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원래 살아가면서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理相)을 실현하려고 의식주를 비롯한 학문 예술 종교 법률 경제 등 외적 물질적인 문명을 계승 발전시켜 나간다. 문화란 이에 대하여 인간의 내적 정신활동의 소산(所産)을 지칭한다. 때로는 문명과 문화를 혼용하기도 하나 학문적으로는 문명을 물질문명으로, 문화는 정신문명으로 구분하여 쓰는 것이 일반적이고 여기서도 그런 면을 강조하여 기술(記述)하려 한다.
현대인들은 급변하는 물결에 휩쓸려 자신을 지탱하기 힘들어한다. 문밖엔 고층빌딩이 즐비하고 지하철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으며, 황금의 위력이 모든 것을 밟고 서 있다. 안에서는 가족 모두가 제 일에 밀려 옆도 돌아볼 틈이 없고 피곤데 지쳐 정겨운 대화는 끊어진 지 오래다. 그래서 우리 마음속에는 영혼이 살아 있는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響愁)와 소박한 개성이 돋보이는 자연스런 리듬에 젖은 시간과 공간을 희원(希願)하고 있다.
이런 전통을 이어가고 내가 남과 다름을 알 수 있는 길이 차를 마시는 일이다. 촉박함 속에 여유가, 기계적 사유(思惟)속에 인간미(人間味)를, 조직의 일원이 아닌 나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차를 마시기 시작한 것이 150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문화적 사관(史觀)이 뚜렷하게 자리 잡지 못하고 있음도 사실이다.
먼저 시작한 분들이 꾸준히 노력했으나 그 사료(史料)가 지극히 제한적인 현실 때문에 바탕이 빈약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우리 선인들의 차생활의 실상과 그 사상적 측면을 고찰하여 오늘의 차생활에 귀감으로 삼고, 올바른 정신적 유산을 확립해서 후대에 전하여, 우리 차문화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진다.
[출처;茶와 함께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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