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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를 하려면 우선 대중매체와 창업박람회에 속지 마라!
패스트푸드점의 굽은 빨대(스토로우)가 크지도, 작지도 않고 현재의 지름상태인 이유가 뭘까? 바로 ‘밀크쉐이크’의 맛을 좋게 하기 위해서다. 적당히 녹은 밀크쉐이크를 빨대로 빨았을 때 입이나 혀를 을 거치지 않고 적당한 속도와 양으로 바로 ‘목젖’을 때리고 넘어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다시 말해 목넘김의 쾌감을 충분하게 하기 위해서 이상적인 지름을 찾은 결과물인 셈이다. 그렇다면 왜 굳이 입을 거치지 않고 목젖에 닿도록 하려고 했을까?
그 이유는 적당한 지름의 빨대로 쉐이크를 빨았을 때 우리가 유아기 때 엄마의 젖을 빨아먹었던 기억을 느끼게해 주고, 쉐이크의 시원함과 차가운 밀크쉐이크가 목젖을 때리고 넘어가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즐거움’을 주게 되고 결국엔 ‘맛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믿기 어려운가? 이 내용은 어느 세계적인 햄버거 패스트푸드점의 매뉴얼에 있는 내용이다. 그 업체는 이와 같이 실험을 통해 얻어낸 결과를 토대로 자사의 쉐이크에 ‘지정업체가 제공하는 일정 규격의 빨대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었다.
이처럼 성공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점포관리를 위해 무려 10,000여 페이지의 매뉴얼을 가지고 있고, 1년 여의 시간을 두고 이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사람들에게만 점포개설을 허락하고(점장이 되었던, 점주가 되었던) 있다. A라는 점포와 지구 반대편에 있는 B라는 점포가 똑같은 서비스와 품질을 제공하고 함께 번성하는 이유는 바로 이 점 때문이다. 이같이 거의 완벽에 가까운 매뉴얼이 제공되고, 성공이 보장된다면 그에 따르지 않는 업주(가맹주)들이 있을까?
프랜차이즈는 직영운영방식이 최고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유의 맛과 서비스(identity)’를 제공하고, 전 세계 어디를 가던 같은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규격화된 제품 물류 시스템(system)’을 갖출 수 있는 힘은 바로 ‘프랜차이즈 방식’에 있다. ‘프랜차이즈’란 사업분야는 피라미드 사업부문과 더불어 20세기의 서비스구조에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키게 한 장본인중 하나로 손꼽힌다. 한 마을에만 제공되던 좋은 제품을 지역 사회 나아가 전국, 전세계가 동시에 제공되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창안된 사업방식이 ‘프랜차이즈’다. 세계적인 패스트푸드점과 외식업체들이 모두 이 방식을 채용하고 있고, 이젠 나아가 서비스, 교육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되고 있다.
가장 이상적인 프랜차이즈 모델은 ‘직영 시스템’이다. 다시 말해 하나의 업체가 모든 체인점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방식이다. 맥도널드, 버거킹, 롯데리아등 세계적인 햄버거 체인과 스타벅스, 커피빈 등 유명한 일부 커피체인들은 모두 직영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모든 책임을 하나의 업체가 지고 있어서 제품의 품질이 균등하고, 동일한 서비스와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는 반면, 늘어나는 체인 수 만큼 규모가 커져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거의 ‘직영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는 외국의 유명한 프랜차이즈 업체의 단독사업권을 획득해 ‘한국지사’를 두면서 ‘프랜차이즈’가 소개되었다. 초기의 가장 유명한 업체로는 피자헛과 롯데리아를 들 수 있는데, 롯데리아는 일본 롯데리아를 들여왔고, 피자헛은 ‘성신제 피자’로 잘 알려졌고, 자신의 창업기를 써서 ‘창업자금 7만2천원’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어 ‘프랜차이즈 업계의 신화’를 낳기도 한 ‘성신제’씨가 들여온 사례들이 대표적이다.
준비되지 않은 ‘가맹점사업방식’은 위험
이렇게 세계적인 사업방식으로 인식되고 있는 ‘프랜차이즈’가 유독 대한민국에서는 사업자들에게도, 소비자들에게도 별로 대접을 받지 못한다. 그 이유는 ‘직영운영방식’이 아닌 ‘가맹점운영방식’으로 운영되는 체인점들이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 이유에는 프랜차이즈가 국내에 소개되기 전만 해도 ‘대박나는 식당’이 이미 가족들과 친지들에게 점포를 내어주는 방법으로 ‘분점’을 만들고 있었는데, ‘생판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일정의 수수료와 로열티를 받고 점포를 내어줄 수 있는 방식이 있다고 하니, 관리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너 나 할 것 없이 그 방법을 채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를 채택해 오히려 손해를 본 유명한 식당들도 많았는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렇듯 오늘날 ‘퇴직자를 두 번 울리는 사업’으로 오명을 받으며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프랜차이즈 시장’은 ‘직영사업방식’이 아닌 ‘가맹사업방식’에서 비롯되었다. 사업의 시작이 ‘이미 잘되고 있는 사업’을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영역에서도 사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으로 전개되어야 할 ‘가맹사업’이 로열티와 인테리어와 집기등을 통해 가맹수수료를 받는 것을 ‘사업’으로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그 누가 어떤 물건을 팔던 상관없다. 소비자가 잘 선택해서 물건을 사면 그만인데, 소비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수많은 편법과 거짓이 동원되어 악덕업체들에게 당하는데 이것이 ‘프랜차이즈 사기’이다. 직장생활만 했던 사람들이 보다 안전하고 손쉽게 자영업을 시작하고자 선택한 ‘프랜차이즈’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 되고 있는데, 평생을 모은 수천만 원 에서 수억 원의 자금을 모아 사업으로 제 2의 인생을 살아보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심각하다.
대중매체와 창업박람회가 그릇된 정보 제공
그렇다면 ‘프랜차이즈 사업체’들 모두가 자영업자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악덕업체일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옥석만 잘 가리면 ‘성공한 사업자’가 될 수 있는 사업체들이 많이 있다. 게다가 같은 업체 인데도 사업자와 지리적 특성에 따라 이른 바 대박이 나거나, 쪽박을 차는 점포들이 항상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프랜차이즈를 시작하려는 예비 자영업자에게는 ‘사업적 역량’과 ‘프랜차이즈의 옥석을 가릴 수 있는 눈’이 우선 필요하다.
프랜차이즈가 대중화된 계기는 공교롭게도 IMF 외환위기 때였다. 명예퇴직이나 실직을 한 샐러리맨들이 퇴직금과 저축등으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프랜차이즈 시장은 급속도로 팽창했다. 그 후 10여 년동안 예비 프랜차이즈 창업자들이 이제까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주된 경로는 신뢰할 수 있는 신문, TV등의 대중매체나 프랜차이즈 창업 박람회등을 통해서였다. 하지만 하루동안 늘어나는 창업자 수 만큼 폐업자들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어서 창업했을 법한데 왜 그렇게 많은 점포들이 문을 닫는 것일까?
그 해답은 창업자들이 ‘대중매체와 창업박람회’를 너무 믿었기 때문이다. 기자들이 발로 뛰어 ‘알찬 기업’만을 소개했을 거라는 기대와 ‘알짜배기 기업’을 엄선해서 박람회에 참여시켰다는 공신력있는 주최기관들의 말을 너무 믿은 탓이다. 그들은 광고나 협찬을 빌미로 기획성 광고를 해 주고 있고, 박람회의 참여업체를 최대한 늘리기 위해 ‘선별’하지 않고 유령업체도 끌어들이고 있다. 그들도 ‘진짜 정보 제공’이라는 명분보다는 광고사업에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배우고 성공에 앞서 실패를 피하라
책 <프랜차이즈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은 이런 프랜차이즈의 의문과 비밀을 제대로 파헤치고 있다. 최근 2-3 년간 ‘고발성 짙은 책’들이 출판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데, 이 책도 그에 편승한 책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자영업자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게다가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피해가 급증하는 요즘 시기적으로 적절한 기획력도 갖췄다. 무엇보다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 ‘그 어느도 믿지 말고, 발로 뛰고 눈으로 직접 확인하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곳곳에 갖추고 있어, 예비창업자들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데 목적을 주고 있었다.
전체적인 내용은 크게 한국 프랜차이즈 시장의 진실을 파헤치고, 좋은 프랜차이즈 업체를 고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사업설명회와 창업 박람회의 감춰진 진실과 갖가지 프랜차이즈 피해 사례와 대처법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끝으로 예비창업자들이 꼭 알아야 할 창업자금을 지원받는 법과 공정거래법의 프랜차이즈 부분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제껏 프랜차이즈 시장의 병폐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 자료들도 없거니와 천편일률적으로 광고성이 짙은 신문기사만 남발되는 한국 프랜차이즈 현실에 비춘다면 예비창업자라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창업 잘 하는 법을 설명하기 보다 ‘악덕 프랜차이즈 업체’를 가려내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어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
우리나라는 그 어느 나라보다 ‘실패’에 대해 관대하지 못한 사회다. 실패한 사람에 대해 ‘무능력한 사람’으로 보는 사회적 인식도 대단하지만, 구조적으로도 다시 ‘재기’할 수 있는 용기를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런 사회 속에서 ‘사업’을 하기란 어쩌면 ‘망하기 위해 뛰어드는 것’과 다름 없다. 소규모 자영업자 나아가 중소기업이 부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적 기술적 지원책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한 이런 책들도 많이 나와 예비 사업자들에게 ‘계몽’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제도와 사회적 뒷받침이 제공된다고 해도 결국 모든 판단과 결정은 결국 사업자가 하는 법. 사업자가 사업에 앞서 스스로 역량을 키우고, 부단히 공부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이 책이 프랜차이즈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업체를 제대로 볼 수 있는 현명한 눈은 마련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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