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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죽도록 책만 읽는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7. 7. 17:38

   

적게는 매주 1번, 많게는 4번 정도 신간 소식을 접한다.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나, 미디어에서 집중을 받는 책은 꼼꼼하게 살펴보게 되지만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분야는 관심이 많지 않다. 해서, <죽도록 책만 읽는>(연암서가, 2009)의 저자 이권우가 읽고 평한 독서기는 ‘수박 겉핥기’ 식이라도 다양한 책의 세계를 접할 수 있기에 반갑다.

책은 문학, 인물, 고전, 인문, 역사, 예술, 과학, 사회 등 분야별로 다양하게 읽은 110권의 서평기다. 어떤 책을 읽고 어떤 느낌을 받느냐는 지극히 주관적이기에, 세상에는 무조건 좋은 책도 무조건 나쁜 책도 없다. 단지 내게는 좀 더 끌리는 책이 있을 뿐이다.

감성적인 독서기로 정혜윤의 <침대와 책>, <그들은 한 권의 책으로 시작되었다>, 작가가 선별하고 서평한 김탁환의 <뒤적뒤저 끼적끼적>에 비해 이권우의 책은 주관적이지만 객관성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한국문학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읽었던 책은 그 느낌이 떠올라 좋고, 만나지 못한 책은 읽고 싶은 욕심에 흥이 난다. ‘젊은 날의 초상’로 소개 된 김애란의 <침이 고인다>와 ‘꿈꿀 권리를 옹호하다’의 정한아의 <달의 바다>가 바로 그러하다. 책과 문학, 출판가 고서점 이야기로 환상적인 발터 뫼르스의 <꿈꾸는 책들의 도시>의 서평은 문학의 미래를 걱정하는 한 사람의 독자로써 저자의 모습을 보게 된다.

<'너무나 솔직한 자화상'으로 소개하는 찰스 다윈의 <나의 삶은 서서히 진화해 왔다>는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으로 남는다. 잠깐 소개하면, 성공한 내과의사인 다윈의 아버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치욕스럽게도 아버지가 내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너는 신경 쓴다는 일이 사냥하고 강아지 돌보고 쥐 잡는 것밖에 없구나. 그래 가지고는 자신에게나 집안에게나 망신거리밖에 되지 않겠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상냥한 사람이며 늘 아름다운 기억으로 가득한 아버지가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은 화가 나서 조금 부당하게 표현한 것이라 여긴다.> p 146

독서기에서 빠지지 않는 부분이 바로 고전이다. 저자는 우리 고전 읽기를 주목한다. '시대와 사회 환경이 다른 시절에 씌어진 책을 이해하려면 아무래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 고전번역은 이 일을 등한히 해온 면이 있습니다. 각주나 해설 따위가 아예 없었다는 말이 아니라 너무 형식적이었다는 거지요. 그래서 읽다가 모르는 대목이 나올라치면 고전 읽기는 중단될 수밖에 없었습니다.’(p222) 고전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읽기를 주저하고 힘들어 하는 이라면 공감할 부분이다.

흥미로운 제목의 책도 눈에 들어온다. ‘칭찬은 아빠도 춤추게 한다.’로 소개한 김상복의<엄마, 힘들 땐 울어도 괜찮아>은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점점 각자의 공간에서 나오려 하지 않는 가족들을 한 자리로 모여들게 할 것 같은 책이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것을 업으로 삼은 저자가 글쓰기에 대한 책으로 마무리했다. 경험을 통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은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모든 사람에게 큰 위안을 준다.

<글을 써서 먹고 살아야 하는 저 같은 사람도 글쓰기란 거의 공포에 가깝습니다. 아무리 숨기려 해도 자신의 몰골이 드러나게 되어 있고, 잘 쓴 사람의 것과 비교하면 부끄럽게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는 우를 범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좋은 글을 쓰려고 애를 쓰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성장한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p354~355

 

 

 

출처 : 펄프 뒷골목
글쓴이 : kwon pd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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