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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거지왕초` 목사 한국교회에 단단히 뿔났다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5. 16. 22:50
'거지왕초' 목사 한국교회에 단단히 뿔났다
노숙자 공동체 부산 ‘부활의집’ 김홍술 목사, 기독교 회관서 7일 단식농성 중
송상호 ( 기자에게 메일보내기

   
 
  ▲ 단식 중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벌써 3일이 지나갔다. 평소 왕성하던 그의 모습도 3일 단식에는 장사가 되지 못한듯 보인다. 앞으로도 4일이 남았다. (사진제공 송상호)  
 

부산역과 구포역에 내려서 노숙자들에게 ‘왕꼬지(‘꼬지’는 부산말로 ‘구걸’을 뜻하며, ‘왕꼬지’라는 말은 ‘거지왕초’라는 이야기다) 김홍술 목사’를 아느냐고 물으면 십중팔구 안다고 대답할 것이 분명하다. 어떤 사람이냐고 물으면 모두다 ‘마음씨 좋고, 성격 시원시원하고 자상한 털보 목사’라고 말하는 걸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김 목사가 몸담고 있는 부산 부활의집 근처의 시장 사람들과 이웃 사람들도 그를 일러 ‘자신들이 하지 못하는 좋은 일을 하고 사는 성격 좋은 목사’라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도 그의 성격은 소탈하고 자상한 편이다.

 

이런 ‘왕꼬지’목사가 이번엔 한국교회에게 뿔이 단단히 난 모양이다. 그의 아내가 걱정할까봐 서울에 모임이 있어 일주일 있다가 오겠다고 이야기하고서는 막상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 짐을 풀고는 벌써 3일째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투쟁(?) 중이다. 목표는 31일 오후 7시까지. 그러니까 물 한 모금 입에 대지 않고 꼬박 7일을 단식한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그가 노숙하는 것에 이골이 나있고, 1년 중 며칠은 일부러 노숙도 한다고 하지만 이번엔 심상찮다. 그의 나이 53세. 이제 객기(?) 부릴 나이가 훌쩍 지났고, 한창 때 노숙을 밥 먹듯이 해도 몸이 끄떡없었던 시절도 아니다.

 

이렇게 김 목사가 단단히 뿔난 것은 한국교회의 교회권력의 횡포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김 목사가 속한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교단의 군산 모 교회에서 시작되어 벌어진 일이다. 교단의 교회의 이단 문제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과정에서 생긴 평신도 징계 문제 때문이다.

   
 
  ▲ 김홍술 목사의 단식 현장에 붙여진 벽보 전문이다. 일부 과격한 교인은 이런 글귀를 쓴 벽보를 강제로 떼어 내기도 했다고 김목사는 증언한다. (사진제공 송상호)  
 

“아무리 교권이 대단해도 그렇지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 칠순과 팔순이 다 되도록 오로지 교회밖에 모르던 어르신들 19명을 하루아침에 교단의 이름으로 제명을 하다니. 그런 어르신들이 무슨 죄가 그리도 커서 그런단 말인가. 교회를 생명처럼 섬겨오던 노인들은 어쩌란 말인가.”

김 목사에 의하면, 이렇게 복음교단의 일방적인 징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그 징계의 철회를 요구하며 그동안 꾸준히 자신의 방식대로 거부의 몸짓을 해왔지만, 이런 이의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런 자신에게 교단 측에서 오히려 제재를 가해오기도 했다. 

 

김 목사는 이어서 “‘교권주의, 물량주의, 성장지상주의’하지 말고 ‘조선인의 자주적인 교회’를 하자고 힘써 왔던 지난 수 십 년간의 복음교단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며 “이것은 비단 복음교단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가 모두 걷고 있는 과오”라고 흥분했다.  그의 이번 7일 단식 농성의 제목이 ‘한국교회에 고함’이라는 것은 우연이 아닌 것이다.

 

이번 김 목사의 일인시위는 이명박 정부의 잇단 ‘불교계’의 마찰과 장경동 목사의 ‘불교 비하 발언’, 급기야 서울시청 광장에서 벌어진 ‘범불교도 대회’ 등의 일연의 종교 시국과 맞물려 나온 하나의 연계 현상으로 보여 진다. 이명박 정부를 등에 업은 우리나라 내의 기독교계의 전횡에 뿔난 불교계의 반발대회와 각 교단에서 교권으로 전횡을 일삼는 기독교계 지도자들에게 뿔난 김목사의 시위는 둘이 아닌 것이다. 이 둘은 결코 분리 될 수 없는 것이라는 건 개신교의 교단의 구조를 보면 알 수 있을 듯하다.

 

그나저나 큰일이다. 부산 부활의집(노숙자 공동체)에는 김목사를 형님처럼 아버지처럼 따르며, 김목사와 나누는 형제들이 20여 명인데 말이다. 말하자면 김목사는 일반 가정의 가장인 셈이다. 행여나 이번 단식으로 몸이라도 상하면 김목사를 아버지로 생각하는 형제들은 어찌해야 될지.

어쨌든 김목사의 단식 현장에 가물가물 피어오르는 양초 한 자루의 빛이 마치 김목사의 외로운 투쟁인 듯이 피어오르고 있다. 어쩌면 이번의 그의 거사가 기독교계의 ‘촛불투쟁’인지도 모른다. 이번에 밝힌 그의 촛불이 기독교를 조금이라도 정화의 길로 밝혀낼 지는 두고 볼 일이다.  

   
 
  ▲ 김홍술 목사의 단식 현장을 밝히는 초 한 자루는 마치 지금 김목사가 한국 교회를 향해 가녀린 촛불을 든 것을 상징하는 듯이 보인다. (사진제공 송상호)  
 

아래는 김홍술 목사가 현장에 걸어둔 단식 벽보 전문이다.

한국교회에 고함
 

1. 너 한국교회여, 너의 가진 것을 나누어 줘라.

가진 재산, 그리고 헌금을 가난한 자와 굶주리는 북녘 어린이에게 나누어 줘야 합니다. 재산이 많을수록 조직이 방대할수록 확장 유지 관리 치장에만 헌금을 쓰니, 세상이 돌을 던져 조롱하지 않습니까? 이는 주님의 심판입니다. 재산을 다 팔아 가진 것 없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오직 가질 것이라곤 복음의 능력 외에 무엇이 더 필요합니까?  

 

2. 교리의 옷을, 교권의 관을 벗어 던져라.

규격화 된 옷, 기성복이나 제복과 같은 교리로 신앙양심의 자유를 억압하지 말아야 합니다. 직제와 제도와 조직의 권위(력)는 섬김에 있지 부림에 있지 않습니다. 그런 것들은 복음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고 죽일 뿐입니다. 교회는 교리와 교권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義와 信과 仁으로 세워야 하지 않습니까? 교리로 지켜지고 권력으로 유지되는 교회는 이미 죽은 교회입니다.  

3. 오직 예수의 삶으로 살라.

 

예수의 말씀, 예수의 십자가, 예수의 부활을 더 이상 팔지 맙시다. 말씀을 행하지 않고 듣기만하고, 십자가를 지지는 않고 믿기만 하고, 부활을 떠들기만 하고 경험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입니까? 체화된 말씀, 체화된 십자가, 체화된 부활로 살아야 합니다. 박제 화된 예수, 교리 화된 예수를 버리고 내안에 신비로 하나 된 예수가 사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2008년 8월 25일

부산 애빈교회 김홍술 목사

 

이 인터뷰는8월 27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 회관 건물 앞 김 목사 단식 현장에서 이루어졌다. 

 

출처 : 뉴스앤조이

출처 : 고동엽(ikorea) 교회개혁 공간
글쓴이 : 바른교회 이야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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