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과 손잡으면 팔린다!”
요즘 베스트셀러의 공통점이다. 한국출판인회의가 10월 31일부터 11월 6일까지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 11곳의 도서판매 부수를 집계한 종합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영상과 손잡은’ 책들이 반 이상을 차지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책은 <개밥바라기 별>(문학동네. 2008)이다. 지난 8월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 책은 한 동안 2위를 달렸다. 그러다 10월 중 2주 연속 1위에 올랐다가, <바람의 화원1>(밀리언하우스. 2007)에 밀려 다시 2위로 밀려났다.
<개밥바라기 별>이 다시 1위를 탈환한 건 방속 덕이 크다. 작가 황석영이 MBC 인기 연예프로그램인 ‘무릎팍도사’에 출연하면서 독자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
이와 관련해 출판사 문학동네의 한은형 편집자는 “작가의 방송 노출이 <개밥바라기 별>과 황석영 작가에 대해 몰랐던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며 “문학동네 책 중 요즘 잘 나가는 파울로 코엘료와 타블로의 작품보다 더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개밥바라기 별>은 방송 직후 하루에 약 1만부 씩 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총 판매부수는 약 26만부 정도다.
‘작가의 방송 출연=판매 급증‘의 공식은 이미 몇 달 전에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6월 같은 프로그램에 나온 소설가 이외수의 경우 방송이 나간 후, 그의 산문집 <하악하악>(해냄. 2008)은 무려 13주 연속 1위를 질주했다. 이후 이외수는 CF와 시트콤에서 활약하며 ‘이외수 신드롬’을 만들기도 했다. 현재 <하악하악>의 순위는 3위다.
꼭 작가가 방송에 얼굴을 내비치지 않더라도, 드라마와 영화로 재탄생하면 책이 덩달아 ‘뜨는’ 현상 역시 두드러진다. 현재 베스트셀러 1위와 14위를 각각 지키고 있는 이정명 작가의 <바람의 화원1>과 <바람의 화원2>는 동명의 드라마가 방송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2년 전 출간된 박현욱 작가의 <아내가 결혼했다>(문이당. 2006)는 17위로 역시 동명의 영화 덕을 보고 있다. 지금은 상위권 순위에서 빠졌지만 정이현 작가의 <달콤한 나의 도시>(문학과지성사. 2006) 또한 동명의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다시 한 번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시크릿>(살림비즈. 2007)과 <마지막 강의>(살림. 2008)는 미국의 인기 TV 토크쇼인 ‘오프라 윈프리 쇼’와 만나 대박을 터뜨린 책이다. 특히 <시크릿>은 100만부를 돌파하며 ‘시크릿 열풍‘을 일으켰다. <시크릿>은 출간된 지 1년이 넘은 지금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서 벗어날 줄 모른다.
출간 전 예약 판매 1위를 기록하고, 현재 베스트셀러 13위에 오른 소설집 <당신의 조각들>(달. 2008)은 가수 타블로의 방송 경력이 큰 힘이 됐다. 1, 2권 모두 상위권에 자리한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리더스북. 2008) 시리즈의 저자 박경철 씨 역시 각종 경제전문TV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중이다.
한편 영상과 만난 책들의 돌풍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아내가 결혼했다>는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고, 장기간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코맥 매카시의 소설 <로드>(문학동네. 2008)는 현재 영화로 제작 중이다.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해냄. 2002) 역시 동명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