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인3색 ‘종교 전쟁’ 출간
신학·과학·종교학자 서간집… 과학과의 관계 논쟁
경향신문 | 김종목기자 | 입력 2009.06.17 17:28
유신론자인 신학자, 무신론자인 과학자, 불가지론자인 종교학자가 과학과 종교에 관해 주고받은 편지·대화를 엮은 < 종교전쟁 : 종교에 미래는 있는가 > (사이언스북스)가 나왔다. 목사인 신재식 호남신학대 신학과 교수, 장대익 동덕여대 교양교직학부 교수, 김윤성 한신대 종교 문화학과 교수는 13편의 편지, 10시간의 좌담에서 종교와 인접분야(신학·예술·철학·사회학·과학) 간의 전쟁, 종교와 실천(인권·평화·윤리·환경·여성) 간 전쟁 등 '종교를 둘러싼 전쟁'을 두고 논쟁을 주고받는다.
이들 학자는 '대화와 소통'을 시도하면서도 종교와 과학 간 갈등·대립의 역사와 현재, 미래에 관해서는 가까워질 수 없는 입장 차를 드러낸다. 장대익 교수는 첫 편지에서 "종교의 유통 기한은 이제 끝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면서 < 만들어진 신 > 의 저자인 리처드 도킨슨의 "신은 망상일 뿐이며 이 망상은 일종의 '정신 바이러스' "라는 주장을 빌려 종교 무용론을 일관되게 주장한다. 신재식 교수는 "종교와 과학의 관계를 적대·갈등 같은 특정 범주로 일반화하는 일은 조심해야 한다"며 "과학이 자신의 한계를 성찰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과학의 이름으로 재단하려는 시도는 마치 중세 유럽 기독교의 모습과 겹친다"고 반박한다.
김윤성 교수는 "우리 삶에는 서로 구분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분리되지는 않는 복잡하고 모호한 중첩 지대가 무수히 많고, 과학과 종교는 그러한 중첩 지대 어디쯤엔가 놓여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과학이 진보해도 신비는 고갈되지 않을 것"이라며 과학과 제도 종교로 포섭되지 않는 종교성에 주목한다.
최근 국내 개신교 일각에서 대두된 '창조과학'과 '지적설계론'에 대해서는 모두 비판적이다. 지난 5월 한국창조과학회는 "진화론만 교과서에 싣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이다. 헌법 소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창조론을 과학교육에 포함시킬 것을 주장한 바 있다. 신재식 교수는 " < 성서 > 의 '창세기'를 역사적·과학적 사실의 근거인 양 들고 나오는 이들의 시도는 성서를 과학 논문 수준으로 격하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김윤성 교수는 "국교를 두지 않고 정교 분리를 규정하는 대한민국 헌법에 직접적으로 반하는 위헌적인 시도"라고 말했다.
신학·종교학·과학 전공자인 이들은 자기 전공뿐만 아니라 상대 전공까지 두루 섭렵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기독교 전쟁'이 아니라 '종교전쟁'이라 이름 붙였지만 서양 과학과 기독교 문제에 집중돼 종교 전반에 관한 담론으로 보기에는 아쉬운 점이 있다.
김윤성 교수는 "우리 삶에는 서로 구분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분리되지는 않는 복잡하고 모호한 중첩 지대가 무수히 많고, 과학과 종교는 그러한 중첩 지대 어디쯤엔가 놓여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과학이 진보해도 신비는 고갈되지 않을 것"이라며 과학과 제도 종교로 포섭되지 않는 종교성에 주목한다.
최근 국내 개신교 일각에서 대두된 '창조과학'과 '지적설계론'에 대해서는 모두 비판적이다. 지난 5월 한국창조과학회는 "진화론만 교과서에 싣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이다. 헌법 소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창조론을 과학교육에 포함시킬 것을 주장한 바 있다. 신재식 교수는 " < 성서 > 의 '창세기'를 역사적·과학적 사실의 근거인 양 들고 나오는 이들의 시도는 성서를 과학 논문 수준으로 격하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김윤성 교수는 "국교를 두지 않고 정교 분리를 규정하는 대한민국 헌법에 직접적으로 반하는 위헌적인 시도"라고 말했다.
신학·종교학·과학 전공자인 이들은 자기 전공뿐만 아니라 상대 전공까지 두루 섭렵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기독교 전쟁'이 아니라 '종교전쟁'이라 이름 붙였지만 서양 과학과 기독교 문제에 집중돼 종교 전반에 관한 담론으로 보기에는 아쉬운 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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