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에서 삼성물산(건설부문)을 비롯한 국내 건설업체들이 초고층 빌딩 공사를 싹쓸이하다시피 수주하고 있다. 특히 오일머니로 부를 축적한 중동, 그리고 미국과 더불어 세계 경제의 한 축으로 떠오른 중국이 초고층빌딩 시장의 헤게모니를 잡았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는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이 아직 없다. 현행 건축법 2조는 초고층 빌딩은 ‘층수로는 50층, 높이로는 200m 이상의 건축물’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 기준도 상향 조정되는 추세다. 현재 국내에서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타워팰리스(73층·264m)가 최고 높이다. 그 뒤를 양천구 목동의 하이페리온(69층·256m)과 여의도 63빌딩(60층·249m)이 잇고 있다. 하지만 2013년쯤에는 국내에도 100층 이상의 명실상부한 초고층 빌딩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국 내
서 울
620m 높이 물방울 모양 용산 드림타워 2011년 착공
지상 133층짜리 상암DMC는 사업자 선정 문제로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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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드림타워 / photo 삼성물산
- 롯데 슈퍼타워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것이 용산에 들어서는 드림타워(150층·620m)다. 용산 역세권 국제업무지구(현 용산철도기지창)에 건립될 드림타워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형상화한 빌딩이다. 삼성물산과 국민연금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150층 드림타워 건설을 포함한 전체 사업비만 28조원 규모로 2011년 공사에 들어가 2018년 완공 예정이다. 이 사업에는 삼성물산, GS건설과 같은 국내 업체뿐 아니라 포시즌, 만다린 같은 해외 유명 특급호텔도 참여하고 있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시행자인 코레일 관계자는 “용산역세권 개발로 36만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67조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도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다. 현재 계획으로는 지하 9층, 지상 133층으로 높이만 640m에 달한다. 잠실 롯데 슈퍼타워보다 100m 가까이 더 높다. 지난해 5월 대우건설, 대림산업, 한국교직원공제회 등이 구성한 서울랜드마크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지상 8층까지는 백화점과 쇼핑몰 등이 들어서고, 8층부터 84층까지는 오피스와 주거시설, 85층부터 127층까지는 특급호텔이 입주하는 초고층 복합건물이다. 하지만 현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탈락한 업체 쪽에서 사업자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서울행정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소송’을 제기한 상태여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인 천
송도 인천타워 2013년 완공 땐 세계 3위 올라
청라지구 시티타워(110층)는 개성까지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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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타워 / photo 조선일보 DB
- 인천의 스카이라인도 변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송도지구에 들어서는 인천타워(151층·613m)가 그 선두에 있다. 이미 착공한 상태로 2013년 완공되면 두바이의 버즈 두바이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 높은 빌딩으로 등극할 예정이다. 사무실과 호텔 등이 입주하는 복합용도로 사용될 예정이며 연면적 66만㎡에 달한다. 미국의 부동산 개발회사인 포트만 홀딩스에서 추진 중으로 초고층 빌딩 시공 경험이 풍부한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국내업체들도 참여하고 있다. 공사비만 4조원 가까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6월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2013년 완공할 예정이다. 인천타워가 들어서는 송도지구,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지구와 함께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청라지구에도 시티타워(110층·450m)가 들어설 예정이다. 시티타워는 통신타워 역할을 겸하는 빌딩으로 꼭대기에 설치되는 전망대에서는 북한 개성까지 한눈에 내다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토지공사가 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2008년 9월 설계 공모를 거쳐 당선작을 뽑은 뒤 사업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오는 3월까지 사업자 선정을 마치고 인·허가 절차를 밟아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 산
107층 거대한 배 모양의 부산 롯데월드 기반공사 끝
해운대 관광리조트(117층), 솔로몬타워(108층)도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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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롯데월드 / photo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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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도 초고층 빌딩이 경쟁적으로 올라간다. 부산 영도다리 옆 옛 부산시청 자리에 들어서는 부산 롯데월드(107층·510m)는 항도(港都) 부산의 이미지에 걸맞게 거대한 배를 형상화한 초고층 빌딩이다. 당초 높이 464m로 계획했으나 다른 초고층 빌딩과의 경쟁 때문에 46m가량 상향돼 510m로 조정됐다. 2014년 준공을 목표로 현재 지반공사를 마무리하고 철골을 올리고 있다. 연인원 50만명이 공사에 투입되고 개장 후에는 5만명의 신규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산시도 “건물이 완공되면 지방세 수입만 150억원 증대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적극 지원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에 들어가는 월드비즈니스센터 솔로몬타워(108층·432m)도 100층이 넘는 초고층 빌딩이다. 특히 이 빌딩은 30층까지는 하나의 건물로 올라가다 31층부터는 3갈래로 갈라져 최고 108층에 이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미국의 아심토드사(社)와 코엑스를 설계한 정림건축이 설계한 건물로 ‘삼발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 사업에는 연인원 30만명이 투입되고 사업비만 1조원이 넘게 들어갈 예정이다. 부산시 건축정책과 관계자는 “2008년 1월 이미 건축허가가 났으므로 사업자가 신고만 하면 바로 착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 해운대 바닷가에도 부산도시공사에서 추진하는 초고층 빌딩으로 해운대 관광리조트(117층·511m)가 들어설 예정이다.
- 해 외
중화권
타이완 ‘타이베이101’(101층)이 현재 세계 最高
127층 상하이센터 2013년 완공되면 순위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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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하이센터 / photo 바이두
- 중화권은 이미 세계 초고층 빌딩의 각축장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타이완의 수도 타이베이에 있는 타이베이101(101층·508m)이다. 2004년 세워진 건물로 하늘로 뻗어나가는 죽순(竹荀)을 형상화했다. 총사업비 1조3000억원이 들어갔다. 건물 내부에는 시속 60㎞까지 속도를 내는 초고속 엘리베이터가 관광객을 89층과 91층에 있는 전망대로 실어 나른다. 타이완 총통 마잉주(馬英九·당시 타이베이 시장)가 준공식을 직접 주재했다. 두바이의 버즈 두바이,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타워 등을 시공한 삼성물산(건설부문)도 시공사 중 하나로 참여했다. 매년 1월 1일에는 빌딩의 전 층에서 불꽃놀이를 벌이는 모습이 장관을 연출한다. 하지만 상당 부분이 아직 공실(空室)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경제의 중심 상하이 역시 초고층 빌딩의 경연장이다. 2008년 초만 해도 푸둥에 있는 진마오타워(金茂大厦·88층·421m)가 가장 높았으나 2008년 8월 상하이 세계금융센터(環球金融中心·101층·492m)가 진마오타워를 제치고 대륙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등극했다. 세계에서는 2번째로 높은 빌딩이다. 하지만 이 순서도 곧 바뀔 예정이다. 하늘로 승천하는 용(龍)을 닮은 상하이센터(上海中心·127층·632m)가 2013년 완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빌딩은 진마오타워, 상하이 세계금융센터와 함께 ‘품(品)’자형을 이루면서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상하이 현지에서는 우후죽순 들어서는 초고층 빌딩으로 인해 지하수가 고갈되고 지반이 내려앉고 있다는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 중 동
삼성물산 참여 162층 ‘버즈 두바이’ 올해 중 완공
높이 999m에 지상 200층 ‘알 버즈’ 프로젝트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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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즈 두바이 / photo 삼성물산
- 중동도 오일머니를 초고층 빌딩 건설에 쏟아붓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한창 올라가고 있는 ‘버즈 두바이’가 곧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버즈(Burj)는 아랍어로 ‘타워’란 뜻이다. 사막에 핀 꽃을 형상화한 버즈 두바이는 층수만 162층으로, 첨탑을 포함하면 높이는 807m에 달한다. 공사비 8조8000만달러가 투입되며 지상 162층으로 실어 나르는 초고속 엘리베이터도 54대나 들어간다. 한국에서만 3500명의 기술진이 두바이 현장에 나가있으며 삼성물산이 기술총괄자로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버즈 두바이의 1위 명성은 그리 오래 지속될 것 같지 않다. 높이가 거의 1㎞에 달하는 알 버즈(가칭·200층·999m)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두바이의 상징으로 떠오른 야자수 모양 인공섬(팜 주메이라)을 개발한 두바이 국영 부동산개발회사 나킬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완공 후에는 버즈 두바이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된다. 나킬은 현재 이 프로젝트의 유력 시공사로 삼성물산(건설부문)과 일본 시미즈(淸水)건설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사업 진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나킬은 2008년 12월 500명의 직원을 일시 해고하여 유동성 위기에 몰린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자금 조달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미 국
뉴욕 프리덤타워(108층), 시카고 스파이어(150층) 건설 중
초고층 빌딩 대명사 ‘엠파이어스테이트’ 자존심 회복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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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덤타워 / photo 구글
- 미국은 초고층 빌딩 건설을 통해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그 시작은 뉴욕 맨해튼에 들어서는 프리덤타워(108층·541m)다. 2001년 9·11테러로 인해 완전 붕괴된 세계무역센터(WTC) 자리에 들어서는 프리덤타워는 2006년 공사에 들어가 오는 2012년 완공 예정이다. 건물 한가운데는 9·11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지면서 화마(火魔)에 타 죽은 영혼들을 식혀준다는 의미에서 두 개의 사각형 대형 수조가 들어선다. 당시 붕괴 현장에서는 2986명이 죽거나 실종됐고 350명의 소방관이 순직했다.
시카고에서는 시카고 스파이어타워(150층·609m)가 한창 공사 중에 있다. 뾰족한 나선형 첨탑 모양으로 5대호의 하나인 미시간호(湖)로 흘러드는 시카고강(251㎞) 입구에 건설 중이다. 2007년 터파기 공사에 들어가 2012년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현재는 자금조달 문제로 건설이 일시 중단된 상태지만 완공되면 세계 7번째, 미국에서는 가장 높은 건물로 올라서게 된다. 또 이 빌딩과 더불어 미국 내 초고층빌딩 경쟁에서는 시카고가 뉴욕을 계속 앞설 전망이다. 시카고에는 미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1974년 세워진 시어즈타워(108층·527m)가 있다.
- 해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