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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김홍준 영화감독과 KTX 타고 부산 영화여행’ 방송 후기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5. 13. 14:12

 

 

KTX개통 5주년을 맞았다. 그 5년 동안 시간과 공간은 물론 여행의 개념까지 많은 것이 바뀌었다. 특히 KTX 시네마 덕에 문화 분야에서도 일조했다. 오늘은 그 기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 여행이다. KTX 시네마를 타고 부산에 가서 멋들어진 영화 촬영지를 여행한다. 그리고 이 멋진 영화여행의 동반자는 ‘김홍준 영화감독’이다. (김홍준 영화감독 :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교수, 영화 ‘장미빛 인생’ 연출). 일주일에 두 편 정도는 영화를 보려고 노력하고, 그 중에서도 특히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나로서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촬영이 아닐 수 없다. 

 

KTX에 오르자마자 감독님은 기차와 영화의 인연에 대해 말씀하신다. 최초의 영화가 다룬 것은 바로 기차였다. 뤼미에르 형제의 작품인 ‘라 시오타역의 열차 도착’에서 역에 열차가 들어오는 장면이 바로 세계 영화사의 시초가 됐다는 것이다. 새로운 발견이다. 또한 한국 영화와 한국 철도는 그 발전사를 함께해왔다고 하신다. 최근 한국 영화가 디지털화 되며 발전하고, 한국 철도는 KTX와 함께 발전하고 있다. 거기다, 밤에 멀리서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 마치 필름이 지나가는 것 같다고 말한 영화 감독도 있다고 하신다.


 

러니 ‘KTX 시네마가 있어서 영화를 보며 여행할 수 있으니 좋다’ 는 인터뷰보다도, ‘오늘의 부산 여행지는 영화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다’라는 인터뷰보다도, 나는 어디서도 듣기 힘든 ‘영화와 기차의 인연’에 대한 인터뷰를 방송에 쓰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주장했더랬다.

 

내가 물씬 나는 부산 바다를 함께 바라보며, 감독님은 ‘부산 국제영화제’의 1회 때 추억을 떠올린다는 말씀을 하셨다. 처음이라 체계적으로 준비되지 못했던 ‘제 1회 부산 국제 영화제’. 영화제가 세계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지금이야 그 때가 추억으로 남아버렸지만, 처음에는 우왕좌왕 하기도 하고, 준비가 미비한 부분도 많았단다. 하지만 부산만의 매력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으니, 밤이 되면 외국의 유명 배우와 감독들이 삼삼오오 모여 자갈치 시장에서 회와 소주를 먹었다. 길을 꽉 채운 포장마차를 채우고도 부족해 길거리에 신문지만 깔고 앉아서 밤새 이야기를 나누었다. 조그만 배 위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기발한 시도를 하다가 파도가 너무 심해져 일렁이는 배 위에서 배우, 감독, 기자들이 사색이 되었던 기억도 있다. 이 모든 것이 부산이기에 가능했다.   

 

도대교 위에 올라 영화 ‘친구’의 촬영지, ‘하류인생’ 촬영지, 자갈치 시장과 피프 거리와 수많은 배들을 내려다본다. 옛날을 기억할 사람들을 위해서, 그리고 영화를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옛 골목들과 옛 다리가 보존돼야 한다고 하신다. 세트장으로 만들어서는 절대 표현할 수 없는, 일제시대 때 만들어진 독특한 양식들과, 손때가 묻고 부산의 냄새를 품은 옛날 건물과 거리들은 영화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라신다. 

 

닷가에서는 풍어제가 열리고 있었다. 1년에 하루 하는 풍어제를 직접 볼 수 있다니, 촬영 날을 잘 잡았나보다. 육지에서 풍년을 기원하듯, 뱃사람들은 풍어제를 하고 배 위에서 제사를 지내면서 그들만의 축제를 벌인다. 이런 축제는 영화 촬영을 하려면 따로 제작비를 들여 만들어내기도 어렵고, 이렇게 직접 보지 않으면 기획 과정에서 영화 구성에 들어가기도 어렵다. 워낙 소개할 것들이 많아 방송에서는 편집되었지만 촬영팀 모두에게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확신한다.  

 

화 ‘태풍’과 ‘사생결단’의 배경이 됐던 ‘절영해안 산책로’는 오늘의 여행지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바다와 육지 사이, 크고 작은 돌들로 이루어진 해안가. 돌로 펼쳐진 수많은 계단과 그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바닷물이 인상적인데, 3km가 넘는 해안을 따라 걷는 동안 발 밑을 보면 바닥에는 끝없이 자갈로 만든 문양들 새겨져 있으니, IMF 당시 공공근로자들이 손수 심은 돌 문양들이라고 한다, 예술 작품이라고 해도 될 만큼 다양한 종류의 그림이 많다. 꽃, 물고기, 공룡, 토끼, 하트에 꽂힌 화살 등...감독님은 하나하나 이름을 붙이시더니 ‘이걸 보며 IMF 시절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며 ‘부산 시내가 보이고, 바다가 보이고, 정말 멋진 해안가다’ 하신다. 

 

머와 아이디어가 넘치는 감독님은 열차와 영화에 대한 끊임없는 아이디어와 촬영에 대한 열정으로 하루를 즐겁고 유익하게 채워주셨다. 마지막까지 KTX와 열차 상품 등에 대한 기발한 생각들을 나눠주고 가신 영화의 달인 김홍준 감독님이 앞으로도 한국 영화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주시기를 바란다. 이런 감독님과의 인연, 아마도 기차와 영화의 인연만큼이나 소중하다.

 

 

* 촬영일 3/28, 방송일 4/2

* 방송 다시보기
http://news.kbs.co.kr/article/culture/200904/20090402/1750691.html

출처 : 코레일 블로그 "만나세요, 코레일"
글쓴이 : 코레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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