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테크/당뇨관리

[스크랩] ‘한국형 당뇨’ 의 기습 - 2/2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12. 22. 06:20

‘한국형 당뇨’ 의 기습 - 2/2

 

- 차 례 -

[‘한국형 당뇨’ 의 기습 01]한국형 당뇨병 아우성
[‘한국형 당뇨’ 의 기습 02]한국인을 덮치는 ‘당뇨 쓰나미’ 
[‘한국형 당뇨’ 의 기습 03]당뇨보다 10배 무서운 ‘당뇨합병증’ 
[‘한국형 당뇨’ 의 기습 04]당뇨병은 성인들만 걸린다? 
[‘한국형 당뇨’ 의 기습 05]특명! 한국인 췌장세포를 보호하라 


[‘한국형 당뇨’ 의 기습 06]‘배둘레 햄’ 2형 당뇨병 환자 인슐린 주사 대신 약 투여 
[‘한국형 당뇨’ 의 기습 07]30~40대 당신, 20대 식습관 “Oh, No!” 
[‘한국형 당뇨’ 의 기습 08]당뇨병도 수술로 치료한다 
[‘한국형 당뇨’ 의 기습 09]단 음식보다 탄수화물이 더 문제 초기 혈당관리 고삐 당겨야 
[‘한국형 당뇨’ 의 기습 10]금연과 절주는 기본 거칠게 먹고 많이 걸을 것!

 

[‘한국형 당뇨’ 의 기습 06]
‘배둘레 햄’ 2형 당뇨병 환자 인슐린 주사 대신 약 투여
허갑범 박사의 ‘한국형 당뇨’ 맞춤 치료법 “식사·운동조절은 기본, 약물요법은 원인 따라 처방”
허갑범 허내과의원 원장·연세대 의대 명예교수 huh7181827@hanmail.net
 
 

우리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영양소와 에너지를 얻기 위해 음식을 먹는다. 섭취한 음식은 포도당과 필수영양소로 분해돼 몸속 곳곳에서 사용된다. 이때 포도당과 각종 영양소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려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필요하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당뇨병이 없는 정상인이라면 음식 섭취 후 혈당이 올라가면 췌장에서 이를 감지해 인슐린을 자동적으로 분비한다.

 

그러면 인슐린에 의해 혈액 속의 포도당이 우리 몸 세포 속으로 흡수돼 혈당 농도가 정상 범위로 유지된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분비가 안 되거나 제대로 분비되더라도 혈당을 낮추는 기능을 하지 못해(인슐린 저항성) 혈액 속의 포도당이 에너지원으로 이용되지 못하고 혈당이 올라가게 된다. 이때 필요 이상으로 남아도는 혈당은 소변으로 나오는데 이런 상태가 바로 당뇨병이다.

 

당뇨병의 세 가지 분류

당뇨병 환자는 포도당 외에 아미노산을 포함한 많은 영양소가 세포 속으로 잘못 들어가 ‘풍요 속의 빈곤’ 상태(2차성 영양결핍증)에 빠지기 쉽다. 인슐린 분비의 결함이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이 원인인 당뇨병 환자는 흔히 고혈당 이외에 복부비만, 고혈압, 혈청 중성지방의 증가, 양성 콜레스테롤의 감소(이상지질혈증)를 보이는데, 이러한 복합적인 대사장애를 가리켜 ‘대사증후군’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당뇨병을 관리하려면 먼저 체내 인슐린 분비 정도에 따른 당뇨병의 병형 분류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당뇨병은 크게 제1형 당뇨병과 제2형 당뇨병으로 나눌 수 있으나,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중에는 일부 제1.5형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제2형 당뇨병이다. 당뇨병은 초기 치료 기회를 놓치고 어느 정도 진행되면 근본적인 치료는 물론 합병증 예방도 어려운 병이다(유물효과).

 

당뇨병 치료는 대부분 완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고혈당을 포함한 정상 대사 상태를 유지하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으로 올바른 생활습관을 실천해야 하므로 환자들이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치료가 어렵다. 최근 미국 의학회지(JAMA)에 실린 당뇨병 환자의 주요 사망원인을 보면 한국을 포함한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사람들은 뇌졸중과 만성신부전이 가장 큰 원인인 반면, 서양인은 심혈관계 질환으로 보고됐다.

 

당뇨병은 일단 여러 합병증이 발생하면 원래의 상태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며, 사망률을 줄이려면 특히 심혈관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당뇨병 치료의 주요 목표가 된다. 이를 위해선 발병 초기부터 정상 혈당을 유지하고 고혈압을 포함한 여러 심혈관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당뇨병을 조절하는 구체적 방법에는 식사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이 있다. 그러나 이들 치료법은 각각 혈당을 낮추는 기전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고혈당 원인을 파악해 알맞게 적용할 때 만족할 만한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실제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비만증,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같이 가진 경우가 많아 이를 함께 치료하는 것이 혈당조절 못지않게 심혈관 합병증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

 

당뇨병의 치료 원칙은 우선 병형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인슐린 분비가 거의 안 되는 1형 당뇨병 치료에서는 인슐린 투여가 필수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인슐린만으로 혈당조절이 잘 안 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요법이 필요하다. 2형 당뇨병 환자는 절반 이상이 과체중이므로 체중을 줄이기 위해 식사요법과 더불어 운동요법이 필요하다. 이를 1~2개월 동안 철저히 시행해도 혈당조절이 잘 안 될 때는 경구혈당 강하제나 인슐린 치료를 써야 한다.

 

1.5형 당뇨병 환자는 체중이 적게 나가고 영양상태가 불량하며 혈당치도 중등도(공복혈당 200mg/㎗ 이상) 이상으로 높기 때문에 대부분 인슐린 투여가 필요하며, 단백질을 포함한 균형 잡힌 영양공급을 해 체중을 정상체중 범위로 늘려야 한다. 국내 당뇨병 임상연구 결과를 보면, 한국인 2형 당뇨병은 전신성 비만보다는 복부비만(대사성 비만)을 가진 환자가 대다수를 차지하며, 당뇨병 발병 후에 심한 체중감소를 보이는 등 임상 양상이 서구인과 크게 달라 당뇨병 발생기전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한국인 2형 당뇨병 환자의 60~70%는 인슐린 분비가 비만의 정도에 의해 영향을 적게 받는 대신, 나머지 30~40%는 인슐린 저항성 없이 인슐린의 분비 감소가 혈당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인슐린 저항성은 당뇨병뿐 아니라 고혈압, 이상지혈증 및 혈액응고 항진(혈전증)에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포괄적인 혈관·대사질환의 개념(대사증후군)이 최근에 밝혀졌기 때문에 단순한 혈당관리보다는 고혈당을 일으키는 원인을 파악해 그에 맞는 치료(맞춤치료)를 하는 것이 옳다.

 

다음의 두 경우는 맞춤형 치료에 관한 실제 사례로, 국내에선 매우 흔한 환자 유형 가운데 하나다.


<사례 1> 비만한 2형 당뇨병

5년 전 혈당이 높아(공복혈당 240mg/㎗) 당뇨병을 진단받은 기업인 김모(55) 씨. 지난 5년간 꾸준히 인슐린 치료를 통해 혈당을 조절했지만 근래에는 인슐린 주사로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았다. 인슐린 치료를 시작할 당시에는 혈당이 잘 조절됐지만 체중이 4~5kg 늘고 배가 나오면서 조절이 잘되지 않았던 것. 병원을 찾았을 때 그의 신장은 170cm, 체중은 76kg. 체질량지수가 26kg/m²로 경증 비만증이 있었고(25kg/㎡ 이상이면 비만), 배 둘레가 96cm(정상 남성은 90cm 이하)로 복부비만이었다. 혈압은 160/100mmHg(정상치는 130/85mmHg 이하)로 고혈압이 있었으며, 혈청 중성지방은 250mg/㎗(정상치는 150mg/㎗ 이하), 양성 콜레스테롤은 35mg/㎗(정상치는 40mg/㎗ 이상)로 이상지질혈증이 있었다.

   

인슐린 저항성은 당뇨뿐 아니라 고혈압, 이상지혈증 등에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맞춤치료’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맞춤치료에서도 규칙적인 식사 조절과 운동요법은 필수다.

 

인슐린 내성 검사 결과 인슐린은 정상적으로 분비되고 있었지만 인슐린 저항성을 보였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에서 동맥경화증도 발견됐다. 이 환자는 당뇨병 이외에 대사증후군의 모든 요소(복부비만, 고혈압, 이상지혈증)를 갖고 있고 이미 경동맥 경화증도 와 있었기에 이 상태를 유지한다면 뇌경색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성이 있었다.

 

고혈당은 인슐린 분비 감소가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에 의한 것이었다. 따라서 인슐린 주사를 중지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완화하는 치료를 해야 했다. 이 환자의 인슐린 저항성의 원인은 과식과 운동부족에 따른 복부비만에 있기 때문에 엄격한 식사조절(하루 2000kcal)과 규칙적인 운동(하루 1시간 걷기)을 권장하고 인슐린 주사 대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경구약(글루코파지)을 사용했다.

 

이렇게 치료한 지 두 달 만에 혈당은 130mg/㎗로 떨어졌고 당화혈색소도 7%로 호전됐으며, 고혈압과 혈청 중성지방 및 양성 콜레스테롤도 현저하게 개선됐다. 체중도 76kg에서 71kg으로 줄었으며 허리둘레도 96cm에서 90cm로 줄어 대사증후군의 여러 요소도 크게 호전됐다.

 

<사례 2> 저체중 1.5형 당뇨병

회사원 김모(40) 씨는 3개월 전 다음, 다뇨, 다식 등 당뇨병의 3대 증상이 갑자기 발생하면서 체중이 5kg 줄어 병원을 찾았다. 개인의원에서 경구혈당강하제(설폰요소제)를 처방받았으나 혈당조절이 잘 안 돼 인슐린 주사를 권고하자 필자를 찾아왔다. 내원했을 때 공복혈당은 280mg/㎗, 당화혈색소(HbA1c)는 13%였고 혈압, 중성지방, 콜레스테롤은 정상범위에 있었다.

 

신장은 165cm, 체중 50kg(체질량 지수 18kg/m²)로 저체중 상태였다. 과거력을 살펴보니 이 환자는 과음을 했고 육식은 좋아하지 않아 채식 위주의 식사를 했다. 인슐린 내성 검사상 인슐린 저항성은 없었으나 인슐린 분비가 심하게 감소해 있었다. 혈당강하제가 듣지 않는 게 당연했다. 이 환자는 1.5형(중간형) 당뇨병 환자로 영양결핍(특히 단백질 결핍)과 과음 탓에 당뇨병이 발병한 것으로 보였다.

 

따라서 우선 금주와 당질, 단백질, 지방질 등 균형식을 하게 했고 종합비타민과 미네랄을 복용하게 했다. 인슐린 저항성은 없고 인슐린 분비가 잘 안 되고 있었으므로 인슐린 주사를 시작했다. 치료 2개월이 경과하자 전신 영양상태가 호전됐고 체중도 4kg 늘어 건강을 되찾았다.

 

위의 두 환자에게서 보듯 ‘한국인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 정도와 저항성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혈당 조절에 앞서 반드시 인슐린 분비와 저항성을 평가해 각 환자의 고혈당 원인에 따라 각자에게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Tip!
당뇨병 조절기준

1 공복혈당 126mg/㎗ 미만, 식후 2시간 혈당 200mg/㎗ 이하로 유지하되 저혈당(50mg/㎗)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
2 당화혈색소 7% 미만 유지
3 혈압, 혈청 중성지방, 양성 콜레스테롤 정상범위 유지
4 전신성 비만 해소. 정상 체중이라도 복부비만(남자 90cm, 여자 80cm 이상)이 없어야 한다.
5 만성 당뇨병 합병증(신경, 망막, 신장병과 동맥경화증)을 예방 혹은 지연시켜야 한다.

   (끝)

 

[‘한국형 당뇨’ 의 기습 07]
30~40대 당신, 20대 식습관 “Oh, No!”
당뇨인의 ‘잘 먹고 잘 사는 법’ 탄수화물 : 단백질 : 지방 = 6 : 2 : 2로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지난 8월 초 KBS ‘아침마당’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깜짝 놀랐다. 굵은 목소리와 중후한 이미지로 낯익은 원로 탤런트 김성원(72) 씨가 1970년대 전성기 때 서른다섯이란 나이로 중증 당뇨병 진단을 받은 이후 계속 투병생활을 해왔다고 털어놨기 때문이다. 김씨는 당뇨병 진단을 받은 그때가 인생의 최대 고비라고 했다.

 

그 무렵 김씨는 당뇨병이 피해가려야 피해갈 수 없을 정도의 왕성한 대식가이자 애주가였다. 드라마 촬영을 마치면 늘 스태프와 술자리를 가졌는데, 맥주잔에 소주를 부어 돌리며 어마어마한 양을 마셨다. 술과 함께 육류 등의 안주도 엄청나게 먹었다. “고기를 세 번 쌈에 싸 먹으면 맥주잔 가득 부어놓은 소주가 없어졌다”고 할 정도.

 

생맥주 500cc 두 잔은 단숨에 마셨고, 식사는 하루 일곱 끼까지 했다. 중국집에 가면 혼자서 볶음밥, 울면, 군만두를 시켜먹어 종업원들이 혀를 내둘렀고, 고기는 씨름 선수들이 몸을 불리기 위해 억지로 먹는 양만큼을 해치웠다.

 

“고기는 먹어본 사람이 먹어요. 한번은 김재형 PD(‘용의 눈물’ ‘여인천하’ 연출)와 후배 김성겸(탤런트)과 한 접시에 고기를 2인분씩 구워먹는 내기를 했죠. 김 PD가 다섯 접시를 먹다가 포기했고, 김성겸은 여덟 접시를 먹고 손들었어요. 나는 열 접시, 그러니까 20인분을 먹고 내기에서 이겼습니다.”

 

그러던 중 후배 탤런트의 권유로 병원을 찾은 김씨는 중증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그 후 ‘이렇게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생활습관을 180도 바꿨다. 무엇보다 음식 욕심을 버렸다. 의사가 권한 대로 수수, 보리, 율무 등 열량이 낮고 섬유질이 많은 음식으로 식단을 바꿨다.

 

운동도 병행했다. 주로 걷기에 집중했다. 집에서 한참 걸어 나가 버스를 타고, 시간 날 때마다 동네와 촬영장 주변을 걸었다. 당뇨병에서 해방되기 위해 아내의 심부름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처럼 피나는 노력으로 당뇨합병증을 예방한 김씨는 2006년 ‘당뇨와 친구하라’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 책에서 김씨는 “이왕 당뇨와 한 몸이 됐으니 친하게 지내면서 승패를 가려야 한다”는 자신의 ‘당뇨관’을 강조했다. 친구에게 신경 써주는 심정으로 당뇨병을 받아들이라는 것.

 

그 결과 김씨는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었고, 당뇨병 진단을 받고도 아직 인슐린 처방조차 받지 않은 상태로 건강하게 방송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김씨처럼 30대 초·중반까지도 과음, 과식을 즐기는 사람은 생각을 바꿔야 한다. 식탐과 술을 자제해 몸이 당뇨병에게 한눈팔 기회를 주지 않아야 한다. 이미 당뇨병 초기 단계로 접어든 사람은 주기적인 검진과 식이·운동요법을 실천하는 게 필수.

   

정상 체중을 유지하려면 식이요법이 필수다.

그리고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면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뇨병은 발병 원인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환자 모두에게 딱 들어맞는 예방 및 치료법은 없다.

 

하지만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활요법은 있다. 운동과 식이조절이 그것이다. 문제는 운동과 식이요법에도 누구나 천편일률적으로 따라할 수 있는 왕도가 없다는 점. 즉, 자신의 몸과 처지에 맞게 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식이요법의 가장 큰 목적은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병 환자 식이요법 기준을 만들었는데, 이에 따르면 몸무게가 정상체중을 많이 넘어설 경우 하루 식사에서 칼로리 섭취량을 500kcal 줄여야 한다(성인 남성과 성인 여성의 하루 평균 칼로리 섭취량은 각각 2500kcal, 2100kcal).

 

밥 적게 먹고 과일 많이 먹으면 ‘말짱 도루묵’

전체적인 영양소의 균형을 유지하되 당질이 많이 포함된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문제는 20대 때 먹던 버릇을 그대로 갖고 있는 30, 40대. 이들은 ‘탄수화물 덩어리’인 밥의 양은 유지하는 반면, 당을 소비하는 에너지 대사능력은 이미 하향곡선을 그리는 상태다. 따라서 남아도는 당이 지방으로 축적돼 비만이 되고 혈관 속에 남은 당은 당뇨병을 일으킨다.

 

이들은 먼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율을 60 : 20 : 20으로 맞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체로 밥의 양을 3분의 1 정도 줄이면 이 비율에 맞는다.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말이 있는데, 밥을 덜 먹는 대신 과일을 많이 먹으라는 말은 잘못 알려진 말이다. 과일에도 곡류 이상의 당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밥을 줄이고 과일을 많이 먹으면 그 식이요법은 ‘말짱 도루묵’이 된다.

 

대신 채소는 많이 섭취할수록 좋다. 채소를 먹는다고 고지방 드레싱을 곁들이면 곤란하다. 콩, 옥수수, 두부, 배추, 죽순, 미나리, 참나물, 김, 미역, 토마토 등은 당뇨병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반대로 꿀, 콜라, 사이다, 껌, 쿠키, 초콜릿, 케이크 등은 당뇨병을 부추길 수 있다. 1998년 마흔다섯의 나이에 당뇨합병증인 만성 신부전증으로 사망한 탤런트 손창호 씨는 생전에 콜라를 하루 10병 이상 마셨다고 한다.

 

단백질은 고기가 아닌 콩, 달걀흰자, 저지방 우유 등으로 섭취하는 게 좋다. 육류를 섭취하려면 기름기가 없는 부위를 하루에 5~6점, 생선은 1토막, 두부는 6분의 1모가 적당하다. 가금류는 껍질을 제거한 뒤 먹고, 빵은 통밀빵과 보리빵이 좋다. 곰탕, 설렁탕에 밥을 말아 먹을 때는 국물은 조금만 마시고, 반찬은 아예 채소만 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정식을 먹을 경우 젓갈류나 장아찌류를 멀리한다면 조금 양을 늘려 먹어도 괜찮다. 중국음식은 지방이 많은 것도 문제지만 단무지를 반찬으로 먹기 때문에 염분 섭취가 많아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음식을 조금만 먹고, 단무지는 되도록 적게 먹는 것이 상책이다. 술은 두말할 필요 없이 가급적이면 피해야 한다. 다른 방법이 없다.

 

예방 차원이라면 술을 적당하게 줄이면 되지만, 일단 당뇨병 환자가 됐다면 무조건 끊거나 주량을 1~2잔으로 줄여야 한다. 당뇨병 환자 중 인슐린을 투여하는 사람이라면 먹는 시간도 중요하다. 되도록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고, 식사약속이 늦어진다면 예의에 좀 어긋나더라도 미리 과일이나 밥 등을 먹는 게 좋다. 각종 치료제 투여로 일어날 수 있는 저혈당 현상을 막기 위해서다. 혈당강하제나 인슐린을 오래 투여하거나 약에 민감한 환자는 혈당이 지나치게 떨어지면서 쓰러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유산소운동은 최고의 혈당조절법

식이요법과 함께 중요한 ‘치료제’가 운동이다. 운동은 심혈관계 질환 등 당뇨합병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당뇨병 환자에게 식이요법보다 중요한 게 바로 운동이다. 학자에 따라서는 운동이 어떤 치료제보다 당뇨병 예방과 치료에 필요불가결한 요소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심혈관계 질환, 미세혈관 질환, 고혈압 등 주로 당뇨병 환자에게 죽음을 몰고 오는 당뇨합병증을 운동이 많은 부분 예방해주기 때문이다.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운동은 식이요법의 보완수단이다.

 

위축되기 쉬운 근력을 키울 수 있고 혈전증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당뇨병 환자는 오래 같은 자세로 있으면 일반인보다 다리 혈관에 혈전(피떡)이 생기기 쉽다. 만약 큰 혈전이 혈관을 따라 움직이다 폐동맥을 막으면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폐색전증을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되도록 많이 움직여야 한다. 이는 환자의 심적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있다.

 

매일 규칙적으로 할 수 있는 유산소운동은 당뇨병 환자는 물론 증세가 예상되는 사람에게도 좋다. 걷기, 계단 오르기, 자전거 타기(일주일에 3∼4회, 하루 30분 이상 1시간 미만) 등이 대표적이다. 다리 근력도 키우면서 혈액에 산소를 공급해줄 수 있는 운동들이다. 혈당조절이 잘되는 환자라면 배드민턴, 테니스, 축구 같은 구기종목도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는 괜찮다.

 

식이요법만 하는 당뇨병 환자라면 식전과 식후 어느 때 운동을 해도 무관하지만, 경구혈당강하제나 인슐린을 사용하는 경우엔 식후 30분 정도에 하는 것이 좋다. 식사 전에 운동을 하면 저혈당 현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 또한 식후에 운동을 하면 식사로 한껏 올라간 혈당을 조절하는 효과도 있다. 따라서 이런 환자는 혈당이 떨어진 새벽 운동은 피하는 게 좋다.

 

장기간 이런 약을 투여해온 환자는 운동할 때 저혈당 증세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운동 전에 비스킷, 사탕 등을 먹거나 늘 휴대해야 한다. 식간에 운동을 하려면 인슐린이나 혈당강하제의 혈당강하 효과가 최소로 낮아지면서 혈당이 최대한 높아질 즈음에 하는 게 좋다. 이때 인슐린 주사 부위를 자극하는 운동은 삼간다. 하지만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상황에서 등산, 수영 등 격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혈당이 올라간다.

 

따라서 혈당치가 300mg/㎗ 이상으로 올라가는 환자에게 운동은 금물이다. ‘당 오줌’(케톤)이 심하게 분비되면서 급성 신부전증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환자는 혈당치를 250mg/㎗로 떨어뜨린 후 조심스럽게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당뇨합병증이 심하거나 간이 나쁜 경우, 동맥경화증을 함께 앓는 환자는 뛰거나 빨리 걷는 등의 격한 운동 또는 숨찬 운동은 피해야 한다.

 

당뇨병은 콜레스테롤, 나트륨과의 전쟁

당뇨병 증세가 진행되면 고지혈증과 고혈압 등 합병증으로 이어진다. 고지혈증은 당뇨병 증세로 혈액 내의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평균 수치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발생한다. 대부분의 경우 고혈압도 이때 함께 찾아온다. 따라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200mg/㎗가 넘으면 음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달걀노른자, 메추리알, 오징어, 돼지 간, 명란젓 등과 문어, 소라, 새우 등 콜레스테롤을 많이 함유한 음식은 피한다. 가공된 고기(베이컨, 소시지, 핫도그)도 마찬가지. 대신 달걀흰자, 콩, 두부, 생선 등과 잡곡, 콩류 등을 섭취한다. 술은 종류에 관계없이 2잔 이내로 제한한다.


고혈압을 막으려면 필히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 섭취를 낮춰야 한다. 하루 섭취량을 5~10g으로 맞춘다. 조개, 새우, 게 등은 소금이 많이 든 식품. 식사를 하는 도중에 간장이나 소금을 더 넣는 습관도 좋지 않다. 대신 식초나 레몬을 이용한다. 스포츠 음료도 나트륨이 들어 있어 경계 대상이며, 생선은 조림보다 구이로 먹는 게 좋다.

   (끝)

 

[‘한국형 당뇨’ 의 기습 08]
당뇨병도 수술로 치료한다
비만성 제2형 당뇨병 환자 80~90% 완치 효과 … 아직 검증은 안 끝나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당뇨병을 수술로 치료한다는 말을 들어본 일반인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을 비롯한 몇몇 병원에서는 수술로 당뇨병을 치료하고 있다. 배리아트릭(Bariatric.비만대사수술) 수술이 바로 그것.

 

위를 인위적으로 일정량 잘라내고 소장과 연결함으로써 먹는 음식의 양을 줄이는 이 수술은 원래 초고도 비만 환자(체질량지수 37kg/㎡ 이상)의 마지막 치료 수단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뜻밖에도 당뇨병이 있는 수술 환자 중 80~90%에게서 당뇨병이 치료되는 효과가 나타나자 체질량지수가 32~37kg/㎡인 고도비만 환자의 당뇨병 치료에 쓰게 된 것.

 

최근 당뇨병 환자에 대한 임상수술을 진행한 서울성모병원 측은 이에 대해 커다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비만외과 이상권 교수는 “고도비만 환자가 많은 서양에서는 1980년대 이후 비만대사수술을 시행하면서 체중 감소뿐 아니라 대사질환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더구나 예상치 못한 당뇨 완치 효과가 알려지면서, 비만한 당뇨 환자의 획기적인 치료 방안으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이 병원은 제2형 당뇨병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비만형 당뇨 환자의 치료에 이 수술이 희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만대사수술은 1980년대에 비만 치료를 위해 시행한 이후 수술 건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비만치료 측면에서 볼 때 50~70%의 부가 체중감소 효과가 나타나 기존 치료법보다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비만과 동반돼 나타나는 성인병, 즉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대사성 질환이 함께 개선되는 효과를 보이자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특히 제2형 당뇨병 완치 실적은 만성병, 즉 관리형 질병이라는 당뇨병의 개념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수술 후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저항성이 줄어드는 동시에 고지혈증, 고혈압이 호전되자 이런 기대는 더욱 커졌다.

 

수술 결과 섭취하는 음식섭취량이 줄어들자 비만이 해소되고 그 결과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이 호전됐다는 얘기다. 그런데 눈에 띄는 점은 수술 후 혈당 강하 효과가 체중 감소 현상 수일~수주 전에 일어난다는 사실. 이 때문에 비만 해결의 결과 혈당이 떨어진 게 아니라 비만 해결과는 다른 기전이 당뇨병 치료에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당뇨 환자와 체중을 줄인 당뇨 환자를 비교해본 결과, 수술을 한 당뇨병 환자의 혈당강하 효과가 더욱 극적인 것으로 나타나 이런 추측에 무게를 더했다.

 

살도 빼고 당뇨도 완치

임상연구 결과, 수술의 혈당강하 효과는 소장 점막에서 나오는 인크레틴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크레틴은 음식이 들어가면 소장 점막에서 분비돼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의 일종(30쪽 기사 참조). 더욱이 인슐린 분비에 50~60%의 기여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호르몬이다. 배리아트릭 수술 후의 급속한 혈당강하 효과는 수술로 음식물의 우회로를 만듦으로써 인크레틴의 주요 분비 장소인 소장에 음식물(영양분)이 더 빨리, 강하게 도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당뇨병·비만 수술센터의 당뇨병수술 장면.

이런 기전은 아직 더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혈당강하 효과가 인크레틴의 작용 때문이며 당뇨병과 대사질환에 큰 효과가 있다는 사실만큼은 여러 동물실험과 임상실험으로 뒷받침된다. 이와 관련, 여의도성모병원은 7월28일 국내 최초로 당뇨병·비만 수술센터를 열었다.

 

이 센터에서 실시하는 배리아트릭 수술은 루와이 위 우회술, 조절형 위 밴드 삽입술 등으로 체중의 감소와 유지는 물론,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을 외과적 수술로 치료한다.

 

센터에 따르면 루와이 위 우회 수술을 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 대부분의 평균 혈당치와 당화혈색소치가 정상치에 가깝게 돌아왔다는 것. 이 센터에서 루와이 위 우회수술을 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 36명 중 31명이 모든 당뇨 경구약과 인슐린 주사를 끊게 됐는데, 이들은 수술 전 평균 혈당치 204mg/㎗, 당화혈색소치 8.8%에서 수술 12개월 후 각각 113mg/㎗, 6.5%(정상치 7%)가 됐다.

 

또한 조절형 위 밴드 삽입술을 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 17명 중 6명은 수술 약 3개월 후부터 당뇨 경구약과 인슐린 주사를 중단했으며, 수술 전 평균 혈당치 185mg/㎗, 당화혈색소치 8.3%가 수술 12개월 후 각각 116mg/㎗, 6.6%로 떨어졌다. 여의도성모병원 관계자는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지 5~10년 된 환자들의 경우 수술 후 혈당조절이 더 잘됐다”고 설명했다.

 

모두에게 가능한 수술은 아니다

이 두 수술은 전체를 개복하지 않고 복강경 수술로 시행할 수 있어 회복 속도가 빠르고 수술 후 통증이 적은 것이 큰 장점이다. 입원 기간은 수술 후 2~5일. 수술 다음 날부터 거동이 가능하고, 음식 섭취는 위와 소장을 연결해놓은 부위가 검사를 통해 온전한 것이 확인되면 바로 시작할 수 있는데 대개 수술한 다음 날부터 가능하다.

 

18~65세의 비만성 당뇨병 환자는 수술 대상이 되지만 비만을 초래하는 내분비 질환(고인슐린 혈증, 쿠싱증후군, 다낭성 난소증후군 등)이 있는 사람이나 심한 정신과적 질환이 있으면 수술이 불가능하다. 물론 전신마취가 불가능할 만큼의 성인병이 있는 사람이나 임신부도 수술이 불가능하다.

 

서울성모병원 이상권 교수는 “국내 성인의 9.8%에 해당하는 약 300만명이 제2형 당뇨병 환자로 추정되며 복부비만이 많아 대사성 질환의 위험도가 높은 한국인에게 대사성 질환 치료 및 합병증 예방에 획기적인 외과적 치료방법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성인 비만 유병률이 31.8%에 달한다는 점(20세 이상 기준, 2005년)과 서구와 비교해 당뇨 유병률이 높다는 점, 당뇨병 환자가 정상인보다 비만한 비율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인 비만성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비만대사수술은 희소식이 될 듯하다.

   (끝)

 

[‘한국형 당뇨’ 의 기습 09]
단 음식보다 탄수화물이 더 문제 초기 혈당관리 고삐 당겨야
당뇨병에 관한 오해와 진실
박성우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당뇨병은 우리 몸의 여러 장기와 조직에 동시다발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며, 결과적으로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한다.

 

특히 제2형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2~4배나 높다. 심혈관계 질환은 당뇨병 환자 사망원인의 65~70%를 차지하는데, 구체적으로는 광범위한 동맥경화, 그중에서도 관상동맥질환, 심근허혈, 심근경색의 유병률이 높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그 주요 원인은 당뇨병에 대한 지식 부족, 대체식품만으로 당뇨를 조절하려는 태도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시중엔 당뇨병과 그 치료에 관한 잘못된 ‘상식’이 퍼져 있다. 일반인 사이에 오해를 빚기 쉬운 당뇨 상식을 정리해봤다.

 

 

#당뇨병은 생활습관만 개선하면 치료된다?

당뇨병으로 진단받기 전 우리 몸은 오랜 시간에 걸쳐 혈당조절 능력을 잃어간다. 당뇨병이 확진될 때는 인슐린이 혈당의 상승에 대응할 능력을 이미 잃거나 상당히 줄어든 상태다. 즉, 혈당을 정상 수준으로 유지하는 인슐린의 기능에 적지 않은 손상을 입었다는 얘기. 이럴 경우에는 생활습관만 고쳐서 당뇨병을 치료한다는 게 사실상 어렵다(좀더 정확히 말하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분해되지 않고 혈액에 남은 여분의 당은 독이 돼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더욱 저해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인슐린 분비능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췌장의 손상을 막으려면 혈당을 낮추는 약물치료를 반드시 해야 한다.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통해 혈당을 원하는 수준으로 감소시키고 췌장의 기능이 회복되면, 식이요법과 운동치료의 효과도 더욱 분명하게 나타난다.

 

운동과 식이요법은 전 당뇨 단계에서 상승한 당을 낮추기 위한 가장 중요한 치료방법. 그러나 이미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의 기능이 많이 소실돼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상태라면, 운동과 식이요법은 혈당을 정상 수준으로 조절하는 방법이라 말하기 어렵다. 어디까지나 혈당을 낮추는 능력을 보조하고 당뇨병 치료제의 효과를 배가하는 방법으로 이해해야 한다.

 

#당뇨병 치료제는 한 번 복용하면 평생 복용해야 한다?

진료실에서 환자들로부터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당뇨병 치료제는 한 번 복용하면 계속 복용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환자가 이 말을 하는 데는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하지 않으려는 ‘저항감’이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어떻게든 약물을 복용하지 않으려는 게 그들의 바람이다. 환자들은 당뇨병 치료제의 부작용에 대해 막연하고 근거 없는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과 마찬가지로 당뇨병은 평생 치료해야 하는 병이다.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하지 않고 운동과 식이요법으로만 혈당을 조절하겠다는 생각은 당뇨병에 대한 오해와 지식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다. 물론 당뇨병 치료제를 반드시 계속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적극적인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혈당이 조절되는 환자도 있고, 경구혈당 강하제를 복용하다가 혈당이 잘 조절돼 약을 끊는 환자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 환자의 경우 운동과 식이요법만으로 혈당을 정상 수준으로 유지시키기란 쉽지 않다. 이런 까닭에 환자의 대부분은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들은 공복에만 혈당을 체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식후 혈당은 대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실제로 식후 혈당을 포함해 24시간 동안의 혈당 추이를 살펴보면 금세 운동과 식이요법만으로는 혈당 조절이 쉽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를 보면 당뇨병 약 중에는 혈당을 낮추는 효과 외에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환자의 몸에 이로운 효과까지 주는 것들이 있다. 따라서 초기부터 운동 및 식이요법과 함께 경구혈당 강하제를 이용해 혈당관리를 시작하는 게 옳은 선택이다.

 

#단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만 당뇨병에 걸린다?

‘단 오줌을 싸는 병’이란 뜻의 ‘당뇨병(糖尿病)’은 한자의 뜻만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그럴듯하게 들리는 명제다. 실제로 일반인에겐 당뇨병이 설탕 같은 단것 때문에 생기는 질병으로 인식돼 있다. 하지만 당뇨병은 단것을 먹는다고 해서 유발되지 않는다. 달고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혈중 당의 농도가 높아지고 비만을 일으켜 간접적으로 당뇨병을 유발할 수는 있다.

 

그러나 단 음식이 직접적인 원인이 돼 당뇨병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단 음식을 먹지 않는다고 해서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당뇨병은 혈당을 낮춰주는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거나, 분비되더라도 비만 등으로 혈당을 처리하는 능력이 손상돼 나타나는 질병이다. 오히려 당뇨병의 원인으로는 유전, 비만, 스트레스 등을 들 수 있다.

 

혈당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영양소는 탄수화물(당질)이다. 탄수화물은 즉각적으로 혈당을 올리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은 식후 5분~3시간에 섭취량의 100%가 포도당으로 전환된다. 단백질이나 지방도 많이 먹으면 몸무게가 늘어 혈당조절을 어렵게 하는데 단백질은 3~6시간 후 58%, 지방은 8시간 후 10% 정도가 포도당으로 바뀐다.

 

우리가 탄수화물을 주로 얻는 음식은 밥, 빵, 국수, 떡, 감자, 고구마, 옥수수, 묵 등의 곡류와 과일이다. 이 밖에 설탕, 꿀, 시럽 등이 다량 첨가된 식품, 이를테면 과자와 사탕, 음료수에도 탄수화물이 함유돼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 한 끼에 한 공기 이상 먹지 말고 단맛이 강한 음식은 되도록 피하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젊어서 당뇨병에 걸리면 무조건 합병증이 온다?

젊은 나이에 당뇨병이 생겼다고 합병증이 올 확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 당뇨병 합병증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 두 가지는 혈당 조절의 정도와 당뇨병의 유병기간이다. 즉, 젊은 나이에 병을 얻었다고 해도 혈당조절을 잘하면 합병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남에 따라 당뇨병의 유병기간이 길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젊은 나이에 당뇨병이 생겼을 때는 좀더 엄격하게 혈당조절을 해야 한다. 특히 초기의 혈당관리가 장기적인 합병증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끝)

 

 

[‘한국형 당뇨’ 의 기습 10]
금연과 절주는 기본 거칠게 먹고 많이 걸을 것!
당뇨병 예방 생활 속 실천 10계명
박세은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병은 예고가 없다. 때를 맞춰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물론 징후라는 게 있지만 그건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것.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하는 당뇨병은 더 감지하기 어렵다. 초기엔 뚜렷한 증상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그러나 어느 정도 증세가 진행된 경우엔 치료에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다른 병보다 예방의 중요성이 더 크다. 더욱이 당뇨병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0가지 원칙만 지키면 적어도 후천적 당뇨병의 공격은 피할 수 있다.

 

정상 체중을 유지하라

비만은 모든 질환에 나쁜 영향을 주지만 특히 당뇨병의 주요 발병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인슐린의 혈당조절 기능이 감소하는 경우)시켜 고혈당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본인의 체중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라면 당장 감량을 시작해야 한다.

 

핀란드의 한 당뇨병 예방 관련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도 비만이 있는 환자 중 2년간 식사와 운동으로 평균 3.5kg을 줄인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4년 후 당뇨병 발생률이 58% 낮았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일흔이 넘은 고령에 대통령에 취임했지만 재임 기간에는 잘 짜인 식단과 운동 프로그램으로 체중을 철저히 관리해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었다.

 

명심해야 할 것은 비만한 사람은 공복 시에도 혈당 수치가 높아진다는 점. 24시간 내내 체내 혈액에 당이 넘쳐난다는 얘기다.

 

74~100mg/㎗가 정상 범위의 혈당치인데, 이를 넘어서면 관리 정도가 아니라 초기 치료 단계를 고려해야 한다.

 

하루 30분 이상 빠르게 걸어라

체중 감량과 별개로 운동은 당뇨병 발생 위험을 크게 감소시킨다. 일주일에 500kcal의 에너지 소비는 당뇨병 위험을 6% 떨어뜨린다는 보고도 있다. 하루에 30분 넘게 주 3회 이상 운동하길 권장한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어려운 사람은 평소 신체활동을 늘리는 습관이 필요하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고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등의 방법도 좋다.

 

운동을 하면서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를 수시로 점검해봐야 한다. 체질량지수는 비만을 측정하는 대표 지표로 키의 제곱을 체중으로 나눈 수치. 이 수치가 27 이상이면 비만이다. 또한 허리둘레로 복부(내장)비만을 알 수 있는데 남성은 90cm 이상, 여성은 80cm 이상이면 비만이다. 체질량지수는 정상인데 복부만 나온 당뇨형도 있으므로 운동으로 복부비만을 줄이는 데 신경 써야 한다.

   

평소 혈압을 체크하고 무조건 낮춰라

 

지금 당신의 혈압은 얼마인가. 여기에 답하지 못한다면 당장 점검하라. 고혈압과 당뇨는 함께 찾아오는 경우가 아주 많기 때문이다. 수축기 혈압이 130mmHg, 또는 이완기 혈압이 85mmHg보다 지속적으로 높다면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을 의심해야 한다. 고혈압 외에 다른 위험인자는 없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대사증후군이란 내당증장애(당뇨의 전 단계로 공복혈당이 100mg/㎗보다 높은 상태),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의 질환이 한꺼번에 오는 경우를 말한다. 즉 고혈압이 있다면 다른 증상을 일으키는 인자도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태어날 때부터 혈압이 높은 본태성 고혈압 가운데는 인슐린 저항성이 원인이 돼 나타난 경우도 있다.

 

 

고지혈증이 심하면 약물을 써서라도 잡아라

고지혈증도 당뇨와는 뗄 수 없다. 고지혈증은 지방성분인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혈액 내에 정상보다 많이 분포한 상태다. 보통 콜레스테롤 수치가 240mg/㎗ 이상이면 고지혈증을 의심한다. 고지혈증은 당뇨로 이어져 심장혈관계 질환까지 일으킬 수 있다. 역시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에게서 잘 발생한다. 동맥경화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진단을 받으면 식사요법과 운동을 하고 그래도 조절되지 않으면 적절한 약물을 투여해야 한다.

 

탄수화물은 식사 열량의 절반으로 줄여라

당뇨병이 염려되는 사람이라면 탄수화물 섭취에도 주의해야 한다. 포도당은 꼭 필요한 영양소지만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면 체중이 늘고 중성지방이 상승하기 쉽다. 탄수화물은 하루 총 섭취열량의 45~65% 이하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싱겁게 먹어라

반찬도 세심하게 살펴 섭취해야 한다. 한국인은 젓갈, 장아찌 같은 절인 음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짜게 먹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습관은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다. 하루 염분 섭취량을 1.8g 줄이면 2~4mmHg의 혈압을 낮춰 고혈압 발생을 20% 감소시킬 수 있다.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라면이나 칼국수 같은 음식은 탄수화물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소금도 많이 들어 있다.

 

거친 음식을 통해 충분한 섬유질을 섭취하라

 

매일 신선한 채소와 과일로 섬유질을 보충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섬유질은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낮춰 고지혈증을 개선한다. 섬유질을 매일 25g(토마토 150g 기준 5개) 이상 섭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위험인자를 확인하고 정기적으로 검사하라

 

한국인은 유전적으로 당뇨병 발생이 높은 인종에 속한다. 40세 이상이면서 위험인자가 없으면 2년마다 당뇨병 선별검사를 시행한다. 아래의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라면 매년 검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체질량지수 ≥ 23kg/m²
● 당뇨병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혈압≥140/90mmHg)일 경우
● 전 당뇨병이 있는 경우(공복혈당≥100mg/㎗ 또는 75g 당부하 검사상 2시간째 혈당이 140~199mg/㎗)
● 이상지질혈증(저밀도 콜레스테롤≤35mg/㎗ 중성지방·#51377;250mg/㎗)
● 임신성 당뇨병을 진단받았거나 4kg 이상의 거대아를 분만한 적이 있는 여성

 

금연하라

흡연은 암 발생률뿐 아니라 당뇨병 발생률도 높인다. 흡연이 인슐린 저항성과 내장지방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이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하루 담배 한 갑을 피우는 사람은 전혀 피우지 않는 사람보다 당뇨병 발생 위험이 1.7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절주하라

술도 당뇨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가벼운 음주를 하는 사람에게서 당뇨병 발생률이 낮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음주 문화는 대체로 ‘가벼운 음주’를 허락하지 않는다. 술자리가 있으면 보통 과음, 과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심각하다. 당뇨병을 피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어떤 핑계를 대든지 맥주 석 잔, 소주 두 잔이 넘는 과음은 피하는 게 좋다. (끝)

 

 

출처 : 환상의 C조
글쓴이 : 얼음꽃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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