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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싱글파파는 열애중]오지호는 성장 진행중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9. 27. 17:00

이 드라마의 주인공 강풍호(오지호)는 7살의 어린 아들 산이(안도규)를 홀로 키우는 싱글파파이다. 그는 산이의 엄마이며 자신의 첫사랑인 윤소이(강성연)에 대한 상처로 '엄마' 혹은 '아내'에 대한 기대를 접고 아들과 둘이서 사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강풍호를 향한사랑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어린 여대생 전하리(허이재)의 등장으로 그의 마음은 흔들리게 된다.

 

KBS 월화 드라마 <싱글파파는 열애중>은 현재 타방송 사극들의 상승세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신파 드라마이다. 그도 그럴것이 드라마 제목이 주는 발랄한 뉘앙스와는 다르게, 10회를 지나 11회로 접어든 지금의 이 드라마는 아들 산이가 소아뇌종양을 앓게 되면서 매 회가 눈물 바다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아빠가 술 드시고 오면 콩나물을 사다 놓고, 혼자서도 일찍 잠자리에 들며, 한번 자면 아빠가 누굴 만나러 밖을 나가도 절대 깨지 않는 '속 깊은' 아들 산이는, 자신이 아파도 아빠가 걱정할까봐 내색도 하지 않는 세상에 둘도 없을 철든 어린이이다. 이렇게 착한 아들이 갑작스러운 뇌종양으로 수술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는 모습을 본 7년동안 '매정했던' 엄마 윤소이(강성연)는 산이를 향한 모성애가 무르익게 되고, 그동안의 매정함이 죄책감으로 돌아와 그녀를 괴롭힌다. 한편, 자신의 아버지와 결혼하게 된 윤소이 선생님이 산이의 친모인 것을 전혀 모르는 전하리(허이재)는 아이 딸린 남자와의 연애를 반대하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잠시' 강풍호(오지호)와 소원해졌다가, 산이의 병으로 인해 다시 산이와 그의 아빠 강풍호를 만나게 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자신과 아들을 '버리고' 떠나버린 윤소이를 평생 용서하지 않을 것 같았던 강풍호도 아픈 산이를 바라볼때마다 눈물을 흘리는 윤소이를 보고서, 아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그녀의 모성애를 안타깝게 여긴다.

이렇게, <싱글파파는 열애중>이 가장 드라마틱하게 절정을 향해 치닫는 상황의 수단은 바로 "착한 아들 산이의 소아뇌종양"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드라마는 "복제의 이미지"를 상기 시킨다. 여타 드라마들이 이전에 늘 해오던 이야기. 자식이, 혹은 주인공이 병으로 인해 죽어가면서 생기는 갈등의 해소, 그리고 감동의 눈물. 그래서, 미안하지만 <싱글파파는 열애중>은 너무나 식상하다.

 

 

식상한 이야기, 신선한 발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소수의 매니아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바로 배우들 때문이다. 식상하고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들 속에서 전하리역의 허이재, 윤소이역의 강성연, 그리고 강풍호역의 오지호와 그의 아들 산이역의 안도규는 아주 성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감내해 나간다.

특히, 이 드라마의 주인공 싱글파파 오지호는 배우로써의 어떤 "성장"을 시청자로 하여금 인지할 수 있을 정도의 저력을 보여준다. 어린 여대생 전하리가 사랑에 상처받고, 애아빠인 자신에게 다가올 때의 당황스러움부터 시작한 강풍호의 감정은 사랑하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으로 발전한다. 이러한 강풍호의 표현하지 못하는 '하리에 대한 사랑'을 오지호는 무뚝뚝한 태도와 말투에서도 보는 시청자들이 더욱 안타까움을 느낄 수 밖에 없게끔 강풍호의 심정을 드러낸다.

아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렇다.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혹은 의식적인 아빠행세가 아닌 덤덤하게 아들과의 사랑을 표현하는 오지호는 아들의 소아뇌종양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결코 과장됨이 없다. 그래서, 오히려 억지스러운 드라마의 설정들은 이러한 배우들의 호연 덕분에 훨씬 유연하게 다가온다.

 

배우 오지호. 그는 참 잘 생겼다. 하지만, 반듯한 양복을 입을때보다 헐렁한 트레이닝복에 긴 기럭지와 늘씬한 근육질 몸매를 감추었을 때 이상하게 그의 인물은 훨씬 더 빛난다. 그의 이름을 알려준 <환상의 커플>에서도 그는 거의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

그때와 비슷한 느낌의 캐릭터일까 생각했지만, 사실 그는 그때의 장철수보다 훨씬 더 무뚝뚝하고 말없는 강풍호를 만들어내고 있다. 더군다나 아들을 바라보는 강풍호의 눈빛은 행동보다는 마음만 앞서는 우리 아버지들의 그것과 흡사하다.

 

솔직히, 이미 성장을 마친 어른인 그에게 '성장'이라는 표현을 가져다 붙이기가 미안하다.

하지만, 이렇게 전혀 새로울 것 없는 복제용 드라마 속에서도 '성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배우 오지호에게 있어 <싱글파파는 열애중>이라는 드라마는, 배우로써 끊임없이 성장하는 오지호를 발견하게 해주었다는 것에서 그에게도, 그를 사랑하는 시청자에게도 새로운 의미의 드라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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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공(空)'s FREEview
글쓴이 : 공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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