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차(茶)를 좋아하는 오래된 친구가 한 명 있다. 바로 김종환. 업무상 조언을 얻기 위해 오랜만에 그 친구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워낙 차(茶)에 대해 관심이 많고 좋은 차를 많이 갖다고 소문이 나 있는지라 앉자마자 나는 업무는 뒤로 하고 갖고 있는 차 중에서 가장 좋은 차를 내달라고 했다.
종환씨는 "그래, 제일 좋은 차 줄게"하면서 냉장고를 열었다. 냉장고 안에는 이름도 다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종류의 차(茶)들이 빽빽이 들어 있었다. 그의 사무실은 회사 사무실보다는 마치 찻집(茶房)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차와 잔들 또한 구비되어 있었다.
![]() |
▲ 찻집을 방불케 하는 많은 찻잔들. |
ⓒ2004 조선희 |
대학교 3학년 때 일본을 방문했었다. 그때 오사카 대학의 이사장 집에 초대 받아 녹차를 마셨던 기억이 나서 친구에게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친구는 그것이 '말차'라고 하면서 우리를 위해 말차를 정성스레 만들어 주었다. 말차는 일본 사람들이 만든 차로 어린 고품질의 잎을 아주 곱게 빻아서 만든 차를 말한다. 외관상으로는 마치 우유를 섞은 것 같아 우리는 '녹차 카푸치노'라고 이름 붙였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정말 양질의 말차를 마시면서 우리는 해야 할 일마저 잊었다.
![]() |
▲ 정성스런 말차 만드는 과정 |
ⓒ2004 조선희 |
차는 차나무에서 나온 잎을 가리키는데 그 종류로는 우리도 잘 알고 있는 홍차, 우롱차, 녹차 등이 있다. 요즘 접할 수 있는 국화차, 장미차, 과일차들은 '퓨전차'라고 할 수 있다.
![]() |
▲ 색상이 고운 국화차와 장미차. 중국에서 가져왔다고 합니다. |
ⓒ2004 조선희 |
찻잎을 생산하는 나라를 보면 중국, 일본, 한국, 베트남, 인도, 타이 등이다.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 나라가 거의 아열대 기후이므로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 난 차 맛을 따라올 수 없다고 한다.
종환씨는 '자아' 차를 "해남 대흥사 일지암 여연 스님께서 직접 만드신 최고의 차"라며 자랑했다. 이 자아차는 1년에 한 번 정도 만들어진다.
![]() |
▲ 해남 대흥사 일지암 여연 스님께서 직접 만드신 최고의 차 '자아' |
ⓒ2004 조선희 |
![]() |
▲ 우리 나라에서 다포(茶布: 차 보자기)를 가장 많이 그리신 수안 스님의 그림. |
ⓒ2004 조선희 |
![]() |
▲ 서옹 종정 스님의 다포. |
ⓒ2004 조선희 |
차도 마시고 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예정보다 긴 외출이었지만 모처럼 친구 덕분에 오랜만에 생활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고맙다, 친구야.
![]() |
▲ 국화차. 이름만큼, 모습만큼 향기로운 차였다. |
ⓒ2004 조선희 |
'코리아테크 > 전통차,한방차,녹차,차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깊은 맛을 우려내는 `골든 타임` (0) | 2008.09.15 |
---|---|
[스크랩] 우리 茶 우리 文化 (0) | 2008.09.15 |
[스크랩] 홍차이야기!! (0) | 2008.09.15 |
[스크랩] 차. 다기 (0) | 2008.09.15 |
[스크랩] 도자기와 차 (0) | 2008.0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