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컨설팅 성공 10계명
최근 경영 환경의 불안정성이 증대됨에 따라 외부의 전문 기관에 컨설팅을 의뢰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으나 컨설팅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준비 없이 추진할 경우, 소기의 성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
컨설팅 시장의 빠른 성장
컨설팅 시장의 급속한 성장은 비단 우리 나라의 경우뿐만 아니고 세계적인 추세로 보인다. 컨설팅관련 전문 조사 기관인 Kennedy Research Group의 자료에 의하면 전세계 컨설팅 시장 규모는 97년 현재 620억불, 우리 돈으로 약 62조원에 이르며 나라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매년 10~30%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컨설팅 시장이 이처럼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꼽고 있다.
첫째, 기업 조직의 슬림화 추세이다. 80년대 후반부터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기업들의 다운사이징의 여파로 특히, 지원 부서를 중심으로 기업의 조직과 인원이 대폭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전 같으면 기업 내부에서 수행했을 시장 조사, 인력 관리, 전략 기획 등의 일들이 외부의 전문 기관에서 아웃소싱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둘째, 새로운 시장의 등장이다. 동구, 아시아 등 신흥 개발 도상국에서의 경제 발전으로 인해 이들 지역에 위치한 기업들의 컨설팅 수요가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몇 해전만 해도 미국 국내 시장이 전체 컨설팅 시장의 60-70%를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해외 시장의 비중이 거의 절반에 이르고 있다. 일찍부터 해외로 눈을 돌린 Mckinsey사의 경우 해외 시장 매출이 미국내 매출을 넘어선지 오래다. (<표1>참조)
셋째, 글로벌화의 진전이다. 자국내의 갖가지 보호 장벽이 사라짐에 따라 기업 경영 환경의 불안정성이 높아져 M&A나 외환 관리 등 첨단 위험 관리 기법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있다. 또한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시장 정보나 시장 진입 및 현지화 전략 등의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AT&T는 몇 해전 해외 영업 강화를 위해 한 해 동안 무려 3억5천만 불에 가까운 돈을 컨설팅사들에게 지불하였는데 이 금액은 AT&T가 자랑하는 Bell 연구소의 1년 연구 개발 예산의 거의 세배에 가까운 막대한 규모다.
넷째, 지속적인 신상품의 출현이다. 컨설팅사들은 제조업 못지 않게 R&D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거의 매년 새로운 경영 기법을 개발,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핵심 역량(Core Competence) 전략, VBM(Value-based Management), 전략적 아웃소싱(Strategic Outsourcing), 지식 경영(Knowledge Management), 기업 생태계(Business Ecosystem) 구축 등이 리엔지니어링 이 후 컨설팅사들의 새로운 인기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컨설팅은 문제 해결 활동
그렇다면 기업들은 왜 컨설팅을 받는 것일까? 미국 경영컨설팅협회에 따르면 경영 컨설팅이란 “전문적인 훈련과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기업 경영상의 정책, 프로세스, 방법상의 문제점을 연구, 분석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이 컨설팅을 받는 것은 당면한 경영상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외부의 전문가를 통해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직면하는 문제는 크게 발생형, 탐색형, 설정형의 3가지 유형으로 나뉘어 진다.
첫째, 발생형 문제는 기업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공장의 불량률이 목표 수준보다 높게 나온다면 이것은 기업의 입장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된다.
둘째, 탐색형 문제는 기업이 기존의 목표 대신, 보다 도전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국내 시장에서 비록 시장 점유율 1위라는 목표를 달성하였지만 세계 수준의 제품 개발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하였을 경우 현재 수준과 세계 수준간의 갭을 줄이는 것이 기업의 당면 과제가 될 것이다.
셋째, 설정형 문제는 기업 환경의 변화로 인해 완전히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개방화와 세계화에 따라 기존의 사업 방식으로 더 이상 경쟁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사업 구조를 조정하거나 새로운 비전과 전략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문제들은 기업 스스로도 해결할 수 있으며 또한 그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내부에서 추진할 경우 적합한 전문 지식을 가진 인재를 내부에서 찾기가 쉽지 않을 뿐아니라 설사 있다하더라도 유사한 업무를 반복해온 컨설팅사의 전문가들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거나 시급을 다투는 사안의 경우, 컨설팅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발생형 문제와는 달리 탐색형 문제나 설정형 문제 해결의 경우 기존의 관행과 사고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관점과 시각이 요구될 때가 많다. 그러나 이를 내부에서 추진할 경우 기존의 논리에 얽매이기 쉽고 특히 일부 계층의 양보나 희생이 필요한 경우, 변화에 대한 저항이 나타나는 것이 조직의 일반적인 모습이기 때문에 컨설턴트와 같은 제 3자의 객관적인 시각이 기업에게는 매우 유용할 수 있다.
효과적인 컨설팅을 위한 10가지 지침
지식 경제 시대에는 컨설팅에 대한 맹목적인 무용론이나 만능론 보다는 외부의 전문가도 기업 자원의 하나로 파악하고 필요할 때 이를 적절히 활용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현재 컨설팅을 받고 있거나 앞으로 계획중인 경영자라면 다음의 사항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1.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라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컨설팅도 일종의 투자다. 이것은 두 가지 의미에서 해석될 수 있는데, 기업의 다른 투자 활동과 마찬가지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꼭 해야 한다는 것과 반드시 투자를 상회하는 수익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막연히 '우리 회사의 경영 실적이 안 좋으니 좀 봐달라'거나 '새로운 혁신 기법을 한 번 도입해 볼까'라는 식으로 컨설팅을 의뢰해서는 안된다. 정확하게 우리 회사의 문제가 무엇이고 무엇을 컨설팅 받을 것인지를 명확히 한 후 컨설팅을 의뢰해야만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2. 유행에 휩쓸리지 마라
컨설팅 회사들은 항상 새로운 상품을 제시하며 기업들에게 ‘우리에게 컨설팅을 받기만 하면 기업의 성과가 향상될 것’이라고 유혹한다. 특히 요즘 같은 불황기에 이러한 제안에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 경영자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상당수 경영 기법의 경우 용어만 다르지 이미 과거에 나온 개념을 재구성한 것이 많다. 예를 들어 90년대 컨설팅 업계 최대의 히트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리엔지니어링도 사실은 60년대에 이미 제시된 이론을 체계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 평가도 있다.
경영학자인 Drucker는 “경영자란 15세 소녀와 같이 유행에 민감해서 다른 회사가 새로운 경영 혁신 기법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이를 자기 회사에도 적용하고 싶어한다”라며 일부 경영자들의 행태를 꼬집은 바 있다. 따라서 경쟁 기업이 쓰고 있거나 유행하고 있는 특정 기법을 맹목적으로 도입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해결 방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3. 적절한 파트너를 선택하라
현재 국내에는 외국계 컨설팅사를 포함하여 1000여 개 이상의 컨설팅 업체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일부 경영학과 교수 그룹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이중에는 물론 한 두 사람이 모여 간판만을 내건 업체도 있으므로 보다 신중한 선택을 요한다.
'한국적 상황'이라는 문화적인 차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일본 기업들은 외국의 유명 컨설팅사보다는 자국의 컨설팅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일본경제신문사가 최근 일본의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본경영컨설팅실태조사’에서 일본의 컨설팅사들이 컨설팅사 평가 상위 10 개사 중 1위를 포함해 7 개사가 선정된 것도 실력과 함께 문화적인 차이가 컨설팅의 성패에 중요한 요인임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한 지명도 보다는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강약점, 그리고 무엇보다 컨설턴트의 프로젝트 수행 경력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자사의 문제 해결에 가장 적합한 회사를 선택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4. 컨설팅의 범위를 명확히 하라
일반적으로 컨설팅 경험이 없거나 적은 기업일수록 한 번의 컨설팅에서 많은 것을 얻으려는 조급증을 보인다. 따라서 컨설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컨설턴트에게 계획에 없거나 본래 목표에서 벗어나는 다양한 요구를 해 오기 일쑤다. 결국 이러다 보면 시간은 시간대로 소모되고 컨설팅도 본래의 궤도에서 벗어나 방향을 잃기 마련이다. 따라서 컨설팅 초반에 작업의 범위와 최종 목표에 대해 컨설턴트와 충분히 협의하고 이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컨설팅의 범위를 좁힐수록, 목표를 분명히 할수록 보다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성이 큰 해결책이 제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5. 최고의 직원으로 팀을 조직하라
최근의 경영 컨설팅의 추세는 컨텐트(Content) 컨설팅에서 프로세스(Process) 컨설팅으로 바뀌고 있다. 단순히 해결책만을 제시해 주는 종전의 컨텐트 컨설팅과는 달리 프로세스 컨설팅은 문제 해결 과정에 고객을 참여시킴으로써 스스로 변화를 체험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획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컨텐트 컨설팅이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라면 프로세스 컨설팅은 직접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따라서 컨설팅은 조직 학습의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학습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프로젝트는 반드시 외부의 컨설턴트와 내부의 직원으로 함께 팀을 이루어 진행시키는 것이 좋다. 이때 내부의 팀 구성원은 반드시 일정 수준 이상의 경험과 실력을 갖춘 유능한 사람을 풀 타임으로 투입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능력있는 사람이 부족할 뿐 아니라 현업 부서에서 사람을 빼오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프로젝트 종료 이후에 컨설팅의 성과를 사내에 효과적으로 전파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내부 컨설턴트의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6. 추진 팀에게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라
컨설팅을 진행하다 보면 일부 부서의 경우 자기 부서의 문제점이 노출될 것을 두려워하여 분석에 필요한 자료를 그때그때 확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비싼 돈을 주고 고용한 컨설턴트를 자료 찾는데 시간을 허비하게 한다면 회사의 입장에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컨설턴트들이 보다 부가 가치가 높은 분석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인적, 물적 지원은 물론 업무 추진에 필요한 권한을 확실하게 보장해 주어야 한다. 프로젝트의 중요도에 따라서는 임원급 인사를 팀 멤버로 배치함으로써, 팀의 위상에 무게를 실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7.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라
대부분의 컨설팅에서, 최고 경영자의 지속적인 관심이 성공의 관건이 되는 경우가 많다. 직원들은 항상 최고 경영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목하기 마련이다. 만약 직원들이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최고 경영자가 별 관심이 없다고 생각할 경우, 그 프로젝트가 제대로 실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따라서 1주일에 한 번,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적어도 한 달에 2번 정도는 프로젝트 팀과 만나 작업 진행 상황을 확인함으로써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을 표방할 필요가 있다. 팀과의 지속적인 커뮤케이션은 프로젝트 진행 중에 새롭게 발견된 사실이나 긴급히 추진해야할 사항을 바로 바로 조치할 수 있게 함으로써 프로젝트 진행 중에도 가시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등 프로젝트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8. 나름대로의 해답을 준비하라
일반적으로 최고 경영자는 회사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다. 그리고 특정 분야의 전문가라기보다는 제너럴리스트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특정 분야의 전문가인 컨설턴트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결론만 내려 달라는 식으로 무조건 의지하려는 모습을 보이기 쉽다. 그러나 비록 시간이 없고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니더라도 같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입장에서 나름대로의 분석과 사고를 통해 문제 해결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자신의 결론과 컨설팅사의 결론을 비교하고 논쟁하는 과정에서 문제 해결에 대한 확신과 실행에 대한 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두 차례의 보고만으로는 전후의 정황을 정확히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며 이러한 상태에서 제시된 해결 방안의 타당성에 대한 확신이나 실행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란 힘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자신도 확신하지 못하는 일이 어떻게 조직원의 공감을 얻고 또한 실행력을 가질 수 있을 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9. 조직원의 공감과 참여를 확보하라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보안을 이유로 프로젝트가 비밀리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보안의 대상은 경쟁사이지 내부의 직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보나 각종 소식지, 사내 방송 등 가능한 모든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활용하여 프로젝트의 내용과 진척 사항을 그때그때 사내에 전파해야 한다. 또한 제안이나 현상 공모, 공청회 등의 방법으로 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 만약 직원들이 내부의 정상적인 경로보다는 언론 등 외부에서 프로젝트에 관련된 정보를 먼저, 그리고 더 많이 듣게 된다면 그 프로젝트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직원들에게 소외감과 함께 ‘니들끼리 어디 한 번 잘해 봐라’는 식의 냉소주의를 만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에 대한 대안은 컨설턴트가 제시하지만 이를 실제 행동에 옮기는 것은 결국 내부 구성원들이다. 따라서 컨설턴트의 방향 제시와 더불어 기업내 조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룰 때 컨설팅은 비로소 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10. 일관성있게 추진하라
마지막으로 컨설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일관된 추진이다. 아무리 좋은 대안도 실행 단계에서 흐지부지 된다면 의미가 없다. 80년대 후반과 90년 대 초반 많은 기업들이 혁신을 추진하였지만 성공보다는 실패한 사례가 더 많았다. 한가지 혁신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캠페인성으로 남발했기 때문이었다. Bain에서는 매년 전세계 최고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경영 기법 활용 실태를 조사하고 있는데 <표2>에서 보듯이 외국 기업들의 경우 동일한 경영 기법을 수년간 일관되게 실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융합이 이러한 여백의 기회(White-space Opportunity)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냄으로써 산업의 지도를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폭넓게 수용할 수 있는 체제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폭넓은 참여는 전략의 실행력을 높이는 부수적인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다.
자료: Business Week ---최우열 | 주간경제 4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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