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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경매, 투자 적기는 언제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6. 5. 15:27

부동산경매, 투자 적기는 언제? 머니투데이 | 입력 2009.06.05 10:35

[머니투데이 이재경기자]최근 부동산 경매에서 강남권 아파트들이 감정가보다도 높은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 이는 앞으로 부동산시장이 좋아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시장이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하면 투자자들은 높은 가격도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올 초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가 주춤해진 것이 경매시장에서는 이제서야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강남권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가 멈추자 투자자들이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을 찾아 경매에 눈을 돌린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 더 좋은 물건들을 찾을 수 있으므로 성급하게 경매에 뛰어들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경매시장에서의 가격 상승이 아직까지는 일부 지역 및 일부 물건에서만 보이는 현상인 이유도 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센터소장은 "금리가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실물경기가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대출금리를 감당하지 못해 경매 처분된 물건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이런 물건이 실제로 시장에 나오는 것은 4~6개월 후이므로 올 하반기 경매시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매에서도 재건축아파트 단연 '인기'

올 초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이 끌었던 인기가 최근 부동산경매시장에서 재현되고 있다.
5월에 경매에 나와 낙찰된 송파와 여의도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 전부가 감정가를 넘겼다. 단 한건의 유찰도 없었다. 강동구에서 재건축 추진 중인 아파트도 1건만 감정가의 96.6%에 매각되었을 뿐 나머지는 매각가율 100%를 넘겼다.

송파구에서는 5월 하반기에 총 13개의 아파트가 매각됐다. 이 가운데 5건이 재건축 아파트였다. 이로 인해 송파구의 5월 하반기 매각가율이 95.4%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서울 동부지방법원에서 실시된 경매에서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 1차 1동 907호(전용면적 84.8㎡)는 24명의 응찰자가 몰린 가운데 감정가 7억원을 넘는 7억2657만원에 매각됐다. 이 아파트는 지난 4월6일 유찰된 바 있다.

송파구 신천동 미성아파트(전용면적 58.5㎡) 역시 지난 4월6일 실시된 경매에서 유찰됐지만 지난달 25일 실시된 경매에서는 27명의 응찰자가 몰린 가운데 감정가 5억원을 넘는 5억678만원에 매각됐다.

여의도에서는 재건축이 예정된 시범아파트 2건 모두 단 한번의 유찰도 없이 감정가를 넘긴 가격으로 주인을 찾았다. 지난달 26일 서울 남부지방법원에서 실시된 경매에서 시범아파트 23동 46호(전용면적 79.2㎡)는 4명이 응찰, 감정가 7억원을 넘는 7억6165만원에 매각됐다.

송파구를 제외한 강남구와 서초구의 5월 하반기 아파트 매각가율도 올 강남권 아파트 최고 기록인 4월 상반기의83.4%를 넘는83.5%로 나타났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 관계자는 "잠시 하락했던 강남권 아파트 매각가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경매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며 "경매 부동산 가격 상승의 진원지라 할 수 있는 강남권에 생긴 이런 변화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에 대한 기대 반영"

최근 경매에서의 매각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부동산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통 향후 부동산시장에 대한 전망이 어두운 경우 응찰자들은 입찰가격을 보수적으로 접근, 낮게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부동산시장이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 응찰자들은 다소 높은 가격이라도 입찰에 참여하게 된다.

서울지역 아파트의 경우 지난달 평균 매각가율(감정가 대비 매각가 비율)은 84.6%로 올 들어 5개월 째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71.6%, 2월 76.9%, 3월 78.5%였던 매각가율은 4월 82%로 80%대로 진입했었다.

지난달 서울 다세대주택의 경우 평균 매각가율은 무려 90.6%를 기록했다. 지난 4월 84.5%를 훌쩍 넘어 90%대의 벽을 깬 것. 다세대 역시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매각가율이 상승하고 있다. 지난 1월 74.7%, 2월 79.1%였으며 3월 매각가율은 80.7%였다.

그렇지만 경매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현상은 아직 빚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서울지역 아파트의 경우 건당 평균 응찰자는 8.2명이었다. 지난 2월 11.3명, 3월 7.7명, 4월 8.6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강남 3개구 아파트의 경우도 평균 응찰자수가 2월 11.8명, 3월 9명, 4월 7.6명이었다가 지난달 8.1명이었다. 서울지역 다세대주택의 건당 평균 응찰자수는 5.4명이었다. 2월 7명, 3월 6.7명, 4월은 4.7명이었다.

이영진 소장은 "현재 경매시장에서는 지역 및 상품에 따라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물건에 대한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며 "특히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세로 돌아서자 경매시장에서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소장은 "경매에서는 한 번 유찰될 때마다 20%씩 최저 입찰가격이 낮아지므로 상대적으로 더 저렴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라며 "또 올 초에 비해 최근 아파트 등 경매 물건이 더 많아진 것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경매시장은 역설적이게도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했을 때 물건이 풍부해진다"며 "최근 경기불황을 반영한 물건들은 앞으로 4~6개월 후에 경매에 쏟아지게 되므로 올 하반기까지는 선택의 폭이 점점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경기자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