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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송인섭의 공부 병법] 언어 능력은 공부의 기본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9. 12. 10:55

[송인섭의 공부 병법]
 
언어 능력은 공부의 기본

      

"저것 좀 가져와." "그거 했어?"

잘 생각해보자. 혹 아이에게 하는 말의 대부분이 지시 대명사로 가득차 있는 건 아닌지. 지적이고 아름다운 글일수록 지시 대명사나 지시 형용사보다 고유명사와 보통명사가 많다. 대화 역시 마찬가지다.

의사소통이 잘되는 대화에는 앞에 언급된 단어를 받는 지시 대명사가 적다. "저것 좀 가져와"하는 대신 "안방 책상 위에 있는 가위 좀 가져오렴"하고 말하는 게 훨씬 이해하기 쉽다. "영어학원 숙제 했니?"가 "그거 했니?"보다 알아듣기 쉬운 것도 당연하다. 물론 맥락에 따라 "영어 학원 숙제는 했니?"하지 않고 "그 숙제는?"이라고 해도 말이 통할 때가 있다.

부모의 정확한 문장 구사는 비단 의사소통에만 긍정적인 게 아니다. 아이 언어 발달에도 부모의 언어 사용 습관이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 어릴 적부터 다양한 어휘에 노출될수록 아이 언어 능력은 발전하게 된다. 명령형보다 "이렇게 해주겠니?"하는 식의 간청형과 존대형을 사용하는 것도 자녀의 사고력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아이는 수동적 객체가 아니라 능동적 주체로 느낄 때 적극적으로 사고하기 때문이다.

언어능력이 뛰어나면 국어와 영어만 잘할 것 같지만 그 이상이다. 언어능력은 수학 과학 사회 등 전 과목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언어 능력은 곧 사고력이기 때문이다. 미국 언어학자 촘스키는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언어 습득 능력(LAD·Language Acquisition Device)을 지니는데 이 능력은 0∼13세에 가장 활발히 발전한다고 했다.

언어 발전의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는 초등학교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 공교육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정에서 이뤄지는 언어학습 훈련이 중요하다. 가정에서의 언어학습은 공부라는 인식 없이 공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성과 학습동기를 높일 수 있다.

부모와의 대화 뿐 아니라 책읽기, 일기쓰기 등 집에서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언어개발 훈련은 많다. 특히 일기쓰기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소재를 글로 표현해보는 경험으로, 고차원적 사고 능력의 밑거름이 된다. 더불어 인내심과 성실성을 키우는 것은 물론 매일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자기주도학습 능력도 발달시킨다.

주의할 점은 부모가 자녀의 일기쓰기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다. 자녀가 써놓은 일기에 대해 오타나 띄어쓰기, 문장의 비논리성을 수정하는 첨삭 지도를 한다면 자녀들은 일기쓰기를 숙제로 인식하고 흥미를 잃어버릴 것이다. 때론 지켜보는 인내가 지도보다 중요하다.

 

 

 



-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  -

 

 

 

 

출처 : 내고향 옹달샘
글쓴이 : 옹달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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