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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순원]의 스물셋 그리고 마흔여섯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10. 21. 06:25

 

도서명 : 스물셋 그리고 마흔여섯

지은이 : 이순원

출판일 : 2004년 01월 24일

출판사 : 이가서



줄거리

- 46세 엄마와 23세 딸의 은밀한 비밀공유 -

엄마는 고3인 딸의 임신을 비밀리에 수습한다. 엄마는 모든 것을 용서하고 혹 비밀이 새지 않을까 남편에게 조차 알리지 않는다. 딸은 엄마처럼 아빠에게 첫 여자가 못 될 거라는 죄책감에 주눅이 들고, 엄마는 동네 오빠와의 첫사랑을 털어놓으며 딸을 위로한다.

딸은 고3의 상처를 딛고 재수 끝에 대학에 들어간다. 물론 이종 사촌인 오빠가 공부를 가르쳐줘서 쉽게 들어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오빠는 군대에 갔고 딸이 대학교 3학년이 되던 해에 결혼을 한다.

하지만 딸아이를 임신시켰던 사람이 이종 사촌였고, 결혼하기 전까지 서로 사랑했다는 것을 엄마는 이종사촌의 처를 통해 알게 된다. 임신한 처는 애를 지우고 동네방네 알려서 두 사람을 매장시키겠노라 한다. 하지만 이 역시 몰래 수습하는 엄마다.

그러던 엄마에게 비밀이 생긴다. 아빠 몰래 1억을 썼다. 첫사랑였던 엄마의 옛 남자가 가난으로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고는 아빠 몰래 준 것이다. 이 역시 딸은 엄마의 비밀을 지켜주면서 서로의 은밀한 비밀을 지켜주게 된다.

책소개

이 소설의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딸의 비밀이다. 딸 윤희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사촌 오빠 기혁의 아이를 임신했다가 낙태시킨다. 소설 속에서 윤희를 둘러싼 근친상간의 금기는, 어떠한 문화적인 고정관념의 바깥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부재한다. 오히려 인물들은 모두 그 속에 철저하게 예속된다.

윤희는 사촌 오빠와의 관계에 대해 한 번도 사랑이라고 부르지 않으며 자기 진심을 스스로에게까지 속이도록 만든다. 반면 엄마의 비밀은 그 무게가 한결 가볍다. 이웃집 오빠와의 이루지 못한 첫사랑과 이십여 년 만의 재회, 그리고 일억 원을 그에게 준 그녀의 비밀은 알고 보면 지순하고 아름다운 사연이다.

딸의 위태롭고 치명적인 비밀은 엄마에 의해 감싸안아지고 딸 역시 엄마의 비밀을 소중하게 지켜준다. 이들이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고 서로를 지켜주는 모습은 무척이나 감동적이다. 작가조차도 세상에 이러한 모녀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이 소설 속의 모녀는 아름답게 그려진다. 현실에는 부재하는 존재, 작가는 그 세계를 소설에 되살려냄으로써 현실의 재현과 함께 진실의 탐색을 추구한 것이다.

모든 것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이들 모녀의 모습은 이상적인 완전한 소통 세계를 그려 보이고 있다. 때문에 이 작품은 서로가 서로에게 교통이 불가능한 고립된 이 시대, 절실하게 소통이 그리워지는 이 시대에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이순원

1957년 강릉에서 태어났다. 작가데뷔는 문학사상 신인상에 소설이 당선되면서이다.

그간 쓴 책으로는 창작집『그 여름의 꽃게』『얼굴』『말을 찾아서』, 장편소설『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아들과 함께 걷는 길』『수색, 그 물빛무늬』『19세』『첫사랑』등의 작품이 있다. 수상경력으로는 1996년 동인문학상에, 1997년 현대문학상, 2000년 한무숙문학상, 2000년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추천 글 - 박진 (문학평론가)

그들은 진실을 실어 나르고 진심을 가감 없이 전달해 주는 완전한 언어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스킨십은 둘을 하나로 연결하는 온전한 통합을 대변한다. 그런 관계는 우리 모두가 타자와의 관계에서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이상이다. 언제부턴가 우리에게 언어는 소통을 가로막고 진실로부터 끊임없이 달아나는 텅 빈 기호들이 되었으며, 우리들 각자는 서로가 서로에게 교통이 불가능한 고립된 우주들이 되고 말았다.

이 때문에 더욱 그리워진 완전한 소통과 통합의 세계를, <스물셋 그리고 마흔여섯>은 엄마와 딸의 이상화된 관계를 통해 우리 앞에 그려 보인다. 그것이 다만 소망일 뿐일지라도 그런 소망이 남아 있는 한 우리에겐 <스물셋 그리고 마흔여섯>과 같은 이야기가 필요할 것이다.

동아일보 :
작가 이순원의 소설에서 '누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운명의 질곡에 시달리거나 내밀한 상흔을 감추고 있는 여인들의 나지막한 이야기들은 종종 1인칭 화자의 음성으로 전달된다.작가는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고향 강원 강릉 '여자애들'과의 각별하고 끈끈한 정과 오랜 대화를 자신의 '은밀한 재산'으로 든다.

그것이 남성 작가로서 여성 화자를 내세우면서도 어색함 없이 독자들과 공감의 팽팽한 끈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새 작품의 주인공은 제목 그대로 두 배의 나이 차를 가진 모녀. 소설은 엄마와 딸의 시선을 오가며 진행된다. 딸이 고3이던 시절, 엄마는 딸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함께 병원에 가 아이를 지운 뒤, 엄마는 딸에게 이를 둘 사이의 비밀로만 묻어두기로 약속하고 젊은 시절의 비밀 이야기를 들려준다.

비밀 하나씩을 교환했으니 서로 영원히 드러내지 말자는 뜻이었을까.그러나 몇 년 지나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난다. 딸아이의 임신은, 당시 고백했던 사연을 훨씬 뛰어넘는, 세상이 용인할 수 없는 사랑의 결과였던 것. 엄마는 변함없는 모정으로 딸을 감싸 안고 자칫 파멸로만 치달을 것 같던 위기는 어렵사리나마 수습된다.소설은 이 시점에서부터도 여러 달 지난 어느 저녁의 일로 시작된다.

엄마가 1억원이라는 큰돈을 아빠 몰래 어딘가에 썼다는 사실을 아빠가 알게 된 것. 아빠는 집요하게 돈의 행방을 캐묻고, 엄마는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다.엄마는 딸에게 전화를 걸어 "잘 있으니 걱정 말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엄마의 가출이 몇 달 전 고백한 딸의 '금지된 사랑'과 관계있는 걸까. 아니면 엄마에게 자기만의 또 다른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인지...작가는 이 작품에서 삶 도처에 널린 '위태함'과 '금기의 가시밭길'을 드러내려 했다고 말한다. "

현재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위태롭고 버겁다. 그것이 지금 딸의 시간이다." 위태롭고 버거운 시간을 통과한 뒤 그 힘겨움까지도 따스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바로 '감싸 안음'과 '공감'의 힘이라고 작가는 이야기하는 듯하다. - 유윤종 기자 ( 2004-01-31 )

한국일보 :
"엄마가 된 고향 여자애들 그들의 세월 들려주려…"비밀 함께하는 모녀 통해 세대간 이해 도모하나의 편견이 있다.어떤 소설이 '나는…'으로 시작할 때, 그 '나'를 작가의 성(性)과 같다고 생각하는 것. 남성 작가의 소설 속 '나'는 남자, 여성 작가의 소설 속 '나'는 여자라고 전제하는 것이다.

책을 읽다가 좀 늦게, 화자(話者)의 성별이 처음 생각과 다름을 알고는 놀랄 때가 종종 있다.이순원(47)씨가 펴낸 장편소설 <스물 셋 그리고 마흔 여섯>(이가서 발행)도 이런 편견에서 비켜서 있다. 남성 작가인 이씨가 쓴 스물 셋 여자와 마흔 여섯 여자의 사연은 '여자들의 얘기'다. 2001년 월간 '문학사상'에 1년 간 연재했던 것을 다듬어 펴냈다.

이순원씨는 "신인 때 많은 사람들이 나를 여성 작가로 알았다더라"며 웃었다. "여성적 어투와 문체를 사용하고 여성적 시각을 갖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여성이 겪어온 삶이 내게는 공기처럼 익숙하다." 그렇게 낯익은 여성 얘기는 어렸을 적 함께 어울렸던 고향 '여자애들'과 지금껏 이어지는 사귐에 힘입은 것이기도 하다.

고향 강릉의 초등학교 동창들과 각별한 정을 다져온 그는 "그 애들의 삶의 내력이 오래도록 내 마음에 담겨 있다"고 털어놓았다.마흔 여섯 살의 엄마가 집을 나갔다. 아빠와 상의 없이 1억원을 쓰곤, 다그치는 아빠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나가버렸다. 엄마의 말 못하는 사연처럼 스물 여섯 살인 딸 윤희에게도 비밀이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사촌오빠의 아이를 임신했던 윤희는 '세상에서 엄마와 딸만 아는' 것으로 하고, 엄마의 손에 끌려 병원에 가서 낙태한다. 엄마에게 첫사랑이 있었다.

연모하던 이웃집 오빠에게 마음을 주고도, 낡은 속옷이 부끄러워서 몸을 허락하지 않았다. 마흔 여섯이 된 엄마에게 첫사랑 오빠 소식이 들려왔다. 오빠의 고향 집이 남의 손에 넘겨질 처지가 됐다는 얘기를 듣고, 엄마는 어렸을 적 실수한 자신을 오빠가 따뜻하게 감싸줬던 추억을 떠올렸다. 추억의 빚을 갚기 위해 엄마는 오빠에게 1억원을 건네 주었다. 돌아온 엄마가 폐암으로 입원한 뒤 비밀을 알게 된 딸은 '참 아름다운 사랑'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지독하게 가난했던 엄마는 언제나 마음 졸이

면서 학교를 다녀야 했다. 서울에 올라와 공장에서 일했고, 자신처럼 가진 것 없는 남자를 만나 결혼했다. 남편이 성실하게 일했고 때마침 경제 성장기이기도 해서 웬만큼 자리를 잡게 됐다. 이순원씨는 "같이 커온 동창 여자아이들의 모습이다. 궁핍과 아픔을 겪어온 그때 그 소녀들이 우리 시대의 엄마가 됐다"고 말했다. "엄마가 살아왔던 시절이 어떤 것이었는지, 그들이 어떻게 엄마의 자리에 왔는지 알려주고 싶었다.

어렵지만 훈훈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삶이 따뜻해질 것이다." 그 엄마 세대와 천둥벌거숭이 같은 딸 세대가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작품을 썼다고 이씨는 말했다.<스물 셋…>은 이순원씨의 열 번째 장편이다. 다작이 아니냐고 질문에 작가는 "외국 작가들의 저작물 목록을 보고는 깜짝 놀란다. 그들은 쉬지 않고 쓴다. 그들처럼 부지런히 글의 집을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 작품 계획을 묻자 이씨는 "내 소설의 결말이 대개 따뜻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나로부터 낯선, 비극적이고 위악적인 작품을 써보고 싶다"고 답했다. - 김지영 기자 ( 2004-01-25 )

경향신문 :
작가 이순원씨의 장편소설 <스물셋 그리고 마흔여섯>(이가서)은 스물셋인 딸과 마흔여섯인 엄마, 그리고 그들 각자의 가슴아픈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다.그러면서 시대는 다르고 사랑의 내용과 방식도 다르지만 서로의 고통을 이해하는 가운데 세대간의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순원표 착한 소설'의 전형인 이 작품은 "파편화된 현실에는 부재하는 존재의 안정감과 의미감으로 충만"(문학평론가 박진)하지만 갈등이 고조되는가 하면 어느새 풀려버리고 인물의 내면도 단순해서 다소 밋밋하게 읽힌다.

단 작가와 동년배인 엄마 순영이 살아온 시대의 정감이 훈훈하게 살아 있다.소설은 엄마 순영과 딸 윤희의 입장에서 번갈아 진행된다. 안정된 중소기업 사장의 아내인 순영은 남편 몰래 1억원을 썼다가 용도를 추궁 당하자 가출해 고향마을에 머문다. 딸 윤희는 엄마가 쓴 돈의 용도를 놓고 안절부절못한다. 모녀 사이에는 비밀이 있다.

윤희가 고등학교때 임신을 해서 중절수술을 하자 엄마는 딸을 위로하기 위해 자신이 서울에서 여공으로 일하던 시절, 동향의 대학생 오빠 승호를 사랑했으나 그에게 낡은 속옷을 보이기 싫어서 동침을 거부했다가 헤어진 사연을 들려준다.과거 회상과 현재를 오가면서 소설은 윤희가 엄마의 가출을 놓고 어림짐작했던 내용의 실체를 보여준다.

윤희는 자신을 임신시켰던 상대가 독서실에서 만난 남학생이라고 엄마에게 말했으나 실은 과외지도를 해주었던 이종사촌 오빠였다. 이같은 사실은 이종사촌 오빠의 부인이 엄마에게 폭로함으로써 드러난다. 엄마는 '딸이니까' 무조건 윤희를 감싸주고 '무엇보다 목숨이 중요하니까' 섯불리 딴 생각하지 말라고 딸을 위로한다. 그리고 윤희 올케의 요구대로 수천만원의 돈을 쥐어준다. 이 때문에 윤희는 1억원도 그녀에게 갔을 거라고 생각한다.그러나 정작 그 돈은 엄마의 첫사랑인 승호에게 건네졌다.

승호가 사업에 실패해 고향집을 날릴 처지에 놓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순영은 순수한 정으로 그를 돕는다. 집에 돌아온 엄마는 그 사실을 딸에게 털어놓음으로써 둘 사이에는 또다른 비밀이 생긴다.작가는 "우리가 너무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오래전에 잃어버리고 만 어떤 시절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과 향수, 또 그 시절을 살아온 이 땅의 딸들과 지금 이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그 딸들의 딸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 한윤정 기자 ( 2004-01-31 )





출처 : 살맛 나는 세상이야기들...
글쓴이 : 크레믈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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