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테크/심장관리

[스크랩] 심장병 세계 석학의 5가지 충고 - 와인의 효과? "한 두잔 술 심장병 예방 단, 맥주는 제외"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12. 23. 15:44

심장병 세계 석학의 5가지 충고

[임호준 기자의 닥터&클리닉] 게리 민츠 美 컬럼비아대 교수 인터뷰
와인의 효과? "한 두잔 술 심장병 예방 단, 맥주는 제외"
심장병 유발 제1 원인은? "유전성과 가족력"
스트레스는 어떤가? "원인 중 하나일 뿐 생활을 통합적으로 봐야"

▲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심혈관 중재술은 최근 십수년 간 아마도 가장 많은 생명을 살린, 현대의학의 백미(白眉) 중 하나다. 게리 민츠 교수는 그 백미의 백미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이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연구 업적을 쌓았으며, 가장 활발한 학회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런 그가 지난 21일 서울아산병원 비상근 외래 교수(adjunct professor)로 임용됐다. "미국재단(CRF)·유럽재단(EURO PCR)과 함께 세계 3대 심장혈관연구기구에 속하는 '한국심장혈관연구재단(CVRF)'을 이끌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박승정 교수 팀과 함께 보다 폭 넓은 임상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임용에 관한 그의 변(辯)이다. 그는 박승정 교수 팀이 10여 년 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심혈관 중재술 국제학회(앤지오플래스티 서미트·Angioplasty Summit)'의 공동 의장 자격으로 매년 한국을 방문해, 한국과 한국 의료계에 관해서도 매우 폭 넓은 이해와 정보를 갖고 있다.

인터뷰는 서울아산병원 3층 심혈관중재센터 회의실에서 진행했다. 한국 나이로 환갑을 넘겼지만 정열적이었고, 사진 취재를 위해 오랜 시간 '모델'이 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코가 크고 인상이 강렬해 '사진 발'이 좋다"는 사진 기자의 말에 "내가 원래 포토제닉(photogenic·사진 촬영에 적합)하다"며 가볍게 익살을 떨기도 했다. 
 

―명의는 사람 얼굴만 보고 병을 알아낸다고 한다. 평생 심장 혈관을 연구했으니 얼굴만 봐도 그 사람의 심장 혈관 상태가 보이지 않나?

"노(NO)! 난 점쟁이가 아니라 과학자다. 일반적으로 뚱뚱하면 심장병 발병 위험이 높다고 간주하는데 비만은 심혈관 질환의 여러 위험 인자 중 하나일 뿐이다. 빼빼 마른 사람 중에도 심장 혈관이 꽉 막힌 사람이 많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비만이 가장 중요한 심혈관 질환 위험 인자 중 하나지만 한국에서는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한국인의 식습관이 많이 서구화됐다지만 아직도 건강한 편이다. 한국사람을 보라. 얼마나 날씬한가?"

프랑스 사람이 기름진 음식을 먹는데도 심장병 발병이 적은 이유가 와인을 마시기 때문이라는 '프렌치 페러독스'가 한국에 알려진 뒤 한국에서 와인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적정량의 와인이 심장병 발병을 억제한다는 것은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다. 그러나 와인이 심장병을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와인 가격이 너무 비싸던데 프랑스가 정말 좋은 마케팅 전략을 개발한 것 같다. 와인뿐 아니라 다른 술도 적당히 마시면 심장병 예방 효과가 있다. 단 맥주는 탄수화물이 많아 예외다. 적정량은 차이가 있지만 2~3잔 정도지 않을까? 나도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할 때는 와인 한 두 잔 마신다."

―흔히 흡연, 고혈압, 고혈당, 고콜레스테롤, 비만 등을 심장병의 유발 요인으로 간주하는데 이 중 가장 위험한 것은 무엇인가?

"유전성이나 가족력이다. 어떤 사람은 아무리 열심히 운동하고 음식에 조심해도 심혈관 질환이 발병하고, 어떤 사람은 그 반대다. 때문에 (미국에서) 사망률 1위 질환에 대처하려면 가계(家系)를 잘 살펴야 한다. 그 다음으로 위험한 것은 당뇨병이다. 동맥경화의 직접적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흡연은 확실히 당뇨병만큼은 덜 해로운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은 일반적인 얘기일 뿐이다. 사람마다 위험 요인이 작용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요인이 더 해롭고 어떤 요인이 덜 해롭다고 말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스트레스는 어떤가? 한국에서는 심근경색증을 스트레스나 과로와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즉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흡연 같은 위험요인이 있는 상태에서 결정적으로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마치 화약에 불이 지펴지듯 터지는 것이라고 많이 생각한다.

"한국 사람만 스트레스가 많은 것은 아니다. 미국 사람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살지만 심근경색 등을 스트레스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물론 스트레스도 한 원인이 되겠지만 혈관이 건강한 사람은 아무리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도 심근경색이 생기지 않는다. 거듭 말하지만 심혈관 질환을 어느 특정 위험 요인과 관련해서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여러 요인들을 '통합적 시각'에서 바라보고 생활 전반을 통해 이 요인들을 관리해 나가야 한다."

―가슴 통증은 일상 속에서 가장 흔하게 느끼는 통증 중 하나다. 때문에 치명적인 '협심증 흉통'을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간과하는 사람이 많다. 생활 속에서 흉통은 도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특히 역류성 식도염 환자가 조심해야 한다. 역류성 식도염과 급성 심근경색증은 증상이 매우 유사해 구별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환자는 자신이 자신의 증상을 판단해선 안 된다. 흉통이 생긴다면 그것이 협심증 흉통인지 아닌지 여부부터 감별해야 한다."

―일단 심근경색증이 발생했다면 어떤 병원을 선택해야 하나?

"심근경색 환자에게 있어 1분 1초는 곧 생명이다. 따라서 심혈관 중재술(PCI)을 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무조건 가까운 병원만이 능사가 아니다. 병원에 도착하더라도 필요한 진단을 거쳐 PCI를 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어떤 병원은 의사와 장비가 항상 준비돼 있어 환자가 도착하면 즉각 시술이 가능하지만 어떤 병원은 의사를 부르고 장비를 다른 곳에서 빼 오느라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PCI 응급체계를 갖춘 곳은 체코다. 체코에선 심근경색 환자의 약 90%가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고 생명을 건진다. 덴마크도 응급의료기관간의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워낙 영토가 넓다 보니 심근경색이 발생해도 PCI를 받지 못해 생명을 잃는 경우가 많다. 한국도 PCI 응급체계가 비교적 잘 갖춰진 편인데 지방은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고 들었다. 정부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응급시스템이 잘 갖춰진 센터를 선발해 협업 체계를 마련하고, 의료의 질까지 통제해야 한다. 체코나 덴마크와 같은 체계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기관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중재술 이야기만 했는데 중재술은 재발률이 높다는 것이 단점이다. 재발 등을 감안하면 차라리 수술을 받는 것이 더 좋을 때도 있지 않나?

"그렇다. 경우에 따라 중재술보다 수술이 더 좋다. 일반적으로 관상동맥 여러 곳에서 협착이 일어난 경우는 중재술보다 수술이 적당하다. 그러나 중재술의 재발률은 약물을 코팅시킨 스텐트 등의 발달로 과거 20~30% 수준에서 요즘 4~5%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요즘은 혈관의 여러 곳이 막힌 경우에도 중재술을 시도해 보는 추세로 옮겨가고 있다. 중재술이 재발의 부담이 있다면 수술은 전신마취의 위험이 따르고 수술 직후 뇌졸중이나 감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또 수술을 받더라도 혈관의 병은 계속 진행되므로 두 번째 수술을 받아야 할 때는 더 위험해 진다. 또 수술 후 1년 내에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도 10% 정도나 된다. 따라서 중재술을 받을 수 있다면 중재술을 받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다."

 

―중재술 분야에선 현재 어떤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것들이 더 개선되리라고 전망하나?

"일단 스텐트가 더 발전해야 한다. 중재술 후 혈전이 생기는 원리를 좀 더 이해해야 하고, 이를 막는 새로운 스텐트의 개발도 필요하다. 특히 혈전 생성에 관여하는 혈소판에 대한 연구가 중요하다. 항 혈소판 약물은 심장 발작을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하므로 새로운 항 혈소판 약물의 개발도 시급한 실정이다. 좀 더 넓게 보면 혈압과 혈당을 조절하는 새로운 약물도 필요하다. 재미 있는 사실이 있다. 최근 심혈관 질환의 진행을 억제하는 고밀도콜레스테롤(HDL)을 올려주는 신약에 대한 임상연구가 있었는데 HDL은 올려주지만 사망률이 높아져 연구가 중단되었다. 그러나 HDL을 올려주는 신약이 언젠가는 개발될 것으로 본다. 그렇게 되면 심혈관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관상동맥 초음파가 주 전공인데 어떻게 쓰이는 지 설명해 달라.

"관상동맥 초음파는 관상동맥 내부의 동맥경화 상태를 더욱 정밀하게 진단하는 매우 유용한 도구이다. 한국에서 심혈관 중재술을 받는 환자의 30% 정도가 관상동맥 초음파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검사를 하면 협착 부위를 치료할 것인가 말 것인지, 치료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치료할 것인지, 스텐트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넣을 것인지 등을 알 수 있어, 중재술의 결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좀 쉬운 얘기를 해 보자. 어떻게 하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지, 거두절미(去頭截尾)하고 얘기해 달라.

"우선 아스피린을 복용해라. 심혈관 질환의 위험요인이 없는 사람이라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박승정 교수가 '한국에선 50세 이상에게 일반적으로 아스피린 복용을 권고한다'고 말하자) 개인적 생각으로는 50세도 늦다. 좀 더 일찍 복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도 아주 젊었을 때부터 아스피린과 스타틴(콜레스테롤 강하제)을 복용하고 있다. 스타틴은 전문의약품이지만 개인적 생각으로는 환자가 아닌 일반인도 복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에선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250 이상인 경우에만 콜레스테롤 약이 보험 혜택을 받는다고 하는데 국민건강을 생각하고 아울러 국가 전체 의료비 지출을 줄이려면 기준을 더 낮춰야 한다. 일반적으로 저밀도콜레스테롤(LDL)이 100 이상이면 스타틴을 복용하기 시작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의 비상근 외래 교수로서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

"박승정 교수 팀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 박 교수 팀은 약물 코팅 스텐트와 '좌주간부 중재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최근 박 교수가 세계 최고 권위의 NEJM에 두 차례에 걸쳐 논문을 발표해 세계 석학들이 그를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살려 박 교수 팀이 더 훌륭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서로 돕고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박 교수 팀과 함께 임상연구를 실시할 예정인데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몇몇 중요한 연구과제들을 선별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겠다."

※ 5가지 충고

1.
당뇨병 있는 사람은 특히 위험하다. 조심하라
2. 혈압·콜레스테롤·흡연·비만 같은 위험요인들을 통합 관리하라
3. 위험요인 없더라도 50세 이전부터 아스피린 복용하라
4. 저밀도콜레스테롤(LDL) 100 이상부터 약물치료 시작하라
5. 자기 병을 자기가 판단하지 말라


→심혈관 중재술

돌연사를 초래하는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은 심장 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세 가닥의 혈관이 동맥경화증으로 좁아지거나 막혀 초래된다. 이 때 좁아지거나 막힌 혈관을 넓혀주는 기술이 '심혈관 중재술'이다. 허벅지나 손목 부위 혈관으로 가는 관을 넣어 막힌 심장 혈관 부위까지 밀어 올린 다음, '스텐트'라 부르는 금속 그물망을 사용해 막힌 부위를 넓혀 주는 방법이다. 이 기술이 개발되기 전엔 가슴을 열고 허벅지 등에서 떼어 낸 혈관으로 막힌 심장 혈관을 우회(迂廻)하는 통로를 만들어 주는 대수술을 받아야 했는데, 중재술의 발달로 우회로 수술을 받는 환자 수가 크게 줄고 있다.

게리 S. 민츠(59)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세계 최고 심장 과학자 중 한 사람이다. 관상동맥 초음파 기술에 관해서는 독보적 권위를 인정 받고 있다.

심혈관 질환 연구를 주도하는 '미국 심장혈관연구재단(CRF)' 공동 대표를 맡고 있으며, 세계 최고 심혈관 중재시술 연구학회인 'TCT 심포지움'을 21년째 주도하고 있다.

심혈관 질환에 관한 595편의 논문을 발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연구 업적을 쌓고 있다. 'NEJM(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 '순환(서큘레이션)' '미국심장학회지' 등 11개 의학 저널의 '논문 심사위원(Peer Reviewer)'이다.


/ 임호준 헬스조선 기자 hjlim@chosun.com

 

  • 2009.04.28
출처 : 환상의 C조
글쓴이 : 얼음꽃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