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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GP506]이 영화가 기대되는 이유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9. 27. 16:51

<GP506>의 중간수사결과 발표

 

영화 3월 4일 오늘, 판도라 TV를 통해 국내 최초로 'UCC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오후 5시 아트선재센터에서 진행된 " 중간수사결과 발표"(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전세계 영화 마니아들과 함께 했다는 점에서, 의 제작발표회는 그 자체로 영화 홍보 마케팅의 업그레이드를 몸소 보여주는 장이 되었다. 한정된 장소에서 기자들만을 위한 잔치로 머물렀던 영화 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생중계 방식을 통해 관객과 영화인이 직접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장으로 확장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 제작발표회는 의미가 있다.

"중간수사결과 발표"는 GP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함께, GP506에 대한 브리핑, 그리고 사건현장 동영상 - 메인 예고편 공개와 메이킹 필름 공개가 이루어 졌으며, 이와 함께 GP506 미니어쳐와 사진전 등은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네티즌과 영화인이 실시간으로 주고받은 인터뷰는 영화 시작전에 관객과 영화제작자들간의 피드백을 형성시킴으로 보다 더 영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 

 

 

"중간수사결과 발표" 때 공개된 등장인물 사진과 GP506초소 미니어쳐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방송인 백지연씨의 사회로 문을 연 의 제작발표회는 실제로 한국에 존재하고 있는 GP라는 공간을 다큐멘터리 식으로 설명하며, 영화의 허구를 현실세계로 끌어 들인다. "아무나 들어올 수도 없고, 나갈 수도 없는 곳"이라는 영화의 카피처럼, 대한민국 현역출신 중 일부는 분명 이곳에서 군복무를 했을 GP(guard post, 최전방 경계초소)는 일반인은 물론 군복무를 마친 이들에게도 전혀 알려지지 않은 폐쇄공간이다. 전 앵커우먼이었던 백지연씨의 음성으로 듣는 GP에 대한 소개, 그리고 이어지는 군수사관의 "GP506에 대한 브리핑"은 허구의 GP506라는 공간을 단번에 현실에 존재하는 공간으로 탈바꿈 시켜 놓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영화의 메인 예고편 공개와 1년여 간 진행되어온 영화의 메이킹 필름등은 보고싶은 배우의 모습과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영화의 한 부분을 몰래 훔쳐보는 재미로 긴장감을 더한다.

 

러나, 이 영화가 내게 진심으로 기대하게 만든 이유는 현실감 넘치는 브리핑과 그토록 기다리던 메인 예고편 공개가 아니었다. 영화를 만든 감독과 출연배우들의 인터뷰. 이를 통해 느꼈던 영화에 대한 그들의 진실한 감정은, 그 어떤 화려한 홍보보다 훨씬 막강한 홍보방법이 되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그보다 더 좋은 홍보가 또 어디 있을까.

 

 

백지연씨의 사회로 진지하고 엄숙하게 이루어진 의 제작발표회장 전경

 

나는 군복입은 군인을 볼때마다 코 끝이 싸해 온다

 

주연배우 천호진씨는 공포, 밀리터리 스릴러라는 영화의 장르만 보고 출연을 결심했던 자신의 출연동기에 대해 상당히 부끄러웠다고 고백했다. -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헝클어진 머리와 수염으로 등장한 천호진씨는 캐릭터에 맞춰 자신을 정리하지 않음을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했다. 그는 이미 다른 영화 촬영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그 캐릭터대로 외모를 유지하고 있는 것 뿐인데, 그는 굳이 공식적으로 노수사관의 차림을 하지 않은 자신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그만큼 그는 이 영화에 대해 어떤 예의를 표하고 있었다. -

스물한명의 꽃다운 청년들이 군인이 되어 GP라는 폐쇄공간에서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상황들로, 영화가 장르를 넘어 인간이라는 본질적인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소통하고자 하는 영화의 노력에, 영화의 장르만으로 출연을 선택했던 자신의 생각이 부끄러웠으며, 이 영화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반전(反戰)영화라고  강조하였다. (여기서, '반전'이란 말에 웃음을 터뜨린 관객들을 향해, 왜 웃냐고 진지하게 묻는 천호진씨의 모습은 심각한 노수사관의 모습 그대로였다.) 

 

공수창 감독의 두번째 작품인 은 어김없이 전작 <알포인트>에 이어 '군대'를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하여 질문을 받았는데, 그는 자신도 겪었던 3년의 군대생활이 자신의 삶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쳤으며, 폐쇄적이며 집단적인 군대에 여전히 군복무를 하고 있는, 군복입은 군인들을 보면 코 끝이 싸해 온다는 말로 인간에 대한, 조금더 자세히 말하자면 대한민국에서 사는 국민이므로 '국방의 의무'를 져야 하는 남성들에 대한 연민이 강하게 느껴져 왔다.

공수창 감독은 또한, 어떤 공간의 산소량에 대해 사람보다 몇 배 민감하게 반응하는 토끼들을 실험대상으로 사용하듯, 최전방 경계초소의 군인들 또한 '국가안전'이라는 경계태세의 '토끼들'로 어떤 문제가 닥치면 가장 먼저 죽음을 당해야 하는 집단이지만, '토끼'가 아닌 '사람'인 그들은 '가장 먼저 당해야만 하는 당연한 죽음' 앞에서 과연 실험용 토끼처럼 '당연하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라는 화두로, 이 단지 장르에만 머무는 영화가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다.

 

주연배우 조현재는 군입대 문제와 더불어 군대영화에 출연하여 장교 역할을 맡은 것이 군입대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촬영은 단지 촬영일 뿐, 군대의 실제의 경험과는 무관하다."며 그보다 군대라는 조직에 희생되어가는 스물한명의 등장인물들이 실제라면 정말 가슴 아플 것이다라는 우문현답을 내놓아 선배 천호진씨와 공수창 감독의 답변 주제에 합을 이루는 팀�을 과시했다.

 

의 출연배우들. 왼쪽부터 조현재, 천호진, 이영훈.

 

2007년 침체기를 겪은 한국 영화계는 2008년, 또 한번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30대 여성들의 스포츠 이야기는 흥미거리가 될 수 없다며 투자자들에게 몇 번씩이나 퇴짜를 맞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신인 감독에 유영철 사건을 모티브로 하였다 하여 데모영상을 보여주고 나서야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었던 <추격자> 등은 2008년 영화계에 막힌 물꼬를 뚫어준 고마운 작품들이 되었다. 그 바통을 이어 4월 3일 개봉하는 밀리터리 스릴러 은 이들과 함께 한국 영화계의 입지를 넒힐 수 있는 수작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타 캐스팅, 스타 감독, 이미 인정받은 원작의 배경이 없이도 작품의 가치만으로 영화를 인정하는 환경, 이것이야말로 한국 영화계를 풍성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 않을까.

 

그 어떤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분단조국의 현실이 낳은 가슴 아픈 공간 GP.

이 공간이 특별하다는 기대감보다, 언제나 '근무중 이상 무'를 외쳐야 하는 공간 안의 군인들, 그들이 사회적 요구로 군대란 집단안에서 거두어 들여야 하는 개개인의 개성과 인격적 가치들이 삶의 존폐에 부�혔을 때 울리는 마찰들이... 가슴이 아프면서도 이것이 이 영화를 기대하게 하는 가장 큰 힘이다.

 

<이미지 출처 - 다음카페 네오아지트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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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공(空)'s FREEview
글쓴이 : 공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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