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테크/음식세상

[스크랩] 상추쌈 샤브샤브

명호경영컨설턴트 2011. 1. 21. 10:11

내 일을 하면서 살림도 똑 부러지게 잘하고 아내로서 엄마로서 어디 한군데 흠잡을 데 없는 사람으로는 살 능력이 내게 없다는 걸 안다.

 

그런 나에게 남편은 가끔 불만을 이야기한다.
'사람이 모든 일을 다 잘할 수는 없어. 어디에 더 중심을 두느냐는 것인데, 제발 살림에 신경 좀 써.'


남편의 말처럼 내 일에 욕심이 많다 보니 일이 먼저 일 때가 많다.

난들 왜 미안한 마음이 없겠는가? 요 며칠 유난히 그런 마음이었다.

 

새벽에 멀리 있는 지방으로 출근하는 남편에게 졸린 눈으로 구겨진 넥타이를 건네주었건 만 화내지 않고 너무 구겨진 거 아니냐며 한마디하며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서 일 많은 아내에 대한 측은지심이 담긴 것을 보고 미안했었다.

 

봄이 되었건만 얇은 스타킹을 준비해두지 못해 아침 등교 길에 사 신으라는 말에 괜찮다며 싱긋이 웃던 큰 아이를 바라보며 미안했었다. 학교 선도부장이 복장위반을 하게 생겼건만 아이는 이제 엄마를 더 챙길 만큼 훌쩍 자라있었다.

 

발이 덥다며 샌들을 사달라고 조르는 작은 아이에게도 며칠 째 '엄마가 시간이 나면'을 연발하며 미루며 미안했었다. 


고기 좋아하는 큰 아이, 상추쌈과 국수를 좋아하는 작은 아이, 아내의 정성을 바라는 남편, 이 세 사람에게 혼자 바쁜 척 허둥대며 사는 내가 한꺼번에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요리 상추쌈 샤브샤브.

 

온 가족이 둘러앉아 갖은 재료로 한번에 다양한 맛을 즐기기에 딱 제격이다.

끓는 육수에 쇠고기, 새우, 야채, 버섯 등을 살짝 데쳐 먹는 이것은 여러 재료들의 고유의 맛과 영양을 고스란히 섭취할 수 있어 더 없이 좋다.

 

고소한 된장소스에 찍어 맛나게 먹는 가족들을 바라보며 밥 맛 잃기 쉬운 봄날에 쓴 보약보다 낫다며 스스로에게 '좋은 엄마, 좋은 아내'라고 위로의 말을 전해본다.


◇재료= 샤브샤브용 쇠고기, 배추, 부추, 깻잎, 청경채, 미나리, 상추,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새우 살, 육수(멸치, 다시마, 가다랭이), 검은깨, 된장소스(땅콩버터 100g, 통깨 2큰술, 일본된장 2큰술, 간장 2큰술, 육수 1컵, 설탕 2큰술, 식초 4큰술, 참기름 2큰술, 소금 약간), 고춧가루 약간, 사리용 우동


◇만들기=①쇠고기는 샤브샤브용으로 준비하여 한 장씩 떼서 접시에 담는다.

②멸치는 냄비에 기름을 두르지 않은 상태에서 살짝 볶은 뒤 다시마와 함께 물을 부어 끓인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다시마는 건져내고 3∼4분 정도 더 끓인 뒤 가다랭이포를 넣어 끓으면 체에 받혀 육수를 만든다.

③느타리버섯은 가늘게 찢고, 팽이버섯은 밑 둥을 잘라낸다.

④배추와 깻잎은 1㎝정도의 너비로 채 썰고 미나리와 부추도 적당한 길이로 자른다. 청경채는 밑 둥을 자르고 상추는 작은 것만 골라 씻어 물기를 빼둔다.

⑤된장소스는 준비한 재료들을 섞어 믹서기에 간다.

⑥반 숟가락 정도의 밥을 상추에 얹고 검은깨를 뿌려 준비한다. 이 때 상추가 너무 크기 않도록 작은 것으로 준비한다.

⑦접시에 재료를 모아서 담고 식탁에서 국물을 끓이며 재료를 넣어서 익혀 소스를 찍어 먹는다.

⑧고기와 야채를 먹은 후 사리용 국수를 넣어 끓인다. 이 때 해물을 넣으면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고춧가루를 살짝 풀면 느끼하지 않고 개운한 국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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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월 22일 매일신문 요리칼럼

출처 : 모성애결핍증환자의 아이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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