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사람다운 사람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소위 출세했다는 사람에서부터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 젊은이에서 나이든 사람에 이르기까지. 필자는 직업이 대학교수이다 보니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학생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특히 의과대학 교수로서 의대생들을 만날 때마다 ‘이들은 과연 앞으로 어떤 의사가 될까’ 생각하곤 했다.

그러던 것이 대학 총장을 맡으면서부터는 다른 학문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교육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이 어떤 인간상을 갖추고 사회에 나가야 하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해보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가 생각하는 인재상은 ‘사람다운 사람’이다. 사람으로 살면서 사람다워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새삼 ‘사람다운 사람’을 강조하는 것은 지금 우리 사회에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 지켜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사회를 지배하는 시스템이 경쟁과 효율성에 있다 보니 인간관계는 점점 삭막해져만 간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임에도 공동체 정신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간다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사회적인 지위나 경제력이 남부럽지 않은 사람들 중에 행복하지 못하다고 느끼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우리 삶의 가치가 ‘행복 추구’에 있다면 이들의 삶을 성찰해 보는 것으로부터 우리의 교육을 재정립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우리 학생들에게 ‘사람다운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고 싶은 것이다.

'사람다운 사람’의 최우선 조건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이다.

이 세상에 입으로는 온갖 진리를 설파하면서도 행동은 정반대로 하는 사람이 많다. 겉으로는 그럴싸하게 얘기하지만 전혀 실천은 하지 않는 사람이 그들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인간이다.

이런 사람은 타인으로부터 신뢰를 받게 되고, 결국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된다.

또한 ‘사람다운 사람’은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간다. 형제간에도 성격이 다르고 취미가 다르며 지향하는 방향도 다르다. 하물며 사회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의 성격과 가치관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다양한 사람이 모여 하나의 사회를 이룰 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다. 상대방에게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먼저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 보거나, 내가 동료보다 조금 손해 보겠다는 생각을 가질 때 배려하는 마음이 생겨난다. 상대방을 배려하다 보면 결국은 내가 상대방으로부터 배려를 받게 된다.

‘사람다운 사람’은 공적 이익을 추구한다.

우리 사회는 개별화되고, 경제력이 세상을 지배하다 보니 공적인 이익보다는 사적인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공적인 것은 보편적인데 사적인 것은 개별적이다. 따라서 모두가 공적인 이익을 뒤로 하고 사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회는 삭막하고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없다.

공적 이익에 충실하면서 사적 이익이 추구될 때 우리 사회는 건강해진다. 공적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이 우리 사회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처럼 ‘사람다운 사람’은 인문적 소양을 갖춘 사람이다.

인문적 소양을 기초해 자신의 전문영역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교육철학이다.

훌륭한 건축물로 비유할 때 인문적 소양이 기초라면 전문지식은 건물이다. 기초가 튼튼하지 못한 건물은 처음에는 그럴 듯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금방 무너지고 만다.

복잡다기한 사회를 이끌어갈 리더는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하는 인간이다.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하기 위해서도 인문학적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 우리 미래를 짊어지고 나아갈 젊은이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필자로서는 ‘사람다운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에 매진하고 싶다.

[전호종 조선대 총장]

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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