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종수 70권.
내는 책마다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에 오르는 작가 공병호.
그는 이름만으로 막강한 브랜드파워를 자랑하는 출판계의 인기 아이콘이다.
매달 수십 건의 강연이 이어지는 강행군 속에서도 두 달에 한 권 씩 책을 내는 실력이 가히 ‘집필의 달인’이라 부를 만하다.
공병호는 노련한 저술가다.
최장기간 집필 기간이 겨우 4개월. 11월 말에 출간하는 <학부모를 위한 영어교육백서> 도 2개월 만에 ‘뚝딱’ 써냈다. 도대체 이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그로부터 직접 들은 대답은 바로 ‘집중력’ 과 ‘규칙적인 집필습관’ 이었다.
“저는 집중력이 아주 강한 편입니다. 시간이 아주 조금만 있어도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책 집필 시간도 매우 규칙적인 편입니다. 새벽 시간은 다른 스케줄로부터 보호 받는 시간이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책을 쓰곤 합니다”
제조업의 작업 지시서처럼 정해진 집필 목차에 따라 글을 쓴다는 공병호. 그는 스스로에게 책 쓰기는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라고 한다. 일종의 지적 유희인 셈이다. 다른 사람이 게임을 하거나 골프는 하는 것처럼 글을 쓰는 것뿐이라고 하지만 흉내 내기 쉽지 않은 비범한 실력임에 틀림이 없다. 그는 “글이 안 써질 때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책상에만 앉으면 글이 나온 다니 그야 말로 ‘집필의 달인’이다. 공병호는 이를 오랜 기간 동안 쌓아 온 축적의 산물이라고 했다. “많이 읽고, 쓰고, 생각하고 도전 한다”는 원칙으로 세상 모든 일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으면 좋은 글을 쓰기 위한 기반을 형성 할 수 있다.
전문가인 만큼 자신만의 글쓰기 노하우가 있을 터. ‘잘 써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일단 쓰기 시작하는 것’이 그가 귀띔해준 답이다. 안 써진다고 여행을 가거나 재충전을 빌미로 휴식을 취하는 것 보다는 가벼운 글부터 쓰는 것이 좋다. 훌륭한 글,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면 글은 더 좋아진다고 하니 참고 해 둘 만 한 사항이다.
원고지 10장을 메우는 훈련도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 미니홈피, 블로그를 이용한 자유로운 글쓰기 역시 좋은 습관. 그는 훈련과 숙련만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정직한 방법이라고 충고했다. 이어 글쓰기에 도움을 주는 절대적 요소로 ‘독서’를 꼽았다.
“읽는 것과 쓰는 것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책을 읽으면 정보도 얻지만 감정이입도 하는 경험도 하게 되니 글 쓰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우선은 되도록 많이 읽으세요”
<공병호의 독서노트>(21세기북스. 2003) 시리즈, <핵심만 골라 읽는 실용 독서의 기술>(21세기북스. 2004)을 통해 길라잡이 역할을 해 온 가이드답게 글쓰기에 있어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읽지 않으면 토해 낼 것이 없다는 것이다. “잘 쓰고 싶다면, 많이 읽어라” 단순한 명제지만 쉽게 간과하는 중요한 원칙이다.
“무슨 주제건 잘 아는 주제를 갖고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을 가지기 바랍니다”
인터뷰 말미에 그가 건넨 조언이다. 책상위에 깔끔하게 분류 되어 있는 메모판, 메모종이, 다이어리 등을 통해 그의 ‘정리 습관’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공병호는 빠르게 쓰지만 ‘대충’ 쓰지 않는다. 매번 다른 콘셉트,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쓰기에 타깃 독자층이 분명하다. 당연히, 그에 따른 수요층도 존재 한다. 대부분의 책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르는 것도 이 때문.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는 ‘엑기스’만을 뽑아 알기 쉽게 설명한 다는 것은 그의 가장 큰 강점이다. 책을 쓰면서도 늘, 다음 책을 계획하고 이와 관련된 자료를 ‘동시에’ 준비한다니 그 치밀함과 준비성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쏟아지는 아이디어를 주체 못해 메모지를 들고 다녀야만 마음이 놓인다니 이 역시 부러워 할 만 한 재능이다. 이는 대부분 부단히 쌓아 온 독서이력, 메모 습관, 글쓰기 연습과정을 통해 얻은 노하우다.
공병호는 노력하는 저술가다. 연구소 사방을 가득 채운 엄청난 분량의 책은 오늘을 있게 해준 땀방울의 증거다. 많은 것을 이뤘지만, 앞으로도 이룰 것이 많기에 행복하다는 공병호. 달인의 경지에 올랐지만 그는 여전히 목마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