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은 중국 역사상 최고의 명장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당대 최고의 명장 항우를 해하에서 대파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만약 한신이 없었다면 유방의 천하통일은 불가능한 일이였을 것이고 항우는 어쩌면 중국 역사상 최고의 명장으로 평가받았을지 모르지요.
한신은 한나라가 팽성에서 대패하여 위기에 몰렸을 때, 위, 대, 조, 제를 차례로 정복하여 불리했던 초한전을 한나라가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고 마지막으로 해하에서 항우가 이끄는 초군을 대파하여 천하통일의 위업을 달성했지요.
한가지 주목해야 할 사실은 한신이 이긴 적장들이 모두 뛰어난 장군이였다는 점입니다.
항우는 당대 무적이였고 장한, 위표, 진여, 용저 등도 모두 쉬운 상대가 아니였지요.
특히 장한은 진나라 시절 항우의 삼촌 항량의 초군을 대파하여 초나라를 위기에 빠뜨렸었고 20만 대군으로 항우가 이끄는 초나라의 40만 대군의 진격을 막아 항우를 난처하게 만들었던 명장이였지요.
한신이 명장 장한을 상대로 숫적인 열세에도 큰 어려움 없이 장한을 대파한 것을 보면 그가 얼마나 뛰어난 명장인지 알 수 있지요.
진여는 수만 병력으로 장한이 이끄는 진나라의 20만 대군의 공격을 잘 막아 조나라를 구원온 항우가 장한을 격파하는데에 큰 공을 세운 지장이였지요.
진여의 조군이 쉽게 무너졌다면 아마도 항우는 거록에서 진나라를 이기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적들을 큰 난관없이 대파했다는 사실은 한신이 얼마나 뛰어난 명장인지 잘 알 수 있게 하지요.
그리고 한신이 이전에 대군을 지휘한 경험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장군이 된 얼마 후에 명장 장한을 격파한 사실은 그가 얼마나 천재적인 군사 전략가였는지 알 수 있게 하지요.
한신은 초나라 회음 출신으로 무명 시절에 가난하게 살았는데, 회음에서 낚시하고 있을 때에 어떤 부인이 그가 배고픈 것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며칠 동안 밥을 주니 한신은 그 부인에게 언젠가는 보답하겠다고 말했고 훗날 초나라 왕이 된 한신은 정말 그녀를 찾아 큰 상을 주었다고 합니다.
언젠가 한신은 어느 정장의 집에 기거한 적이 있는데 그의 부인이 밥을 주지 않아 화가 나서 나갔지만, 한신은 초나라 왕이 된 후에 그녀를 꾸짖으면서도 그녀에게 벌을 주지 않고 상을 주었다고 합니다.
회음의 젊은이들 중 한 건달이 한신을 모욕하면서 가랭이 밑으로 기어가라고 하자 한신은 정말 가랭이 밑을 기어나갔고 많은 사람들이 한신을 겁쟁이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한신은 나중에 초나라 왕이 된 후에 이 건달을 찾아내어 벌을 준 것이 아니라 상을 준 후에 중위에 임명했다고 합니다.
한신은 그 때의 굴욕을 참은 것이 결국 현재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했지요.
이처럼 한신은 상대가 자신을 악으로 대했다고 해도 결국 덕을 봤다면 상을 줄 정도로 자신에게 은혜를 베푼 사람들에게 크게 보답하는 성격이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한신의 성격은 결국 자신에게 은혜를 배푼 유방의 의심을 샀으면서도 배신을 하지 못해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 원인이 되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항양이 반란을 일으키자 한신은 그의 휘하에 있었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요.
항양이 패사한 후에 항우의 휘하에 있게 되었지만, 항우는 한신의 계책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를 중용하지 않아 한신은 한으로 도망쳤지요.
여기서 항우가 어째서 한신을 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명장은 명장을 알아 본다는 말이 있듯이 명장인 항우가 한신의 계책을 들어 보면 한신이 보통 인물이 아님을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우가 한신을 중용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힘든 점이지요.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한신은 적을 유인하는 계책을 올렸지만 용맹한 항우는 적을 유인하는 작전을 좋아하지 않아 한신의 계책을 받아 들이지 않은 것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아무튼 한에 와서도 인정받지 못한 한신은 우연히 법을 어겨 죽게 되었는데, 등공이 다행히 지나가다 한신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 한신을 살려 주었다고 합니다.
등공은 한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유방에게 추천하였지만 유방은 그를 중용하지 않았지요.
한나라 승상 소하 역시 한신의 재능을 알고 유방에게 추천하였지만 등용되지 않자 한신은 결국 도망쳤는데, 소하는 한신이 도망쳤다는 소식을 듣고 뒤쫓아 가서 한신을 데리고 왔지요.
유방은 소하까지 도망친 줄 알고 크게 낙담했는데, 소하가 한신을 붙잡으려고 떠났었다고 말하자 유방은 소하를 생각해서 한신을 대장군으로 임명하였지요.
소하의 의견에 따라 성대한 대장 임명식을 했고 임명식이 끝난 후에 유방은 한신의 계략에 따라 동진하여 삼진을 평정한 후에 제와 조와 연합하여 무려 56만 대군으로 초를 공격하여 팽성에 진입하였으나 수 만에 불과한 항우의 초군에 대패하였지요.
하지만 한신은 패잔병을 수습하여 초군의 공격을 막았지요.
56만이나 되는 연합군이 수 만에 불과한 항우의 초군에 참패하자 제, 조, 위가 한을 배신하여 전세는 한나라에 불리하게 되었지요.
이에 한신은 위를 공격하여 위를 평정한 후에 장이와 함께 조와 대를 공격하게 하였지요.
한신이 대를 평정한 후에 조를 공격하자 조의 장군 진여는 20여만의 군사를 집결시켰는데, 참모인 이좌거는 연전연승으로 기세가 오른 한나라와 정면으로 싸우지 말고 자신에게 3만의 병력을 주면 보급로를 차단시키겠다고 했지만 진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지요.
한신은 진여가 이좌거의 계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첩자를 통해서 듣고 크게 기뻐하며 2000여명을 선발하여 산에 숨어 있다가 조군이 성벽을 비우면 조의 성벽으로 들어가 한의 깃발을 세울 것을 명령했지요.
한신은 이 때 그 유명한 배수진을 쳤습니다.
한군이 배수진을 치자 조군이 병법도 모른다고 비웃었지만 막상 전투가 벌어지자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는 한군의 위세에 눌려 조군은 진지로 돌아가려 했지만 이미 성벽은 한나라 깃발이 가득했지요.
한신의 명령에 따라 2000여명의 한군은 조군이 성벽을 비운 틈을 타서 성벽을 차지 한 후에 수많은 깃발을 꽂아 대군이 성벽을 차지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던 것이지요.
갑자기 대군이 나타난 것으로 착각한 조군이 놀라 도망치자 한군은 조군을 대파하여 진여를 죽이고 조왕을 사로 잡았지요.
한신은 생포한 이좌거를 풀어주고 그를 스승의 예로써 대한 후에 계책을 물었지요.
한신은 이좌거의 계책에 따라 지친 군사를 쉬게 하고 잔치를 배푼 후에 연나라에게 항복을 권유하자 연나라는 항복하였습니다.
한신이 조를 정복하는 동안에 초군이 갑자기 유방을 공격하자 유방은 패하여 도망쳐 조에 도착하였지만 한신이 자신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자신을 한의 사자라고 속인 후에 대장의 인부를 빼았은 후에 한신에게 제를 공격할 것을 명령하였지요.
한신이 병사를 이끌고 제를 공격하기 전에 한왕이 역이기를 보내 제를 설득하여 항복시켰지요.
한신은 공격을 중지하려고 했지만, 괴통이라는 자가 조칙을 받았으니 계속 공격할 것을 주장하였고 한신이 괴통의 말대로 제를 공격하자 제왕은 역이기가 자신을 속였다고 생각하여 역이기를 죽인 후에 초에 구원을 청하자 항우는 용저에게 20만 병력을 내주어 제를 구원하였습니다.
제와 초가 연합하여 강을 사이에 두고 한군과 대치하였는데, 한신은 밤새 일만 개 이상의 모래 주머니를 만들어 강의 상류를 막은 후에 강을 건너 용저를 공격하다가 패한 척하고 후퇴했습니다.
용저는 한신이 겁을 먹고 도망치는 줄 알고 추격하여 강을 건넜는데, 이 때에 한군이 모래주머니를 터 놓아 강물이 거세지니 혼란에 빠진 초군을 공격하여 대파하고 용저를 죽였습니다.
항우는 용저가 20만 대군을 잃고 죽자 한신을 크게 두려워하여 사자를 보내 한신을 포섭하려고 했지만 한신은 받아들이지 않았지요.
초의 사자가 가자 괴통이 한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히지 말고 독립할 것을 권유하였으나 한신은 고심하면서도 괴통의 진언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한신은 제를 정복한 후에 유방에게 사신을 보내 자신이 제의 가왕이 될 것을 청하였는데, 당시 유방은 항우가 이끄는초군에 패하여 한신의 구원을 기다리는 상황이였기 때문에 몹시 화가 났지만 한신의 변심을 우려하여 제왕이 될 것을 허락했지요.
제왕이 된 한신은 군대를 이끌고 유방을 구원하여 초군의 공격을 막았습니다.
한신이 유방을 구원하자 초군과 한군은 결국 휴전을 맺었는데, 전세가 유리하다고 판단한 장량의 진언에 따라 유방은 초군을 공격했지만 초군의 반격에 패하여 한신과 팽월에게 출병을 명령하였지요.
하지만 이들이 출병에 응하지 않자 유방은 이들에게 천하통일 후 다스릴 지역을 약속하였고 드디어 한신과 팽월은 군대를 이끌고 출병하였는데, 한신과 팽월의 이러한 이해타산적인 출병이 훗날 이들의 숙청에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르지요.
한신이 이끄는 한군은 압도적으로 우세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해하에서 초군을 대파하여 초한전을 종식시켰는데, 이때 한신은 '사면초가'의 심리전을 이용했지요.
사방에서 초가를 부르게 하여 초군의 사기를 떨어뜨렸지만 용맹한 초군은 대부분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싸웠다고 합니다.
만약 '사면초가'의 전술로 초군의 사기를 떨어뜨리지 않았다면 용맹한 초군을 어떻게 이겼을지 의문이 드는군요.
해하의 전투에서 한신에게 참패한 항우는 자결하였고 결국 유방은 진나라 이후 나누어졌던 중국을 재통일하였지요.
천하를 평정한 한왕은 한신을 초나라 왕에 봉하였습니다.
하지만 한신이 다스렸던 초나라는 과거의 초나라를 여러 지역으로 나눈 것이였지요.
한신이 초나라 왕이 된 후에 친구였던 종리매가 망명왔는데, 그는 항우의 맹장으로 만약 한신과 함께 반란을 일으킨다면 한나라의 운명은 풍전등화와도 같은 것이였지요.
이때, 누군가 한신이 모반했다고 밀고하였는데, 한신이 모반했다고 오해한 유방은 진평의 계략에 따라 제후들을 소집하자 한신은 소집에 응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한신은 종리매의 목을 바치면 자신의 결백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 착각하여 종리매의 목을 들고 갔지만 유방은 그를 체포했지요.
유방은 한신의 무죄가 밝혀졌음에도 초나라 왕의 지위를 빼았고 회음후로 봉했습니다.
실망한 한신은 유방을 원망하여 입궐하지 않았고 유방은 한신을 철저히 감시하였다고 합니다.
어쩌면 이 때에 한신의 운명은 이미 정해졌던 것이 아닐지요.
사기의 회음후 열전에는 한신이 진희와 함께 모반을 하려다 발각이 되어 처형당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다른 열전에는 진희가 처벌을 두려워 하여 반란을 일으켰다고 기록되어 있으니, 둘 중 하나는 진실이 아니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한신이 반란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한신을 죽이기 위해서 날조한 것일 가능성이 높지요.
한신이 철저히 감시를 받았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한신이 반란을 일으킬 수 있는 상태도 아니였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는데, 한신의 반란을 밀고한 자의 이름이 기록되지 않았고 그가 어떤 상을 받았는지도 기록되지 않아서 오랫동안 한신의 모반에 대해서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었지요.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사기의 저자 사마천은 한신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후환이 두려워서 사실대로 기술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사기 열전에 진희가 처벌이 두려워서 반란을 일으켰다고 기록했으면서도 회음후 열전에서는 한신이 진희와 모반을 공모했다고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진실을 밝힐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닐지요.
이 밖에도 사마천은 한신이 괴통의 말을 들어 망했다고 했는데, 이 말은 한신이 괴통의 괴변을 듣고 항복한 제를 공격하여 유방의 신임을 잃었고 결국 숙청당했다는 뜻이 아닐지요.
한신이 처형당하기 전에 아녀자에게 속아서 죽게 되었다고 탄식하면서 죽었다는 기록 역시 한신이 모반을 계획하지 않았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한신은 연금에 가까운 상태였지만 자신이 스스로 찾아가지 않았다면 어쩌면 죽임을 당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한신은 한나라 장군들과 병사들에게 존경받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 잘못없는 한신을 무턱대고 죄를 뒤집어 씌여 죽일 수는 없었겠지요.
하지만 한신은 여태후에 속아 자기 발로 입궐했고 여태후는 한신을 즉시 처형했다고 합니다.
정확한 진실은 알 수 없지만 여러 가지 정황이나 사마천이 남긴 기록을 보면 아마도 한신이 반란을 일으키려다 처형당한 것이 아니라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임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지요.
한신 뿐 아니라 팽월을 비롯한 다른 많은 무장들이나 많은 왕들이 반란에 연루되어 숙청당했다는 역사적인 사실 역시 한신이 억울하게 숙청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 주는 것이 아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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