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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빠셋 엄마하나]한수현, 이 남자의 창창한 미래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9. 27. 16:59

사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 글은 한수현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한 조현재에 대한 이야기이다. 종영을 하루 앞둔 지금, 나는 <아빠셋 엄마하나>라는 이 작은 드라마에 대해, 그리고 아빠 셋을 연기한 배우들에게 감사를 꼭 해야만 하겠다. 그리고, 그 중의 한명... 조현재의 한수현에 대하여 조금은 오래 이야기 하고 싶다.^^

 

  

 <이미지_KBS 아빠셋엄마하나 공식 홈페이지>

 

우리의 이 '사랑'은 진심이야

 

대부분의 드라마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 사랑, 그리고 이별을 이야기한다. 그 대상이 대부분 남과 여 - 이성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에 시청자들은 식상함을 느끼곤 하지만, 사실은 그것만큼 쉽게 시청자들의 이목을 잡을 수 있는 소재도 없을 것이다.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이 행하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모든 연애행각에 감정이입하여 대리만족을 느끼는 시청자들은, 그래서 드라마 안의 캐릭터를 그 이상으로 마음에 담아두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여기, <아빠셋 엄마하나> 또한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그 대상이 세 남자와 여자아기라는 것에서 <아빠셋 엄마하나>는 다른 드라마가 이야기하는 '사랑'의 방식에 궤도를 달리하고 있다. 물론, 드라마의 종방에 다다르면서부터는 아기의 엄마인 나영(유진)에 대한 아빠 셋의 사랑이 엿보이지만, 이 사랑의 발로 또한 아기 하선이라는 점은, 이 드라마가 이야기하는 '사랑'의 중심은 아기와 아빠들이란 사실을 또 확인시켜 주는 셈이다. 이것이 <아빠셋 엄마하나>의 중요한 특색인 이유는, 정자기증을 한 아빠들 - 경태(신성록), 수현(조현재), 광희(재희)를 연기하는 세 배우들이 다른 멜로 드라마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진심'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 '진심'은 15회,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자신이 하선의 '진짜 아빠'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경태와 광희의 눈물에서 빛을 발한다. 어쩌면 나와 혈연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으로 비롯된 하선과의 관계는 시간이 지날 수록 '확신'으로 변하고, 그 '확신'이 과학적 증거를 통해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버렸을 때의 상실감은, 결국 하선이를 위한 아빠들의 사랑은 혈연보다 더 진한 '사랑'이었음을 깨닫게 한다.

 결국, 이 시대의 "가족"은 '피'보다 진한 '진심'이 필요한 공동체라는 걸 <아빠셋 엄마하나>는 우리들에게 가르쳐준게 아닐까.

 

'아기'를 상대로 교감을 나누어야 했던 세 배우들은, 그래서인지 그 '진심'이 그대로 전해진다. 남녀 주인공들의 스캔들이 터져야 뜨끈뜨끈한 멜로 드라마 한편이 완성되는 것처럼, 사실상 배우들간의 실제 관계는 드라마 캐릭터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 점에서, 신성록, 재희, 조현재는 아기 하선이를 연기하는 꼬마 연기자에게 아낌없이 '진짜 사랑'을 퍼붓기가 한결 수월하지 않았을까. 꼬마 아기와 연예기사를 장식할 스캔들이 터질 일은 절대 없을테니.

아기 하선이와 진짜 사랑을 나눈 것처럼, 세 연기자들끼리의 진짜 우정도 이 드라마가 끈끈하고 훈훈한 감정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었던 힘이다. 이 드라마를 통해 처음 만났다는 세 배우들은, 밝고 유연한 성격의 여주인공 유진과 함께 캐릭터의 수현, 광희, 경태처럼 유쾌한 우정을 과시했다. 조명주 작가의 단단한 캐릭터를 입은 세 친구들은 드라마 상에서 정말로 서로에 대한 믿음과 또래 배우들끼리의 건강한 자극, 경쟁심으로 마치 캐릭터가 자신인 양 즐겁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남자들끼리 쇼파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나누는 철없는 이야기들, 나영을 놓고 벌어지는 말도 안되는 상상들, 그리고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아는 이들의 눈빛들은 (14회 '이젠 안녕'을 부르는 수현을 바라보는 경태와 광희) 이 드라마를 바라보는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어딘가에 실제로 있을 것 같은 세 남자들

 

이렇게, 배우들간의 진짜 교감들로 인해 드라마상의 경태, 광희, 수현은 현실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큰 줄거리 없이 소소한 육아의 일상에서 겪는 세 남자의 에피소드로 드라마의 반 이상을 이끈 <아빠셋 엄마하나>는 이렇게 세 남자들의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 있다는 점에서 큰 미덕을 보이는 드라마이다. 어떤 사건에 봉착했을 때, 각각의 캐릭터가 보이는 반응들이 드라마가 끝나가는 지금까지 일관된 성격을 유지하는 것을 지켜보는 맛은, 사건에 따라 캐릭터의 성격 자체가 변해버리는 숱한 드라마들의 노골적인 실수와 대비되어 이 드라마를 더욱 빛나게 한다. 이러한 캐릭터의 일관성 덕분에, 배우들은 회를 거듭할 수록 더욱 안정감 있는 연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조현재, 당신이야 말로 "원더풀!"

 

조현재가 연기한 한수현은 성실한 펀드매니저이며, 외제차에 근사한 여자친구를 두고 있는, 겉은 번지르르한 잘나가는 인물이다. 하지만, 실상의 그를 들여다 보면, 자신같이 대학 졸업장 하나밖에 없는 사람은 '장인'을 잘만나야 된다면서도 회장의 딸인 서연의 취향과 취미에 공감하지 못하며, 카드 할부가 끝나지 않은 외제차를 애지중지하고, 분유 한 통을 사더라도 일일히 값을 비교하며 구매하는 현대판 자린고비의 모습 다름 아니다. 이러한 캐릭터의 설정은 한수현을 바라보며 웃음 짓게 하는 포인트다. 게다가 한수현은 겉모습과는 달리, 말 한마디도 따뜻하고 배려있게 할 줄 모르는 무뚝뚝한 대한민국 남성의 특징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이런 그의 성격은, 하선이와 나영을 향한 '사랑'의 감정을 경태, 광희보다 항상 뒤늦게 깨닫는 둔한 남자로 표현된다.

 

이제껏 고고한 신부님이나 세자, 또는 재벌2세, 왕의 모습으로 완벽한 이미지를 다져왔던 조현재는 겉은 완벽한 수트차림을 하고 하는 행동은 헛점 투성이인 이 남자, 한수현을 자신의 모습으로 성실하게 치환해 낸다. 마치, 이제껏 삶의 역경을 두 눈 부릅뜨고 영웅답게 헤쳐갔던 이전의 캐릭터들은 오로지 '연기'였을 뿐, 원래 조현재라는 사람의 모습은 한수현의 그것처럼, 뒤에서 궁시렁 대고, 친구의 뒤통수를 거리낌 없이 때리고, 배껍질에 붙은 속살이 아까워 배껍질을 들고 긁어먹는 사람이었다는 듯, '망가지기'를 천연덕스럽게 감당해냈다.

번듯한 외모의 인물이 의외의 헛점을 드러낼 때의 '당황스러움'은 곧 캐릭터에 대한 연민과 애정으로 바뀌게 된다. 그것은 어머니 없이 자란 한수현이 노인성 치매로 요양소에 계시는 아버지를 돌보아야 하는 가장이라는 설정에서 힘을 더한다. 완벽한 이미지와 대한민국 1%의 부자가 되길 원하는 속물스런 수현이지만, 사실은 '누구에게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 진짜 한수현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조현재는 이렇게 겉으로 보여지는 한수현의 '엉뚱함'과 아버지라는 이름의 치부를 숨기고 있는 한수현의 '진지함' 사이에서의 완급조절을 훌륭하게 이루어 낸다.

 

<서동요>를 끝내고 2년 여간의 공백동안, 그는 어쩌면 완벽함과 반듯함이라는 자신의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이를 증명하듯, 영화 과 드라마 <아빠셋 엄마하나>에서 보여준 그의 캐릭터는 어딘가 불안하고 무언가 결여되어 있는, 혹은 헛점 투성이에 잦은 실수를 드러내는 인물로 새로이 등장하면서, 잘생긴 인물에 검댕이를 묻히기도 하고, 잦은 짜증과 고함으로 일그러진 표정을 일관하며 외모 덕을 보지 않겠다는 의지를 캐릭터에 담아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인물은 빛을 발하지만.

 

 

 유치장에서 "새마을송"을 부르기도 하고,

 

 

 거짓말로 교통사고를 위장하기도 했으며,

 

 

 듣도보도 못한 "스톤테라피"에 데어 죽을뻔도 했지요.^^;

 

 

 비누에게 호되게 당하고, (남자구실 못할 뻔했다는ㅠㅠ)

 

 

 아기 재우다가 자기가 먼저 잠들기도 했으며,

 

 

 동전 500원에 선물로 받은 청소기 부술뻔 하기도 하고,

 

 

 미래의 딸 어른 하선에게 장어꼬리를 빼앗기는 굴욕도 당했던 수현,

 

 

 나영과의 키스를 상상하던 교차점에서의 애틋함에서 아방한 표정으로의 변화. 정말 잊지 못할듯.

 

조현재, 이 배우의 창창한 미래

 

그래. 솔직하게, 돌아가지 말고 이야기해 보자.

나는 <서동요>까지의 그를 바라보며 항상 무언가가 불안했다. 그는 팬들에겐 언제나 스타의 대접을 받지만, 대중과 언론에겐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연예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배우다운 가치보다, 연예인이 받아야 하는 평가기준의 영역에 있는 아이돌이었고, 그렇게 연예인으로써 평가되기에 그는 연예인다운 기질이 한참 모자란, 그런 배우였다.

그런 그가, 2년만에 들고 나온 작품 안에서 배우가 되기를 갈망하고 있었다. 에서 "난 살아남을거야! 악착같이!"를 되뇌이던 GP장과, "난 절대 다른사람에게 제 이야기를 하지 않아요."라고 서연에게 말하던 한수현의 모습은 실제의 조현재가 그대로 투영된 모습이었으니까. 그는 정말로, 연예계에서 악착같이 살아남고자 하는 한 명의 배우이며,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철저한 연예인이다. 그러나, 이 이유만으로 그의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그렇듯, 누구나 다 자신의 자리를 위하여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테니까.

 

영화과 드라마 <아빠셋 엄마하나>를 통해 보여준 조현재의 모습 중 가장 큰 미덕은 자신의 역할에 대한 사심이 전혀 보이지 않는 배우라는 점이다. 

극의 반전을 위해 영화에 이용당하는 캐릭터 유중위와, 겉은 멋져도 속내는 무뚝뚝하기 한량 없고, 항상 뒤늦게 자신의 감정을 알고야마는 둔한 한수현을 그는 결코 주인공답게 '가오'를 잡지 않는다. 영화에 필요한 역할만큼, 아빠셋에 나누어지는 분량만큼, 그만큼의 감정과 그만큼의 역할을 성실히 해나가는 조현재의 모습은, 앞으로 그가 어떠한 역할을 맡더라도 수고로이 감내해줄 것 같은 믿음을 보여준다. 

'배우'에 대한 신뢰. 그것이 이번 드라마를 통해 그가 시청자들에게 선물해 준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그 어떤 역할 안에서도 기꺼이 해내리라는 믿음. 그는 이렇게, 화려하진 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배우의 모습으로 성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요. 조현재씨. 앞으로 당신에겐 창창한 미래가 펼져져 있어요!

 

그는 앞으로 또한번의 큰 공백기를 앞두고 있다. 그리고, 그가 다시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으로 돌아올 때 즈음이면 그는 서른이 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싱싱하고 푸르렀던 20대 청춘의 모습을 <아빠셋 엄마하나>에서 보는게 마지막이라는 것이 그다지 서운하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그는 언제나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30대, 그리고 40대... 이제껏 그래왔듯이 그가 우리 앞에 '배우'로 자리해 준다면 기꺼이 그의 창창한 '배우의 미래'를 즐겁게 기다리겠다.

조현재라는 배우에 대한 이 모든 전폭적인 믿음은, 바로 한수현이 준 선물이니까.

 

<모든캡쳐_디시인사이드 아빠셋엄마하나갤러리 2(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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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공(空)'s FREEview
글쓴이 : 공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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