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향에 따른 가치평가 다시하기
아파트 광고에서 가장 흔한 문구가 ‘전 가구 남향 배치’다. 우리나라처럼 집을 살 때 향을 중시하는 나라는 드물다. 풍수지리를 전혀 모르는 소비자라도 배산임수(背山臨水)라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말 그대로 집 뒤에 산을 두고 집 앞에 시내를 두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집 뒤에 산이 있으면 겨울의 북풍을 막아 주어 따뜻하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그래서 집은 남향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하지만 알고 보면 어느 향이라도 장점이 있다. 동향집부터 보자. 동향집은 이른 아침에 햇살이 가장 먼저 들어온다. 맞벌이 부부, 직장인, 중고생 자녀를 둔 가정은 식당에 모여 아침 식사를 할 때가 하루 중 가장 소중한 시간이다. 이 경우 생활의 중심 공간은 거실보다 주방과 식당이다. 서향집은 오후에 햇살이 거실로 들어온다. 여름에는 덥지만 봄 가을 겨울에는 오후의 햇살을 만끽한다. 두 시에서 다섯 시까지 다사로운 햇살이 들기 때문에, 서양식 주택에서는 응접실이나 간식을 먹는 방을 서향에 두기도 한다. 영국에서는 오후 3시를 차 마시는 시간으로 정해 놓았는데, 티룸(tea-room)은 서향이 대부분이다. 남향을 선호하는 까닭은 햇빛이 하루 종일 들고 통풍이 잘 되서다. 예전에는 냉난방 설비가 부족하고, 마당에서 농작물을 말렸기 때문에 햇빛이 잘 드는 남향이 꼭 필요했다. 같은 값이라면 남향은 지금도 여전히 선호도 1위다. 집 배치로는 가장 좋지 않다는 북향에도 장점이 있다. 햇빛이 비치는 양이 적어서 집에서 주로 일하는 사람에게 알맞다. 북향에는 서재를 두는 경우가 많은데 책 그림 오디오 등은 직사광선을 받으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자녀가 없는 부부나 독신자가 재택근무를 하거나 취미활동을 하는 경우 북향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생활양식의 변화에 따른 사고의 전환 우리나라 아파트의 전통적인 동간 배치는 ‘一자형’이다. 남향을 선호하다 보니 생긴 현상이다. 일자형의 네모꼴 아파트는 건축 미학으로는 촌스럽지만 안정감이 있어 오랫동안 인기를 모았다. 일자형은 아파트마다 차이는 나지만 밖으로 드러나는 면적이 타워형보다 작아 열손실이 적다. 단지 조경이 좋아 쾌적성에서 타워형을 앞선다. 여기에 남향을 선호하는 동양의 의식구조가 뿌리 깊다. 이 때문에 아직도 일부 건설업체는 일자형 남향 배치가 좋은 것으로 홍보한다. 그러나 이제는 아파트의 겉모습이 달라졌다. 네모꼴이 줄어들고 조망에 강점이 있는 둥근형, 타워형이 늘었다. 타워형은 옆으로 긴 네모꼴이 아니라 위로 높다란 형태다. 단지 안의 시설은 일자형보다 좋다. 특히 한강변 아파트는 타워형의 가치가 일자형보다 높다. 뒷 동에서도 한강을 볼 수 있어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지만 건축 전문가들은 건물의 다양성과 미관 측면에서 타워형에 좋은 점수를 주기도 한다. ② 저층부 다시보라
로열층의 개념을 중간층이라고 못 박을 필요는 없다. 개인적 선호도에 따라 다르지만 객관적 측면에서도 로열층의 기준은 바뀌고 있다. 단지 구조에 따라 배치에 따라 로열층의 기준은 달라진다. 지역과 시대에 따라서도 기준은 바뀐다. 따라서 로열층을 무 자르듯이 규정하면 투자의 방향을 놓칠 수 있다.
◇1층이 로열층이 되는 경우 1층이라고 해서 무조건 홀대할 일은 아니다. 때로 1층도 로열층으로 인정받는 경우가 있다. 요즘은 1층 입주자를 위해 전용 정원을 만들어주는 아파트가 많다. 정원에서는 시골에서처럼 나물도 가꾸고 과일나무도 심을 수 있다. 아파트에서 시공의 향취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는 이런 사람의 방식을 좋아하는 이들이 아니면 로열층이라고 보기는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정원을 시늉만 하지 않고 매우 넓게 제대로 꾸며 실제 땅을 몇 평 더 주는 효과를 안겨주는 아파트도 있다. 이 경우는 1층의 집값이 2-4층보다 비싸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D아파트가 그 예다. 이 아파트는 재건축을 하면서 기존의 지형을 그대로 살렸다. 이 때문에 1층이면서도 실제 높이는 3-4층에 해당하는 가구가 있다. 이런 집은 1층 정원이 테라스와 비슷하기 때문에 1층처럼 답답하지 않고 개방감을 주면서도 적지 않은 땅을 정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마치 꽤 넓은 단독주택의 정원을 가진 것과 같다. 이 경우는 1층이 로열층 구실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저층부가 로열층인 경우 15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라면 2-5층은 저층부라 해서 비로열층으로 친다. 저층부는 1층처럼 정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최상층처럼 전망이 좋은 것도 아니다. 겨울에는 한 낮이 아니면 햇빛이 잘 들지 않는다. 특히 ‘ㅁ'자형 고층 아파트의 경우 뒷 동의 저층부는 채광ㆍ통풍에 문제가 있고 개방감이 떨어져 답답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선호도가 떨어진다. 그렇지만 저층부도 때로는 로열층으로 격상하기도 한다. 동 앞에 연못이나 중앙공원이 있을 경우다. 시늉만 낸 정자못이나 공원이 아닌 녹지공간과 수변공간이 잘 갖췄다면 이런 아파트의 저층부는 로열층에 속한다. 시원한 물줄기와 파릇한 잔디, 울창한 나무를 거실에 앉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어중간한 중간층은 앞 동의 콘크리트벽만 쳐다 보아야 하므로 공원이 있는 저층부보다 못할 때가 있다. ③ 최상층과 사이드라인
아파트의 최상층 가구는 몇 년 전까지 낮은 층과 함께 비로열층으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조망을 중시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요즘은 로열층으로 편입되었다. ◇최상층은 로열층 반열에 낀 지 오래다 최상층이 로열층의 반열에 들지 못했던 것은 냉난방과 보안 문제 탓이다. 지금은 냉난방 설비를 잘 하기 때문에 이런 우려가 줄어들었다. 아파트의 층간 소음이 문제되고 있는 것도 최상층의 몸값을 올려놓은 요인이다. 일부 아파트는 최상층이 중간층보다 값이 비싸다. 새 아파트의 경우 다락방을 덤으로 주는 곳은 최상층의 분양가가 더 비싸다. 예전에는 1, 2층과 최상층은 미분양이 많이 생겼다. 그러나 요즘은 고층일수록 잘 팔린다. 다락방이 없더라도 최상층은 전망을 중시하는 추세에 힘입어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고층과 저층 아파트의 로열층 최상층이나 1층, 저층부가 예외적으로 로열층이 되는 경우가 있지만 특징이 없는 보통의 아파트는 지금도 중간층을 로열층으로 친다. 다만 아파트의 층수가 고층인가, 중층인가, 저층인가에 따라 로열층의 기준은 조금씩 바뀐다. 2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는 6-7층 이상이라면 넓은 범주에서 로열층으로 친다. 15층 아파트는 5층만 넘어도 로열층으로 본다. 5층 이하의 저층 아파트는 2-3층이 로열층, 4-5층은 준로열층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이 같은 기준이 절대적이지는 않다. 동간 배치와 입주자의 취향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라인에 따른 로열층 기준 과거에는 중간 라인을 ‘로열 라인’이라 불렀다. 한 동에 1~4개 라인이 있을 경우 중간에 있는 2~3라인의 가치를 높이 쳤다. 바깥 라인(사이드라인)은 외벽이 노출되어 있어 냉난방 효율이 떨어진다는 인식 탓이었다. 중간 라인은 양 옆에 이웃집이 있어 난방비가 적게 들지만 바깥 라인은 열 손실이 크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파트를 새로 구입하는 젊은 층일수록 중간 라인과 바깥 라인의 구별에 둔감하고, 연령층이 높을수록 과거의 선입관이 남아 있어 중간 라인을 선호한다. 하지만 건축 공법이 발달한 요즘은 이런 인식은 편견에 가깝다. 오히려 바깥 라인의 인기가 높은 경우가 많다. 아파트 뒷 동의 중간 라인의 경우 거실에 앉아 있으면 앞 동에 가려 답답한 느낌을 준다. 반면 바깥 라인은 거실에 앉아 비껴서 보면 앞이 확 트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망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질수록 인기를 모은다. |
출처 : 행복한 동네
글쓴이 : 행복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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