양 물량이 20만가구 내외에 그칠 전망이다. 입주예정 물량도 26만가구로 추산되고 있으며, 서울의 입주예정물량은 작년의 40% 수준인 2만4000가구에 그칠 예정이다.
공급 충격에 의한 집값 하락 우려는 낮아진 것이다.
반면 경기 침체와 투자 심리 위축에 따른 집값 하락 우려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단 서울 강남3구의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와 미분양아파트 매입시 양도세 5년간 면제 등은 집값 하락을 저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실수요자들은 자신의 자금동원 능력과 부동산시장 변화를 주시하면서 초저가 급매물을 중심으로 내집마련 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 신규분양 27만가구 그쳐
부동산114가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신규 아파트분양 물량은 총 27만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분양물량 24만가구보다 증가한 수치지만 2007년 31만6193가구에 비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에서 118개단지 9만4012가구가 공급되는 것을 비롯 △서울 65개단지 4만9226가구 △인천 60개단지 4만7889가구 △부산 17개단지 1만7253가구 등이다.
그러나 통상 건설사들의 분양실적은 계획의 60~70%에 그치고 있고 부동산경기의 장기 침체와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실제 분양은 20만가구를 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단 공급측면에서 새로운 변수는 보금자리주택 시범사업 5000가구, 가리봉역세권 시범사업 5000가구 등 입지가 우수하고 분양가가 민간보다 낮은 공공주택 공급이 될 전망이다. 치열한 청약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입주예정물량은 547개단지 26만5948가구로 조사됐다. 2000년 이후 줄곧 30만가구를 넘겼던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 처음으로 20만가구대로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3만8867가구로 조사됐다. 서울의 경우 작년 122개단지 5만2941가구에서 올해 73개 단지 2만4208가구로 절반 이상 줄었고, 이중 서울 강남3구는 작년 2만8668가구에서 올해 3415가구로 88%가 감소했다.
작년 강남3구에서 벌어졌던 아파트 입주물량 폭증으로 인한 가격 하락은 재연되지 않을 전망이다.
수도권의 경우 인천은 작년 21개단지 1만5247가구에서 올해 18개단지 1만3039가구로 감소한 반면 경기도는 작년 163개단지 8만6795가구에서 올해 196개단지 10만1620가구로 증가했다. 경기도의 입주물량이 늘어난 것은 판교신도시와 남양주 진접지구, 파주 교하신도시, 오산 세교지구 등 수도권 신도시의 입주가 몰렸기 때문이다.
지방은 올해 278개단지 12만7081가구가 입주한다. 대구가 작년 47개단지 3만176가구에서 올해 32개단지 1만5941가구로 절반이 감소했고, 부산이 작년 15개단지 1만1476가구에서 올해 16개단지 8087가구로 30%가 줄었다.
올해 부동산시장의 화두는 여전히 집값 하락이 될 전망이다. 집값 폭등의 진원지인 버블세븐은 물론 강북 주택시장의 블루칩이었던 노원ㆍ도봉ㆍ강북(노도강)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강남3구와 분당의 경매 낙찰가율도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고, 양도세ㆍ종부세 등 세제개편 이후 혜택을 보는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기존 아파트들의 급락 현상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집값 하락이 계속될 경우 신규 분양아파트 매입은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신규 분양아파트는 분양물량이 감소하지만 경기 침체로 청약수요심리 위축이 계속되고 있어 청약 경쟁은 치열하지 않을 전망이다. 단 광교 등 일부 유망지역은 청약수요가 여전히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내집마련 계획을 세울 때 참고해야 한다.
미분양아파트의 경우 전매제한이 완화된 점을 감안, 주요 신도시와 서울 뉴타운 인기 구역 등을 집중 공략하는 것도 검토해 볼만하다. 단 건설사들이 적체된 미분양을 처분하기 위해 분양가를 인하하거나 금융혜택을 늘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무리하게 매수할 필요는 없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점을 감안, 초저가 급매물을 중심으로 올해 내집마련 전략을 짤 것을 추천했다. 대상은 가격이 많이 떨어진 강남이나 입주물량이 폭주하는 판교 등 수도권 신도시 주변을 공략하라고 주문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올 상반기까지는 일부 초저가 매물의 거래가 성사되고 이후 호가 상승으로 다시 소강상태를 보이는 현상이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섣부른 추격 매수보다는 경제 상황을 보면서 대응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앤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판교 등 입주가 몰린 수도권에서 잔금 납부가 어려운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며 "하반기 경기가 살아난다면 주택거래 비수기인 7~8월쯤이 매수타이밍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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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군호기자 gu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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