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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몰입`은 행복의 열쇠, 공부 잘하는 아이 원한다면 먼저 `공부의 즐거움` 알려줘라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11. 8. 09:38

"한창 일하던 시절, 나는 밤이면 잠을 자기가 너무 아까웠어요. 어서 해가 떴으면, 날이 밝았으면 하면서 조바심을 냈지요. 어서 일어나 회사로 가서 일하고 싶어서 그랬지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생전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긴 이야기이다.

행복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게으름이나 무사안일의 상태에서 느끼는 편안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래서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는 것을 으레 '아이를 마냥 놀리고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그냥 두는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행복에 관한 수많은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진정한 행복은 오히려 열심(熱心), 즉 지극한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 어떤 일에 몰두하는 바로 그 순간에 느끼는 심리적 상태라는 것이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인 마틴 셀리그먼은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을 때'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몰입(flow) 이론의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도 사람들이 가장 만족하는 순간은 '흐름에 몸을 맡기듯' 무언가에 열중할 때라고 말했다. 몰입의 경험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감이 더욱 높아지며, 자신의 강점을 더욱 잘 개발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일하는 것은 괴롭고, 휴가는 즐겁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일할 때에 몰입의 행복한 순간을 맞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김은영 인하대 신경외과 교수의 경험은 일할 때의 즐거움을 잘 보여준다. "저는 뇌 수술을 하는 시간이 가장 보람 있고 즐거워요. 몇 시간이고 집중해서 열심히 수술을 하고 나면 다 죽어가던 사람이 살아나는 것을 볼 수 있지요.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다음 수술실을 나오는 기분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어요." 일을 즐기며 하는 사람에게는 그 힘든 외과 수술도 행복한 일이 되는 것이다.

우리의 교육 현실은 어떤가. 학교에서 공부할 때 몰입에 빠지는 경험을 하는 학생이 얼마나 있을까. 어느 나라에서나 학교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학생들은 많지 않다. 어린 학생들도 공부는 괴로운 것이고 놀이는 즐거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칙센트미하이 교수에 따르면 학생들이 공부에 몰입하려면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여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알면서, 자신의 실력보다 약간 어려운 도전적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학생들은 과제가 너무 어려우면 불안을, 과제가 너무 쉬우면 지루함을 느낀다. 불안이나 지루함을 느끼는 상태에서는 몰입이 일어나지 않으며, 높은 성취도 불가능하다.

특히 과도한 선행학습에 내몰리는 아이들은 공부하면서 불안을 느낀다. 불안감을 지속적으로 느끼면, 아이들은 살아 남기 위해서 점수따기 선수가 된다. 이들은 과제를 즐기기보다는 끊임없이 다른 학생들과 경쟁하면서, 부모나 교사로부터 보상을 받는 것에만 신경을 쓴다. 점수따기 선수가 된 학생들은 사회생활을 할 때에도, 점수따기의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한다.

심지어 이들에게는 레저활동에서도 경쟁한다. 남들이 속초까지 가는데 4시간 걸린다면, 자신은 2시간 30분만에 돌파해야 한다. 남들이 3만원에 관광지 입장권을 샀다면 자신은 온갖 방법을 써서 1,000 원이라도 싸게 사야 한다.

이들에게는 쉬고 노는 것도 경쟁이다. 그런데 점수따기 선수들은 정작 높은 성취를 이루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과제 자체를 즐기며 일에 몰두하는 사람들처럼 창의적이고 우수한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적절한 난이도'의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최근 동기 이론인 자기결정성 이론 전문가들도 아이들이 과제에 흥미를 가지려면, 자신이 과제를 선택했다는 '자율성'과, 자신이 과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는 '유능성'을 지각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들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부모들은 아이들이 할 일을 다 정해줌으로써 아이의 자율성을 낮추는 어리석음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아이의 능력보다 훨씬 어려운 과제를 지속적으로 부여하면서 아이의 유능성 지각을 감소시킨다. 즉 부모가 다그칠수록 과제에 대한 아이들의 흥미가 줄어들며 성취도 낮아진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우선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 탐색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고,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부모는 옆에서 도우면서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아이가 철도 들기 전부터 "네가 법관이 되면 좋겠다" 는 식으로 자녀의 장래 직업까지 강요하는 것은 아이의 행복이나 성취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화가가 되고 싶어하는 자녀를 경영학과에 가도록 강요하는 식으로, 부모가 원하는 전공을 자녀에게 강권했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들이 적지 않다.

부모의 강요에 따라 진로를 정한 사람들은, 그 일을 진정으로 즐기며 일하는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요된 선택을 통해서는 사업가 정주영처럼 일에 몰입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녀들에게 공부하라고 다그치기보다, 그들이 스스로 소질을 찾아서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돕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자녀에게 시시콜콜한 지적보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존마샬 리브·장형심 교수 이메일 인터뷰

미국 위스콘신 대학 교육심리학과의 존마샬 리브와 장형심 교수는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시시콜콜 말해주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심리학에서 동기(Motivation)와 정서(Emotion)분야 전문가로 손꼽히는 두 교수는 8일 필자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어떻게 대해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당신도 자녀에게 그런 방식으로 얘기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미국인 리브 교수와 한국 출신의 장 교수는 부부 사이인데, 두 교수는 각각 영어와 한글로 같은 내용의 답변을 보내왔다.

- 아이들이 스스로 일을 열심히 하도록 키우려면 어떻게 지도하는 게 바람직한가요.

"아이들이 과제에 적극 참여해서 열심히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자율성을 높이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율성을 높여주기 위해서는 우선 부모가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서 시시콜콜 다 말해주는 것은 금물입니다.

또 아이에게 말하는 방식도 중요합니다. 부모들은 자녀의 공부에 대해 강압적인 태도를 취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아이에게 성적에 대한 압력을 가하는 것은 명백한 실수입니다.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이 들면, 역으로 다른 사람들이 나를 열심히 일하도록 만들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가를 생각해보면 도움이 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다음과 같이 대해주기를 원합니다. 첫째, 일에 대한 나의 견해를 궁금해 하면서 내 의견을 잘 들어주고 둘째, 경청한 뒤에는 내 의견에 동조해주기를 바랍니다. 셋째, 내가 노력한 부분에 대해 아낌없이 칭찬해주고 넷째, 내가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기를 원합니다.

다섯째, 나에게 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힌트를 주면서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여섯째, 내가 원할 때에는 내 성과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여주고 일곱째,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일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기를 원합니다. 당신도 자녀에게 이런 방식으로 얘기하기 바랍니다. "

- 좋든 싫든 아이들은 학교에서 경쟁하게 됩니다. 경쟁은 아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까요.

"경쟁이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추면 학생들의 동기를 더욱 높여줄 수 있습니다. 첫째, 학생들이 자신의 수월성(excellence)을 추구할 수 있는 기준을 제대로 제공하고 둘째, 경쟁이 적절한 수준의 도전감을 주고 셋째, 학생들의 발전과 능력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임으로써 자신감을 높여주는 것입니다.

문제는 부모나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다른 사람을 이기라고만 강요하는 데에 있습니다. 남을 이겨야 한다는 압력을 받으면 학생들은 과제 그 자체보다 이기는 것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영어 공부에 흥미를 느끼던 학생들도 1등을 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으면 그때부터는 성과만을 염두에 두게 됩니다. 남을 이겨야 한다고 압박하는 것은 아이들의 동기 유발에도, 성취에도, 행복감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 이렇게 공부에 재미 붙였다

1. 아이 스스로 공부 계획을 세우도록 해준다

아이가 주도적으로 학습 목표와 일정을 잡도록 유도한다. 부모는 사사건건 간섭하지 말고 옆에서 필요한 사항만 도와준다.

2. 아이의 현재 진도와 능력에 걸맞은 과제를 제시한다

지나치게 쉬운 과제는 아이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만들고, 너무 어려운 과제는 아이에게 불안감을 줄 뿐이다. 아이의 진도를 잘 알아본 뒤 적절한 수준의 과제를 준다.

3. 아이가 작은 성공을 거듭하게 한다

학습 목표를 세울 때 목표를 세분화하도록 유도해서 매 단계에서 아이가 작은 성공을 맛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 아이는 한 단계씩 진도 나가는 성취감을 맛보면서 더욱 열심히 공부하게 된다.

4. 아이들은 비교하지 말고, 그들이 과제 자체에 흥미를 갖도록 유도한다.

"철수는 저렇게 공부를 잘해서 귀염을 받는데, 너는 성적이 이게 뭐니?" 부모가 무심코 내뱉는 비교의 한 마디가 아이를 점수따기 선수로 만든다. 그보다는 아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꿈을 이루는데 이 공부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설명해준다.

5. 즉시 피드백, 긍정적 피드백, 방향 제시 정보를 담은 피드백을 보여준다.

"네가 3장의 개념들을 자세히 공부하면, 더욱 좋은 성적을 거두겠구나" 하는 식으로 긍정적 피드백(반응)을 즉시 주면서,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아이의 동기 유발이 더욱 잘 이뤄진다.
[한국일보]

출처 : 골드리치프랜드클럽
글쓴이 : 모던블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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