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서 편력은 한비야씨로 인해 촉발되었다고 해도 거짓이 아니다. 고등학생 때 이 책, 저 책 많이 읽긴 했지만 대학교에 올라와선 그 흐름이 끊겼으니까. 그러다 한비야씨의 책을 접하고서 많은 책을 읽게 되었고 독서를 하는 게 시간 낭비가 아닌 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왜 그런 이야기를 하냐고? 오늘도 우연히 한비야씨의 「그건, 사랑이었네」를 읽고 있으니까. 새삼 과거의 기억이 나서 그런 거다. 이 책엔 신앙인의 면모가 유독 도드라져 보이고 지금껏 읽은 책의 그 이야기들이 그대로 담겨 있어서 좀 식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무언가 나보다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더 많이 사신 분의 이야기이기에 깨달음을 주는 부분들도 있다. 여기에선 더욱이 책들을 추천해주고 계신다. 그 책들 중에 내가 읽은 책은 딱 두 권 뿐이더라. 서로 관심이 있는 책이 다르니까 그런 거겠지. 어쨌든 그 덕에 2010년을 장식할 독서목록을 얻은 셈이다. 그런데 그것에 이어 ‘나라면 과연 어떤 책을 추천할까?’하는 생각이 들더라. 나도 나름대로 독서를 좋아하니까. 이렇게 추천 도서를 고르며 올해 내가 어떤 독서를 해왔나 알아볼 수 있으니 그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핸 70권이 약간 넘는 책을 읽었다. 전반기엔 그렇게 많은 책을 읽진 못했다. 도보여행도 하며 이것저것 바빴으니까. 하반기가 되어서야 많이 읽어 70권을 채울 수 있었던 거다. 내 독서 목록을 살펴보니, 소설, 수필, 철학 등 다양한 방면의 책들을 읽은 게 눈에 띈다. 하지만 저자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은 한계겠지. 그리고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은 것도 많고. 하지만 어쩌랴, 사람도 만날 때마다 느낌이 다르듯이 책도 마찬가지인 것을.
책 추천 기준은 나에게 영향을 준 정도이다. 짜릿한 충격을 주어 정신없이 읽게 만들었고 그로 인해 나의 삶의 기준을 조금이나마 바꾼 책들을 선별한 것이다.
「개밥바라기별」은 빼놓을 수 없다. 한 소년의 성장담을 통해 짜여진 각본을 박차고 나설 수 있는 젊음의 패기를 보았으니까.
「죽은 시인의 사회」도 마찬가지였다. 젊음은 자신의 길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었다. 더욱이 교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좋은 역할 모델이지 않을까.
「추방과 탈주」는 구조적인 현실의 문제를 진단하고 거기서 어떻게 벗어나고 자신의 길을 개척할 수 있는 지 보여주는 역작이었다.
「동화 밖으로 나온 공주」는 환상과 착각에 빠질 때 우리의 삶이 얼마나 불행한지 보여주었다.
「대한민국 史1~4」헝클어진, 한 쪽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치우친 국사의 현실을 보여주고 두 발로 서서 역사를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애틋한 과거의 모습, 과거사를 통해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
「연금술사」그건 자신의 신화를 찾아가는 모험이다. 그 이야기 속에 나의 꿈이 영글더라.
「도올선생중용강의」,「노자와 21세기 1~3」올해 건진 최고의 작품이다. 늘 피상적으로 읽었던 중용의 참맛과 노자의 참맛을 통해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알 수 있게 되었고 책 읽는 재미도 오랜만에 느끼게 해줬으니까.
9권으로 추려보았다. 나에게 의미 있었다고 다른 이에게까지 꼭 그러리란 보장은 없을 것이다. 단지 나에게 그랬듯이 다른 이에게도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는 정도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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