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10여년간 양극화가 심화되어 중산층이 엷어지고 저소득층으로 전락한 서민층이 증가했다.
특히, 자활의지는 있으나 신용등급이 낮아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저신용층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주가회복, 국가 신용등급 전망 상향 등 경기회복 신호가 곳곳에 나타나고 있어 대기업 등은 봄을 맞이하고 있지만, 서민층은 여전히 한겨울을 보내고 있다.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은 상대적으로 대출이 쉬운 불법사금융 등을 이용하게 되고 이에 따라 높은 이자부담과 불법 추심행위에 시달리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올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합법적인 등록대부업체에서만 약 5.2조원을 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등 기존 제도권 서민금융회사들이 2000년대 초반 소액신용대출 부실 등으로 그동안 PF대출 등 고위험‧고수익위주의 영업에 치중한 결과 전통적 서민금융기능을 원활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간 정부는 신용회복지원, 저금리 전환대출 등 다양한 서민금융대책을 시행해 왔으나, 경기침체로 크게 늘어나고 있는 서민금융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
이에 따라 정부와 소액서민금융재단은 서민금융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면서 저소득층‧저신용층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을 대폭 확대하는 대책을 마련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휴면예금을 재원으로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소액서민금융재단」을 (가칭)『미소금융중앙재단』으로 확대‧개편하여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중추적 기관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은 마이크로 크레디트 정책방향 결정, 사업의 가이드라인 설정, 미소금융 수행법인에 대한 자금지원, 컨설팅, 교육훈련, 지원정보의 통합관리 등 미소금융사업 총괄을 담당한다. 이 재단은 지역별 미소금융수행 법인(미소금융 ㅇㅇ지점) 및 지부 설립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200~300개의 전국적인 마이크로 크레디트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재계‧금융권 등도 개별적으로 미소금융재단을 설립‧운영토록하고, 이 경우 미소금융중앙재단에의 기부금을 재단에 배분하여 미소금융사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지역별 미소금융법인은 미소금융중앙재단으로부터 대출재원(초기에는 3~5억원) 및 일정수준의 운영비를 지원받아 직접 대출 및 회수, 자활컨설팅, 상담업무를 수행한다. 지역법인은 지역내 사회공헌도가 높고 사회봉사의지가 있는 대표자 1명, 직원 2~5명으로 구성되고 자원봉사 취지를 감안하여 대표자는 무보수․명예직, 경험 많은 금융회사 퇴직자 등 기간요원은 월100만원 이하, 청년 자원봉사자는 최소한의 실비를 지급하도록 한다. 제 1단계(‘09.12월~’10.5월)로 전국에 20~30개 정도의 지역법인을 설립하고, 제 2단계(‘10.6월~)로 기 설립 지역법인의 지부 확대 및 신규법인 설립 등을 통해 200~300개 규모의 전국적인 네트워크로 확대할 계획이다.
둘째, 재정지원 없이 향후 10년간 총 2조원이상(금년중 약 3천억원)의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10년간(‘00~’09) 마이크로 크레디트 기금 조성‧지원 규모(1,480억원)의 13배 이상에 달한다. 재계(전경련 소속회원기업) 기부금 약 1조원과 휴면예금 출연금(7천억원)을 포함한 금융권 기부금 1조원 이상으로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셋째, 청년․금융회사 퇴직자 등 자원봉사자 위주로 운영인력을 채용하여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저변을 확대하고자 한다. 전국 200~300개의 지역법인에 법인당 2~5명 수준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하도록 하고, 일정기간 봉사한 청년에 대해서는 취업시 추천서 발급 등을 통해 우대할 계획이다. 본인이 희망할 경우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의 핵심인력인 자활컨설팅 전문인력(RM)으로 성장할 수 있고, 나아가 본인이 대표자가 되어 지역법인도 신설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넷째, 미소금융사업의 마이크로 크레디트 지원내용으로는 영세사업자 운영자금, 전통시장 상인대출, 프랜차이즈 창업자금, 일반창업자금, 공동대출, 사회적기업 지원자금 등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 창업자금은 이번 미소금융사업에서 최초로 시도되고 기존 마이크로 크레디트 수행기관에는 없는 내용이다. 지원내용은 앞으로도 더 발굴하여 추가할 예정이다.
이번 미소금융사업 시행으로 자활의지가 있으나 신용도가 낮아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저소득‧저신용층 및 영세사업자의 자활을 제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10년간 약 20~25만 가구 이상의 저소득층들이 미소금융사업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재계와 금융권이 저소득층의 자활지원을 위한 자금을 기부하고, 직접 미소금융사업을 수행함으로써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을 이행하고 금융회사 퇴직자․청년 자원봉사자 등이 미소금융사업에 참여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본다.
민간차원의 전국적 대규모 사업이 최초로 시도되는 만큼 12월 본격 시행시까지 준비를 철저히 하여 한국형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성공모델로 정착시키도록 해야 한다. 이번에 우리나라 마이크로 크레디트를 “아름다운(美) 소(少)액대출” 미소금융으로 이름지었고 캐치프레이즈는 “스마일 어게인(smile again)”으로 정한 만큼 미소금융중앙재단은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서민들이 다시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배준수 금융위원회 중소서민금융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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