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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김치만두전골

명호경영컨설턴트 2011. 1. 21. 10:12

품안의 자식이라고 했던 가. 열 여섯 살의 딸아이는 친구와 같이 쇼핑을 하겠다며 우리와의 동행을 거부하더니 급기야는 영화도 친구들과 보겠다며 아예 우리는 같이 볼 후보 명단(?)에 조차 끼워 주지 않는 게 아닌가.

 

분기탱천한 우리 부부,
'일요일 조조로 셋이서 같이 보러가자'고 덜컥 말은 했는데 뒤늦게 이성을 찾고 보니, 아홉 살 늦둥이를 어쩔 것인가. 할 수 없이 나는 영화 보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투덜거리면서.

"큰아이가 일곱 살이나 어린 동생말고 쌍둥이로 낳아주었으면 친구처럼 같이 놀 수도 있고 좋았을거라며 아쉬워하던 마음 알겠네. 쌍둥이로 낳았으면 이럴 때 얼마나 좋아. 넷이 같이 갈 수 있을 테니."

 

전형적인 아침형인 남편에 의해 9시 조조를 보러 간 두 사람을 배웅하고는 늘어난 허리 살과 영화 보러 가지 못해한 섭섭한 마음을 함께 해결하려 훌라후프를 돌리는데 우리의 늦둥이 불난 집에 기름을 붇는다.

 

"어머니, 뚱뚱한 사람은 피하지방이 많아 체온조절이 잘 안되기 때문에 땀을 흘려 체온조절을 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땀을 많이 흘리는 거예요. 어머니가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어금니 꾸욱 깨물면서 대답하는 내 심정을 누가 알랴?
"알아. 피하지방이 많아서라는 거. 쉽게 말해 뚱뚱하다는 거 아냐?"
"네, 맞았습니다. 짝짝짝."

 

이럴 때는 먹어야 해. 맛있는 거 잔뜩 먹는 게 최고야.
'올 때 돼지고기 200g, 냉이, 느타리버섯, 팽이버섯 사서오세요'
영화관에 있을 남편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런 날은 시원한 국물의 「김치만두전골」해 먹고 이 꿀꿀한 기분을 확 날려보내는 거야.

 

비록 태극기는 휘날리지 못했지만 주방에서 김치포기라도 펄럭여야지.

 

겨울 김치와 봄 냉이가 어우러진 시원하고 향긋한 「김치만두전골」맛에 태극기 대신 내가 날아갈 것 같은 이 기분.

 

"늦둥이 우리 아기, 고마워. 쌍둥이로 낳았더라면 둘이 같이 쇼핑 가고 영화 보러 간다고 우린 끼워주지도 않았을 텐데. 하루 종일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는 네가 있어 행복하다는 거 너 아니?"

◇재료=김치, 만두 속 재료(돼지 고기 다진 것 200g, 두부½모, 마늘 다진 것, 파 다진 것, 소금, 후추), 육수, 냉이, 당근, 스팸(햄), 떡국, 느타리버섯, 팽이버섯, 대파, 소금
◇만들기=①달군 냄비에 멸치를 넣어 볶은 후 물을 부어 살짝 끓기 시작할 때 다시마를 넣어 육수를 만든다.

②으깨어 물기를 뺀 두부, 돼지고기, 마늘, 파를 소금과 후추로 간하여 만두 속 재료를 만든다. 이 때 부추, 양파 등 좋아하는 야채를 넣으면 된다.

③속 재료를 반 숟가락 정도 떠서 만두피 대신 양념을 털어 낸 배추김치로 돌돌 말아 싸서 김치만두를 만든다.

④당근과 스팸은 손가락 두 마디(5㎝) 정도의 크기로 썰고, 느타리버섯도 비슷한 크기로 찢고 팽이버섯은 밑 둥을 자른다.

⑤준비한 재료들을 전골냄비의 가장자리에 넣고 냄비 가운데에 김치, 냉이, 대파 썬 것을 층층이 넣는다.

⑥육수를 붓고 살짝 끓기 시작하면 불린 떡국을 넣고 다시 한소끔 끓으면 소금으로 간을 한 뒤 약한 불에서 뭉근히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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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2월 26일 매일신문 요리 칼럼

출처 : 모성애결핍증환자의 아이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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