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을 낳은 ‘우울한 뇌’…‘예술가와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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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회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아지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한국인 100명 중 1명은 우울증 진단을 받는다고 한다.
자살의 80% 이상이 우울증 때문이라는 통계가 있듯 우울증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정신분석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특이하게도 우울증이 ‘창조성’을 발휘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 죄책감에 시달린 고흐… 아버지에 분노한 피카소… 고흐의 ‘감자를 먹는 사람들’은 가난한 농부 가족이 희미한 호롱불 밑에서 거친 손으로 감자를 먹고 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천부적으로 자신에게 도덕적으로 지나치게 가혹했던 고흐는 죄책감에 시달릴 때마다
가난한 농부를 그리는 것을 면죄부로 삼았다.
죄책감이 심해지면 고흐는 사람들이 비난하는 환청이 들렸고 자신을 때리며 뒹구는 발작 증상까지 보였다.
전남대 의대 정신과 이무석 교수는 지난달 31일 열린 대한우울·조울병학회에서 “고흐는 발작이 끝나면 작품에 대한 영감이 물밀 듯 밀려왔다고 회고했다”며
“우울증에서 잠시 벗어나면 남다른 창조성을 발휘해 10년 간 1500여 점의 그림을 남겼다”고 말했다.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 ‘게르니카’에는 사람과 동물의 몸이 우악스럽게 절단돼 있다. 어린 시절 피카소는 이와 비슷한 악몽을 자주 꿨다.
화가였던 아버지가 비둘기를 그리기 위해
아들에게 비둘기 시체에서 내장을 꺼내 박제를 만드는 일을 시켰기 때문.
서울대 의대 정신과 조두영 명예교수는 “비둘기 시체를 붙들고 있던 충격과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뇌에 함께 자리 잡아
공격성이 자극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묘하게도 어린 시절의 상처가 ‘게르니카’ 같은 창조적인 그림을 낳게 한 것이다.
● ‘피터 팬’ 쓴 배리, 문호 헤밍웨이도 우울증 예술가 중에는 소중한 대상을 잃어버린 감정적 고통을 극복하면서 창조성을 발휘한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사람이 동화 ‘피터 팬’을 쓴 영국 작가 제임스 배리.
배리가 6세 때 둘째형이 사고로 죽었다. 어머니는 슬픔에 싸여 다른 자식들에게 무관심해졌다.
배리는 형의 죽음에 대한 충격과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박탈감을 동시에 느껴야 했다.
어른이 돼서도 죽은 형을 떠나 보내지 못해 항상 우울해했다.
이런 감정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배리는 ‘피터 팬’을 썼다. 영원히 자라지 않고 무능한 어른을 물리칠 수 있는 남자 아이를 ‘창조’해낸 것.
포천중문의대 구미차병원 신경정신과 성형모 교수는
“‘노인과 바다’를 쓴 미국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우울증을 앓았다”며
“우울증으로 복잡한 감정들을 경험하고 나면 다른 사람보다 생각이 깊어져
뛰어난 소설이나 시를 창작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 어려움 극복 과정서 창조성 발휘 예술가의 뇌가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뇌와 비슷하다는 견해도 있다. 김혜남신경정신과의원의 김 원장은 “일반인의 뇌는 수많은 자극 가운데 필요한 것만 선택해 받아들이지만
정신질환 환자의 뇌는 자극을 걸러내지 못해 모든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예술가 역시 색채나 형태의 변화 등 일반인이 알아채지 못하는
미미한 자극에도 예민하다”고 설명했다.
우울증을 겪고 난 뒤 창조성이 꼭 예술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김 원장은 “우울증 환자들이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문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조성이 발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
출처 : Joyful의 뜰
글쓴이 : Joyfu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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