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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전경린]황진이를 읽고 멍청 해지기...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10. 21. 06:24

  

   도 서 : 황진이 1 , 2

   지은이 : 전경린

   출판일 : 2004년 08월 발행

   출판사 : 이룸



 

책소개

나이 열다섯에 이웃마을 선비를 상사병에 빠지도록 만들어 죽음으로 내몰고, 생불(生佛)로 추앙받던 지족선사를 파계시켰으며, 고고한 대학자 화담 서경덕을 유혹한 일화의 주인공 황진이가 전경린에 의해 새롭게 태어났다.

황진이의 생몰연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황진이와 교유했던 인물들의 기록을 통해 1520년대에 태어나 1560년대에 죽었다는 설과 중종 6년(1512년)에 태어나 중종 36년(1541년) 30살의 나이로 요절했다는 추측이 가능할 뿐이다. 하지만 이처럼 엇갈리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규명하고자 하는 노력은 별 의미가 없다. 황진이라는 이름은 조선 전체를 떠들썩하게 했던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또 관습화되어가던 당대(當代)의 시조에 파격적인 표현으로 활력을 불어넣은 시인으로, 과감한 일탈을 통해 제도와 인습에 대항한 당대의 신여성으로서 신화적인 권력을 부여받고 있기 때문이다.

부단히 방황하고 방랑하며 상처 입은 현대인들의 소외와 단절, 그리고 ‘현대’라는 특이한 상황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인간군상의 모습을 뛰어난 감수성으로 묘파해온 전경린은 황진이를 통해서 근대 신여성의 시조를 보았고, 자기주장과 자유를 추구하면서도 자본과 문명에 잠식된 현대여성의 자화상을 수정할 수 있는 지점을 발견했다. 그것은 사회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생애를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자결권과 자유혼을 지닌 존재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작가에 의해 재탄생한 황진이는, 이전의 소설 속 인물들이 타자에 의해 자아의 의미를 획득하던 유형에서 벗어나 자아의 시선으로 타자를 바라보는 시선을 가진 인물로 전환되어 나타난다.

이는 수동적 저항으로 타자의 공격에 맞서던 전경린 소설의 인물이 공격적인 사회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항하고 나아가 타자의 공격을 자기 안에 포용하는 단계로 확대되고 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작가는 『황진이』를 통해 확고한 자기 신념과 세계관을 지닌 인물이 어떻게 타자를 변형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줄거리

연산군 시절, 왕의 폭정 속에 기생 ‘진현학금’은 왕의 노리개로 발탁되어 한양으로 향한다. 하지만 진현학금은 스스로 눈을 멀게 하여 연산군의 마수로부터 벗어난다. 이후 진현학금은 거문고 연주에 매진하고, 황 진사는 비록 맹인이지만 타고난 미색과 고혹적인 매력을 지닌 그녀를 사모하게 된다.

황 진사와 진현학금은 깊은 사랑을 나누지만, 두 사람은 신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이별을 한다. 진현학금은 황 진사의 핏줄인 ‘진

’을 맡기고 홀홀히 유랑을 떠난다. 세월이 흘러 진이 혼기에 이른다. 진의 양모인 신씨 부인은 양반 댁의 참한 도령을 진의 신랑으로 점찍고 혼사를 준비하지만, 그 무렵부터 신씨 부인은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다. 결국 신씨 부인은 죽고, 진의 혼사는 파기되고 만다.

자신의 출생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된 진은 양반가 규수의 신분에서 천기 소실의 여식으로 전락하고, 이후로 진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나갈 것을 결심한다.

기생이 된 진은 송도뿐만 아니라 한양과 평양에까지 명성을 드날리게 되고, 황진이를 돌보는 옥섬은 황진이와 첫날밤을 치를 상대를 찾아 일종의 경매를 내거는데….





황진이는 자유찾는 구도인”

▷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여성 시각의 새 작품
‘황진이’ 출간 소설가 전경린씨


“500년 전의 황진이가 지금 여자와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면 이 소설을 쓸 생각을 하지 못했을 거예요. 황진이의 삶에서는 ‘정상적인’ 혼인의 좌절이 결정적인 분기점이 되었습니다. 현대의 여성들 역시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상당한 회의에 빠져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날의 여성들과 황진이는 고민을 공유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념의 작가’ 전경린(42)씨가 두 권짜리 소설 〈황진이〉(이룸)를 내놓았다. 16세기 조선에서 살다 간 기생 황진이는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였을 뿐만 아니라 시조와 거문고 음악에도 조예가 깊은 한 사람의 예인으로 알려져 있다. 황진이의 그런 면모 때문인지 이태준에서부터 최인호와 김탁환에 이르는 작가들이 황진이의 생애를 소설화했고, 최근에는 북한 작가 홍석중의 2002년도 소설 〈황진이〉가 남쪽 출판사 창비가 주관하는 만해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한겨레〉 2004년 7월 22일치 1면)

“그동안 황진이를 소설화한 것은 주로 남성 작가들이었습니다. 저는 같은 여성으로서 제가 할 몫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작가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여성 작가의 기원은 기생이 아닐까요”

전경린씨의 소설에서 황진이는 기생 출신의 눈먼 악사 ‘진현학금’과 황진사 사이의 사생아로 태어나 아버지 집에서 성장한다. 혼인을 앞두고 자신의 출생 비밀을 알게 된 진이는 제도권 밖의 삶을 살기로 결심하고 기적에 오르며, 단지 몸과 기예를 팔아 생계를 도모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나름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인물로 그려진다. 황진이에 관한 사료는 극히 빈약한 편이며, 지족선사를 파계시키고 화담 서경덕을 유혹하려다 실패하자 그의 제자가 되었다는 등의 야사 쪽이 오히려 승한 편이다.

“야담은 황진이의 몸을, 남자의 인격을 시험하기 위한 위험하고 저급한 유혹의 도구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유혹에 넘어간다고 해서 그게 뭐 그리 나쁜 거겠어요 유혹에 넘어가면 위선자고 그렇지 않으면 고매한 인품의 소유자라는 식의 구분은 매우 단순하고 왜곡된 이분법이라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저는 진이의 몸을 긍정적으로 부각시키고, 그 몸으로써 파괴되는 것을 최대한 자제했습니다.”

전경린씨의 소설에서 황진이는 요부의 이미지를 벗고 한 사람의 자유인이자 구도자의 면모로 그려진다. 그런 점 때문인지, ‘전경린의 황진이’에서 기대될 법한 뜨거운 정념의 묘사는 소략한 편이다. “전경린이 황진이를 쓴다고 하자 ‘임자를 만났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그 점 때문에 오히려 더 절제해서 쓰려고 했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글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어제 새벽 3시까지 이 책을 읽어버리고, 오늘 하루종일 그 기분에서 헤어날 수가 없었다. 굉장히 좋은 기분일 수도 있었는데, 굉장히 안 좋은 기분이었다.

청산리 벽계수야-

교과서 속의 시로서 만났던 진이가 지금 전경린이란 작가의 글을 빌어 내 앞에 나타났다. 화담 서경덕은 알았어도, 계약결혼 이사종은 몰랐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진이와 사종의 사랑이 너무나 가슴 아파서, 황진이의 선택이 너무나 가슴 에여서, 글을 쓰기가 힘들 정도이다.

진이를 먼발치에서, 죽도록 공경하고 사랑하던 수근의 사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진이에게는

[ 우리에게는 이런 세상뿐인걸. 산다는 것은 화를 내거나, 함부로 비관하고 포기하기에는 너무 소중한 것이란다. 경전에서 말하기를 우주는 크게 성실하니, 인간은 그를 본받아 작게 성실해야 한다고 했단다.논평하기보다는 이런 삶을 끌어 안고 자기 품 안에서나마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야지. ]

이었다. 어렴풋이 미래를 짐작하고 있던 그 때 조차도...

진에게 앞으로의 삶은

[어떤 삶이 검은 창자를 벌리고 나를 기다릴지라도, 그곳이 산이든, 집이든,풀숲이든, 길 가운데든, 중이 되어 걸식하든, 벌레가 되어 기든, 상것이 되어 손이 발이 되도록 상하며 살든, 나는 나다. 나는 언제나 진이다. 나는 홀로 나의 신 앞에 선다. ]

살면서 얼마나 많은 가슴 찢어지는 이별을 해야만 하는건지. 길에 핀 꽃이길 자청했던 '진'에겐 모든 사랑이 아프고 또 아프다. 진을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모든 불쌍한 중생들이 그랬듯이.

수근의 사랑은 또 아프고 아프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두려울 것 없었던 그가, 진이와 함께일때, 가장 겁이 많은 존재가 되어버리고, 호랑이가 나타났을 때 기꺼이 먼저 호랑이 배를 채워주리라 결심했던.. '나를 범하라' ' 나를 가지라' 고 말히던 진이가 호랑이보다 더 무서웠던.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녀의 냉기를 녹여줄 수 있게, 가진건 몸뚱이 뿐인 자신으로선 그 모든 무서움을 이기고 꼭 안아줄 수 밖에 없었던...

황진이의 삶이. 치열했던 삶이, 작가 전경린에 의해 그려진 그녀의 삶이 아무리 의연하고, 독립적이고,선택적이었다고 할지라도, 가슴이 아프다. 많이 아프다. 당분간 이 책에서 헤어날 수 없을것만 같다.

이래서 난 ' 전경린' 이란 작가가 참 싫다. 참 싫어.

이글루스 미스 하이디



출처 : 살맛 나는 세상이야기들...
글쓴이 : 크레믈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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