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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때문에 죽지는 않지만, 고혈압이 죽는 병을 유발시킨다」 고혈압의 위험에 대해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고혈압을 「病(병)」으로 알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고혈압은 病이 아니다. 하지만 많은 病을 일으키는 위험 요인이다. 고혈압이 무서운 이유가 이 때문이다. 血壓(혈압)은 혈액이 혈관 속을 흐르고 있을 때, 혈관 벽에 미치는 側壓(측압)이다. 보통 동맥 혈압, 모세관 혈압, 정맥 혈압으로 구별되는데, 일반적으로 말하는 혈압은 동맥 혈압이다. 동맥 혈압은 심장 박동에 의해 변동한다. 일반적으로 血壓은 심장으로부터 동맥으로 밀려나오는 혈액량과 혈관을 지날 때 혈액이 받는 저항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출혈 등으로 혈관 내의 혈액량이 감소하면, 심장에서 밀려 나오는 혈액량이 적어져서 혈압이 낮아진다. 반대로 수혈에 의해 혈관 내의 혈액량이 증가하면, 혈압이 상승한다. 혈압은 낮과 밤에 따라, 또 육체적·정신적 컨디션에 따라 매번 다르다. 하루에 혈압 수치가 60~70씩 차이가 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통상 정상 혈압은 낮에는 120mmHg (최고 혈압)/80mmHg(최저 혈압), 밤에는 90mmHg/60mmHg이다. 일반적으로 40代 이상의 성인 중에서 낮 혈압이 140mmHg/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본다. 육체적이나 심리적으로 몸이 힘들다고 느끼면 혈압은 올라간다. 예를 들어 100m 달리기처럼 전력 질주하는 그 당시에는 혈압이 220mmHg/80mmHg까지 올라간다. 역도 선수가 역기를 번쩍 들어 올리는 순간 450mmHg/130mmHg까지 오르기도 한다. 한번 혈압이 오르면 여자는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짧지만, 남자는 그렇지 않다. 하루 중에서 혈압이 가장 낮을 때는 새벽 2시경, 깊은 수면에 빠졌을 때다. 우리나라 40代 이상의 성인 중에 25%가 고혈압에 해당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80세 이상은 70~80%가 고혈압이라고 보면 된다. 연령이 높아갈 수록 고혈압이 많은 이유는 혈관도 신체 노화와 마찬가지로 늙기 때문이다. 고혈압의 증상은 불행히도 없다. 흔히 「머리가 아프다」, 「목이 뻣뻣하다」, 「뒷골이 당긴다」는 증상을 호소하며 혈압이 올라간 것 같다고 얘기하는 환자가 많다. 하지만 당시의 혈압을 측정해 보면, 대부분의 경우는 혈압 수치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의학계에서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이 고혈압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표현한다. 고혈압의 증상이 없듯,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다. 전체 고혈압 환자의 90%가 특별한 원인이 없다. 이를 「本態性(본태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이차성 고혈압」은 이유가 있는 경우인데, 전체 환자의 10%에 불과하다. 이차성 고혈압의 원인은 신장이다. 신장 혈관에 이상이 생기면, 고혈압이 생긴다. 고혈압은 유전적인 요인이 거의 없다. 고혈압으로 뇌졸중이 발병해 부모가 사망한 경우에 뇌졸중 자체는 유전이 될 수 있지만, 고혈압 자체는 유전이 되지 않는다. 「혈압×맥박수」는 심장의 부하 정도를 알 수 있다. 결국 혈압, 맥박수가 생명의 기준이라는 얘기다. 앞서 전력 질주를 하는 순간의 최고 혈압이 220mmHg라고 했듯이, 정상 혈관은 혈압 수치가 아무리 높아져도 터지지 않는다. 터지는 혈관은 문제가 있는 혈관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혈관이 터지는 것이 아니라, 혈관 내의 지방층이 터지면서 혈소판에 달라붙어서 일시적으로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특별히 잘 터지는 혈관이나 부위가 있다. 하지만 혈관의 모양은 개인별로 모두 다르기 때문에, MRI(자기공명영상법)를 찍어도 알 수 없다. 혈압약은 죽을 때까지 복용 원인도 모르고, 아무 증상도 없는 고혈압을 꼭 치료해야 하나? 그렇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여러 가지 심각한 합병증이 생기기 때문이다. 협심증·심근경색증·심부전증·뇌졸중 등 대부분의 순환기 질환이나 만성 신부전증을 초래하고, 시력 장애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고혈압의 치료는 크게 非약물 요법과 약물 요법으로 나눌 수 있다. 非약물 요법만으로도 가벼운 고혈압을 조절할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복합적인 치료를 한다. 고혈압을 조절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약을 먹는 것이다. 하지만 고혈압 치료 약제의 종료가 워낙 많고, 약에 따라 다양한 작용과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환자의 고혈압 정도, 고혈압 이외에 환자가 앓고 있는 질병, 환자의 직업, 연령 등을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 주로 쓰이는 약제로는 이뇨제, 칼슘지로한제, ACE 억제제, ARB 수용체 차단제, 베타(β) 차단제, 알파(α) 차단제 등이 있다. 약은 환자 개개인의 심장 모양에 따라, 혈관의 경직도에 따라 다르게 처방되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서 복용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혈압약은 소위 「죽을 때까지 꾸준히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약 한 알이 평균 혈압 수치를 4~6mmHg정도 낮춰 준다. 일부 환자들 중에는 혈압약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혈압약은 소화기 장기에 대한 부작용이 거의 없다. 害(해)보다는 得(득)이 훨씬 많은 약이므로 반드시 먹어야 한다. 보통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평온한 상태일 때, 두 차례 혈압을 측정해 진단을 한다. 평소에는 혈압이 120mmHg/ 80mmHg으로 정상인데, 병원에만 들어서면 140mmHg/ 90mmHg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의사의 흰색 가운을 보면, 자기도 모르게 순간 혈압이 오르는 환자들이다. 「白衣(백의) 고혈압」이라고 하는데, 이런 환자들은 병원에 들락 거리는 일 자체가 스트레스일 수 있다. 반면에 병원 진료실에서 측정하면 혈압이 높지 않은데, 평소 활동을 할 때에는 혈압이 높은 환자도 있다. 「가면 고혈압」이라고 하는데, 의학계에서는 전체 인구의 10%가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혈압 측정 순간에는 정상이지만, 실제는 고혈압인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자신의 몸을 방치하면 위험해질 수 있다. 고혈압 환자, 체중 줄여라 병원에서는 고혈압으로 의심되는 환자들에게 가정 혈압기를 이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24시간 동안 혈압을 관찰할 수 있는 기기인데, 본인의 혈압 변화도를 가장 정확히 알 수 있는 장치다. 혈압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것은 1896년 이탈리아의 리바로츠라는 사람이 혈압계를 발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리바로츠는 1897년, 콩팥에서 혈관을 수축하는 「안지오텐신」이라는 물질이 분비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결국 그는 혈관의 수축 물질을 억제하고, 혈관에 걸리는 압력을 적게 하면 혈관의 노화가 서서히 진행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혈관 연구는 美國이 제2차 세계대전 후 전승국이 되면서, 국민 건강에 관심을 갖게 돼 더욱 활발해졌다. 고혈압이 여러 病의 원인이 됨을 밝힌 것은 최근 들어서의 일이다.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체중을 줄이는 것이다. 체중이 늘면 혈압이 올라가고, 체중을 줄이면 혈압이 내려간다는 것이 여러 차례 임상 결과에서 밝혀졌다. 고혈압과 음식의 상관 관계는 약하다. 고혈압 환자가 음식을 짜게 먹으면 건강이 악화되지만, 음식을 싱겁게 먹는 사람 중에도 고협압을 앓는 사람이 많다. 흔히 고혈압과 당뇨를 같이 앓는 사람들이 많은데, 당 수치보다 혈압을 먼저 신경 써야 할 정도로 고혈압은 위험한 증상이다. 고혈압은 동·서양인의 차이도 없다. 다행인 점은 우리나라의 혈압약 값이 선진국의 10분의 1수준이라는 점이다. 고혈압으로 판정되면 우선 체중을 줄이고 의사의 처방에 따라 꾸준히 혈압약을 복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 고혈압 예방 수칙 1. 밤과 낮을 바꿔 생활하지 말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중요하다. 2. 규칙적인 생활을 해라. 3. 小食하라. 4. 체중을 줄여라. 5. 음식과 상관도가 낮지만, 되도록 자극성 있는 음식을 피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