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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협상, 제대로 할수록 빠져드는 재미가 쏠쏠

명호경영컨설턴트 2010. 5. 8. 07:29

협상, 제대로 할수록 빠져드는 재미가 쏠쏠
기사입력: 07-12-18 18:16   조회1589  
‘빨리 끝내자’던 모의협상, 막상 시작하니 ‘시간 더 달라’ 아우성


지난 달 모 일간지에는 ‘한국인 내 주장 앞세워 협상력 꼴찌’라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KOTRA가 글로벌 협상 전문가인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켈로그(Kellogg) 경영대학원의 진 브렛(Jeanne Brett) 교수에게 의뢰해 한국, 일본, 중국, 미국,독일 등 16개국 경영자 245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다. 글로벌 경쟁 시대, 협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소 충격적이다.

그러나 조사 결과를 보고 한국인의 ‘고집쟁이’ 기질만 탓할 수는 없다. 그 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이 협상의 본질과 가치를 깨달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일 수 있다. 또는 자신의 협상습관을 냉정히 분석해볼 기회가 없어서일 수도 있다. 본지에서는 세계경영연구원 협상스쿨에서 수많은 강의를 진행했던 이계평 이사의 칼럼을 통해 한국인의 협상모습을 들여다 본다. (편집자주)


“아니, 모의협상을 1시간 30분씩이나 끌고 갈 필요가 뭐 있어요? 30분 만에 끝내고 돌아갑시다.”
“아, 빨리 끝내고 집에 가서 쉽시다”
“그럽시다, 단순히 연습인데, 뭐!”
 
IGM 협상스쿨의 첫날 교육 현장. 그 날 마지막 일정인 모의협상이 시작될 때면 여기 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50번 가까이 모의협상을 진행하면서 필자가 관찰하게 된 공통된 현상이다. 누군가 한 학생이 앞서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서로 짜고 빨리 협상을 진행하려 한다.직장을 다니면서 받는 교육이니 피곤할 것이다. 직장인들에게 ‘교육’이라는 단어는 학생 때처럼 여전히 부담스러운가 보다.
 
사실 처음 모의협상을 진행했을 때에는 초반 분위기에 상당히 당황했다. 어떻게 하면 ‘집에 가자’ 분위기를 가라앉힐 수 있을까 고민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다. 수강생들이 빨리 끝내자고 서두르는 모습을 볼 때마다 필자는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진다. 왜냐고? 일단 20분만 지나면 수강생들의 분위기가 180도 바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시작할 때는 빨리 끝내자던 사람들이 막상 협상에 임하게 되면 열띤 분위기의 토론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른다. 그러다 보면 주어진 1시간 30분이 짧다며 시간을 더 달라는 경우가 속출한다.이런 결말을 아는 지금은 그저 웃으며 “집에 빨리 가려면 협상을 빨리 타결하셔야 합니다”라는 당부만 한다.
 
협상, 알고 보니 재미있네
교육에 지쳐있던 사람들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협상이 재미가 있다는 점이다. 협상 시나리오 자체가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내용이다. 예를 들어, 건설회사가 쇼핑몰을 개발해 할인점에 임대하는 과정에서의 협상 시나리오를 보자. 쇼핑몰을 임대하는 쪽에서는 임대료를 높게 받으려고 할 것이다. 할인점 측은 어떻게 해서든 임대료를 깎으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얼마가 적당할까? 협상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상황을 가정하고, 계산은 최대한 간단히 해서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그러다 보면 참여자들은 ‘이거, 협상 해 볼만 한데?’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이러한 자신감에서 출발한 재미가 참여자들의 집중을 이끌어낸다.
 
두 번째, 협상과정에서 자존심과 경쟁심이 발동하기 때문이다. 모의 협상에서는 두 팀이 각각 한 쪽 회사의 입장을 맡아 협상에 임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상대방을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IGM 협상스쿨에서 가르치는 ‘협상의 10계명’ 중 하나가 ‘내가 이기고 상대방이 지는 협상을 하지 말고 서로 이길 수 있는 윈-윈 협상을 하라’이다. 다들 모의협상을 시작할 당시에는 차분하게 ‘협상의 10계명’을 마음에 되새기며 협상을 진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30분 정도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협상에 열중하게 되면서 방금 배운 것보다는 평소 몸에 익은 습관이 나타난다. 직업 전선에서의 경쟁에 익숙한 참여자들에게는 하루 4시간 교육만으로 가르침이 몸에 배기는 힘든가 보다. 결국 ‘빨리 끝내기’보다는 ‘보다 나은 결과 얻어내기’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서로 원하는 바를 얻어내고자 열띤 토론을 하다 보면 어느새 예정된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세 번째, 최후의 방법으로 준비한 ‘직접 당부의 메시지’가 효력을 발휘할 때도 있다. 가끔 일부 수강생들이 일찍 끝내기 위해 서로 짜는 경우가 있다.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지 않고 그냥 양보만 하면서 협상을 마치려는 것이다. 아직 30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조짐이 보이면 강사가 넌지시 그 협상 팀에 편지를 전달한다. 편지는 회사의 CEO들이 협상팀원들에게 당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보를 하더라도 목적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이런 편지가 전달되면,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찔려서’인지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고 다시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게 된다. 미션 달성을 위해 노력하면서 모의협상의 재미가 제대로 느껴지기 시작한다.
 
네 번째, 독특한 피드백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IGM 협상스쿨의 모의협상에서는 캠코더로 모의 협상과정을 촬영하고, 2일차 교육에 그 협상과정을 다시 보면서 분석하고 서로 토론하는 과정을 갖는다. 그러다 보니 참석자 입장에서는 진지해질 수 밖에 없다. 대강 협상에 임하면 다음 날 비디오에 여실히 드러난다. 참여자들은 스스로의 체면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진지하게 참여한다. 비디오 분석을 할 때면 참여자들은 화면으로 보는 자신의 모습이 낯설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한 듯, 호응이 높다.
 
협상은 생활 속 곳곳에 있다
수업을 마칠 때쯤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어느새 모의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바로 앞서 제시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러한 이유들 저편에는 ‘협상의 중요성과 가치’라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모의협상 과정에서 ‘협상의 가치’를 자신도 모르는 새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만약 모의협상에 참여하는 것이 ‘별 가치가 없다’고 생각된다면, 참여자들은 건성으로 협상을 할 것이다. 그리고 빨리 끝내는 데에만 열을 올릴 것이다.
 
우리 생활 속 어떤 상황에서든지 우리는 협상을 한다. 물건 값을 깎을 때나 친구와 대화를 할 때에도 협상은 우리를 움직이고 상대방을 움직이고 있다. 내가 누군가의 입장이 되어 협상을 진행하다 보면 내 일상 습관들이 되살아 나게 된다. 그리고 어느새 가상현실은 ‘내 일’처럼 다가온다. ‘내 일’인 것처럼 협상하는 과정을 통해 협상하는 자신의 모습을 재발견하고, 문제점을 고침으로써 새로운 방법들을 익힐 수가 있다. 우선 자기 자신의 협상습관부터 들여다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으로써 협상의 참 재미와 가치를 깨닫게 될 것이다.

출처 : 꿈을 향하여~
글쓴이 : 푸른구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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