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식품이 곧 전통·발효식품이다
Functional food means traditional·fermented food
- 전통식품 영양 평가 Estimation on nutrition of traditional food
전통발효식품으로 김치류와 장류를 우선 손꼽을 수 있다. 김치는 항산화·항노화·항비만 효과 등 여러 가지 기능성을 갖고 있으며, 된장·고추장 등의 전통장류는 항암·혈압강화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김치류 및 장류의 영양적 우수성과 기능성을 알림으로써 전통발효식품의 소비촉진과 국민건강증진을 도모해야 한다.
최 신 양 박 사 한국식품개발연구원 전통식품연구본부장
서 론
세계의 식품 속에서 우리의 고유기술·맛·경쟁력을 가지고 대처할 수 있는 제품은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역시 우리의 전통발효식품인 김치류 및 장류가 대표적이지 아닐까 한다. 김치는 배추 또는 무를 주원료로 한 한국 고유의 채소 발효 식품으로 채소가 귀하던 겨울철에 김장의 형태로 서민들의 식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김치는 1967년 파월 장병을 위한 김치 통조림이 제조되면서부터 공장 규모의 김치 제조에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고 급속한 경제성장에 의한 주거 환경의 변화, 가공식품 산업의 발달, 여성의 사회 참여 증가, 외식 산업의 급속한 성장 등으로 상품 김치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건강을 지켜주었던 김치의 세계화 추세로 김치 자체의 영양성과 기능성에 관하여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김치의 종류는 1987년부터 1995년까지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김치류 173종, 깍두기류 20종, 겉절이류 19종, 동치미류 7종, 생채류 26종, 장아찌 및 짠지류 88종 등 총 300여종에 이른다. 주 재료별로는 배추 40종, 무 65종, 오이 16종, 기타 채소 57종, 과실류 4종, 해조류 3종, 동물성 재료 16종으로 여러 식품 재료들이 혼합되어 만들어지므로 김치의 주재료 및 양념인 부재료에 따라 기본적인 영양 가치가 다르고 이와 함께 기능성 또한 다르다고 추정할 수 있다. 한편 콩으로 만든 전통발효식품인 장류는 우리 민족의 생활 속에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기본적인 조미식품으로 우리 국민의 식성이나 체질이 변하지 않는 한 계속 애용될 것이다. 장류는 주원료인 콩이 갖고 있는 단백질·지방·탄수화물 등 여러 가지 영양성분과 이들이 미생물의 작용으로 분해되어 생성된 분해산물과 발효과정 중에 미생물의 작용이나 갈변반응 등에 의해서 새로이 생성되는 물질들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다양한 생리활성을 나타낼 것으로 여겨지는데, 최근 들어 과학적인 연구를 통하여 콩을 발효시킨 전통 장류에서 항암·면역증강 효과 등의 생리 기능성이 밝혀지면서 소비자의 구매욕구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세계적인 식품으로서의 위치를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슬로우푸드로 대표되는 우리의 전통식품을 외면하고 피자·햄버거 등 서양의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져 있는 젊은 세대에게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듬뿍 들어있는 김치와 장류의 영양적 우수성을 소개함으로서 전통발효식품의 소비촉진과 국민건강 모두를 기대해 본다.
▣ 김치의 영양적 우수성 앞서 언급하였듯이 김치는 여러 식품 재료들이 혼합되어 만들어지므로 김치의 주재료 및 양념인 부재료에 따라 기본적인 영양 가치가 다르고 이와 함께 기능성 또한 다르다고 추정할 수 있다. 여기서는 우리가 주로 가정이나 공장에서 많이 제조하고 있는 배추김치를 중심으로 그 영양과 기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배추김치를 제조할 때 주로 사용되는 재료의 영양소 조성은 표 1과 같이 김치의 주 재료인 채소의 경우 열량은 매우 낮은 반면 비타민이 많고, 김치의 부재료인 마늘은 인·칼륨 등이 많으며, 고춧가루는 칼륨·비타민이, 젓갈은 다른 양념류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단백질·나트륨·칼슘·칼륨 등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김치란 한 가지 재료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재료가 혼합되어 만들어지기 때문에 주재료에 따라 또는 배합비에 따라서 기본적인 영양 조성이 달라지고, 발효 중 영양소의 변화도 숙성 정도에 따라 변화될 수 있다. 즉, 김치의 주재료와 양념에 따라, 최종 만들어지는 김치 종류에 따라 영양 조성이 달라짐을 알 수 있다(표 2). 김치의 기능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우선 김치가 만들어지기 전에 사용되는 재료의 영양 성분에 대하여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여겨진다.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부터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배추의 경우 열량은 매우 낮으나 비타민 및 무기질 함량 등이 비교적 높다. 최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속이 노란 배추의 경우 카로티노이드의 함량이 일반 배추에 비하여 비타민 A의 함량이 2~5배 많다고 보고 되어 있으며 배추 품종에 따라서도 그 영양 조성이 다르다고 한다. 배추와 함께 김치 재료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무의 경우도 약 460여 품종으로 무 종류에 따라 당 함량 등 영양 조성이 다르고 이에 관한 기능성이 연구 중에 있다. 또 김치 양념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마늘은 allicin라는 성분이 있는데, 비타민 B1과 결합하여 allithiamin이 되어 신경 안정 효과와 활력 증진에 영향을 미치며, 마늘의 allicin과 함황 물질 및 불포화 지방산인 methyl linoleate의 항암 효과도 보고되었다. 생강의 gingerol은 식욕을 증진시키며, 체내에서 자극을 주어 혈액 순환에 좋은 효과가 있고, 발한 작용과 항균 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김치하면 붉은색을 연상시키게 하는 고추의 경우, 매운맛 성분인 capsaicin이 항비만성·항암효과를 가지고 있고, 젓갈은 종류에 따라 단백질·칼륨·지방 등의 함량이 다소 다르나 김치 향미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외에도 지역·계절·기호도에 따라 첨가되는 재료가 다양하여 김치 원재료에서 유래되는 영양 조성이나 이러한 재료들로 만들어진 김치가 발효 숙성 중에 어떠한 기능성을 발현할지 한마디로 요약하기는 어렵다. 김치는 김치 재료가 가지고 있는 영양소의 공급원이며, 김치의 발효에 관여하는 유산균은 우리 인체에 유익하게 작용하여 김치 유산균 자체가 정장작용을 도와준다고 알려지고 있다. 김치는 다양한 기능성을 가지고 있는데, 크게 나누어 보면 항산화 및 항노화 효과·항암 효과·동맥경화 억제 효과·항균작용·항비만 효과 등이 있다. 항산화 및 항노화 효과를 보면 김치에는 지방질의 과산화 방지 및 활성산소종이나 유리 라디칼을 제거하는 항산화 물질이 존재하는데, 즉 김치 재료 중 carotenoids· flavo-noids·anthocyanins을 포함한 polyphenol류, 비타민 C, 클로로필과 같은 성분 들이다. 김치를 용매 추출하여 linoleic acid에 첨가하여 산화반응 시키면서 항산화 효과를 조사한 결과, 반응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김치 추출물 첨가구가 김치 추출물을 첨가하지 않은 대조구에 비하여 과산화물 생성 저해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이와 같은 보고는 김치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는데, 식품학자들의 김치의 항산화 효과들이 김치 재료 안에 들어 있는 앞에서 언급한 항산화 물질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항노화 효과를 보면, 김치의 용매 추출물로 피부의 주요 표피 세포인 keratinocyte를 인위적으로 자극을 주었을 때 김치 추출물들의 세포독성 완화 효과를 보였다고 하였으며, 김치를 섭취한 hairless mouse와 김치를 섭취하지 않은 대조구간의 피부표피 두께에는 차이가 있었다. 즉 김치를 섭취한 쥐의 피부 두께가 두껍고 피부 각질층이 얇았다고 보고하였다. 이외에 김치를 섭취한 노화촉진 생쥐의 총 활성 산소량, 항산화계 효소활성, 각종 장기의 지질 농도 등을 조사한 결과 노화로 인한 lipofuscin 농도가 김치를 섭취한 생쥐가 낮게 나타나 항노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보고를 하였다. 김치의 항암효과에 대해서는 최근 연구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데, 김치 추출물이 위암·간암 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는 연구 보고와 대장 내 김치 유산균이 발암성 전구물질을 발암성 물질로 전환시키는 β-glucosidase와 β-glucuronidase와 같은 효소를 억제시킨다고 하였다. 또한 콜레스테롤 수치와 관련된 항동맥경화성에 관한 김치의 기능으로 김치를 먹인 쥐와 먹이지 않은 쥐의 혈중 중성지질, 혈중 콜레스테롤 및 인지질 함량을 조사한 결과, 김치를 섭취한 군이 이들의 수치가 현저하게 낮게 나타나서 항동맥경화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항비만 효과는 여성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효과라고 볼 수 있는데, 김치의 매운맛 성분인 고추의 캡사이신은 여러 생리활성 중 체지방질 분해 연소를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다. 김치의 식이섬유는 변비를 개선하면서 비만을 방지한다는 보고도 되어 있다. 이러한 김치 및 김치의 원료에 대한 기능성 확인과 기능성을 가지고 있는 재료로 만든 김치의 기능성에 관한 규명은 현재에도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김치의 세계화 추세에 따라 더욱더 가속될 전망이다.
▣ 장류의 영양적 우수성 대두발효식품은 단백질인 콩이 주원료이고 여기에 전분질인 곡류와 소금을 첨가함으로서 미생물의 선택적인 생육과 작용을 유도하고 바람직한 영양적 효과와 기호성·저장성을 부여한 조미식품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장류의 구성성분은 아미노산과 펩티드, 당류와 덱스트린, 발효산물인 알콜과 유기산, 고춧가루, 소금을 주성분으로 하기 때문에 구수한 맛, 단맛, 고유한 향미와 짠맛이 묘하게 조화된 식품이다. 장류는 원래 조미료적 식품으로 이용되는 것이 목적이었으며 영양소 섭취가 주목적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주원료가 콩이라는 점에 주목해 본다면 그 영양학적 가치를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콩은 속칭 「밭의 고기」라고 일컬어질 만큼 중요한 식재료임이 알려지면서 장류의 영양학적 가치도 주목을 받기에 이르렀다. 콩단백질은 간장이나 된장의 숙성과정에서 분해 되기 때문에 그것을 쉽게 소화·흡수할 수 있게 해 준다. 간장은 우리나라 전통 고유 식품으로 장기간 저장이 가능한 조미식품이다. 아미노산에 의한 구수한 맛, 당분에 의한 단맛, 소금에 의한 짠맛 그리고 여러 가지 유기성분에 의한 향기와 색깔이 조화된 이상적인 조미료인 간장은 주식 섭취로 부족한 제한 아미노산을 보완해 주고 소화를 쉽게 하며 과학적인 발효식품으로 우리의 식생활에 기여하고 있다. 간장의 영양학적 의의는 염분과 아미노산 및 단백질의 공급원으로 이용되며 그 중 methionine은 간장의 해독작용을 도와 체내에 유독한 유해물질 제거에 큰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알코올 및 니코틴 해독작용과 미용에 효과적이다. 간장 중의 lecithin은 cholesterol을 용해하여 동맥경화 예방과 혈압강화 작용을 하며 정장작용을 하고 혈관을 부드럽게 하여 혈액을 맑게 해서 비타민의 체내합성을 촉진한다. 아미노산은 영양적으로 매우 중요한 성분으로 숙성기간에 따라 큰 차이가 생긴다. 메주콩을 삶을 때 유리아미노산은 감소하나 시간의 경과에 따라 cystine·isoleucine·lysine, phenylalanine·glycine은 수십 배 증가한다. 재래식 메주로 담근 간장 숙성 중 성분변화를 살펴보면, 8개월간의 숙성기간 중 일반성분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수용성 질소는 메주에서 13∼29%이던 것이 66∼78%로 크게 증가되었고 유리아미노산은 4∼7%에서 29∼35%로, 암모니아태질소는 1∼4%에서 5∼14%로 증가되었다. 숙성 중 아미노산 조성도 크게 변화하였으며, 그 중 methionine은 숙성 3개월 동안 반으로 급격히 감소하였다가 그 후에는 변화가 없었다. 대표적인 항산화제로서 잘 알려져 있는 것은 비타민 C와 비타민 E가 있지만 간장도 항산화 효과가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간장의 항산화 효과의 가장 중요한 원인물질은 총 질소 함량 및 마이얄(Mailard)반응에 의한 멜라노이딘(melanoidin)으로 여겨지고, 그 항산화력은 α-토코페롤보다는 낮았지만 저장 안전성이 상당히 높아, 50℃에서 15일간 저장되어 있어도 항산화 효과의 상실이 거의 없음이 관찰되었다. 양조간장의 항산화효과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유리아미노산 함량, 총 페놀(phenol)량과 마이얄(Maillard)형 갈색반응 물질 등에 대하여 숙성기간별 항산화성과의 상관성을 살펴 본 결과, 갈변반응 물질이 가장 유력한 항산화 효과의 원인 물질로 추정되었다.된장은 재래식인가 개량식인가에 따라 그 원료가 다르므로 화학성분도 약간씩 다르다. 특히 재래 장류의 경우 된장과 간장을 함께 만들기 때문에 서로의 품질에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즉 발효가 잘 된 메주로 담그게 되면 간장은 품질이 우수하나 된장은 그렇지 못하다. 반대로 숙성되지 않은 메주로 담그게 되면 된장의 품질이 좋아지고 간장은 품질이 떨어진다. 된장의 성분을 보면 재래된장보다 개량된장의 영양가가 조금씩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표 3).
재래된장보다 개량된장의 영양성분 비교
재래된장은 일반적으로 개량된장에 비해 단백질이 적고 수분·회분·염분이 많다. 된장의 영양 강화의 일환으로 riboflavin 생성능력이 강한 변이주를 사용하여 된장을 만들었을 때의 성분 변화를 보면 수분 44%, 염분 11.7%, 회분 10∼12%, 총 산 1.4∼1.6%, 조단백질 9%, 아미노태질소 0.2%, 조지방 2.8%를 나타내었다. 된장 중의 아미노산 함량을 조사한 다른 보고에 의하면 18종의 아미노산 중에서 유리상태로 존재하는 것은 전체의 1/3이고 glutamic acid, glycine, methionine은 대부분 유리상태로 존재하며 tyrosine은 대부분 결합상태로 존재한다. 된장의 지방산은 불포화지방산이 대부분이며 포화지방산 및 콜레스테롤 함량이 낮고, 된장 중의 linoleic acid는 콜레스테롤의 체내 축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지질 중 필수지방산인 linoleic acid가 53%, linolenic acid는 8%가 들어있어 피부병 예방 및 혈관질환 예방, 정상 성장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콩이 발효되면서 유리된 linoleic acid가 많아지는데 이 물질은 암 예방 및 항암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된장중의 비타민 함량을 보면 thiamine이 20㎍/100g, riboflavin은 120㎍/100g이 함유되어 있고 riboflavin 생성능이 강한 Aspergillus oryzae 변이주를 사용하여 제조하는 경우 520 ㎍/100g나 되었다. 전통된장은 자연발효에 의해 제조되기 때문에 곰팡이 독의 오염, 특히 강력한 발암물질인 aflatoxin 오염에 대한 우려가 있다. 그러나 aflatoxin을 생성하는 균이 발효 중 오염된다 하더라도 콩의 특유한 기질로서의 특성 및 제조방법에 의해 파괴된다. aflatoxin 생성균은 중온균으로 여러 혼합 균주계에서는 경쟁력이 약하며 콩 단백질의 발효 생산물인 암모니아·아미노산·갈색 색소·pH의 증가, 햇볕·숯의 첨가 등에 의해 파괴·제거된다. 된장은 생콩이나 삶은 콩보다 항돌연변이 활성이 크며 다른 콩 발효제품보다 항돌연변이 활성이 높다. 된장의 메탄올추출물에서 아플라톡신(AFB1)에 대해 강력한 항돌연변이성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된장추출물이 50% 농도에서 AFB1에 의한 돌연변이 유발성은 완전히 저해되는 반면, 같은 농도에서 생콩과 삶은 콩에서는 각각 64∼66%와 39∼53%가 저해되었다. 된장 속에 있는 리놀레산(linoleic acid)이 항돌연변이 효과를 나타내는 물질의 하나인 것으로 밝혀졌다. 된장의 암 예방 효과는 된장을 끓인 후에도 있으며 여러 종류의 발암물질에 대해 항돌연변이 활성이 확인되었다. 또한 된장의 추출물이 특이적으로 면역증강물질인 B 림프구의 증식을 증가시키고 대식세포 및 B 림프구의 싸이토카인 생성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이러한 면역조절제가 삶은 대두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된장에서 발견된다는 것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미생물의 발효에 기인된 것으로 사료된다. 이외에 된장은 지방질 산화반응 과정 중 과산화물 생성을 억제하며 된장의 첨가함량이 높을수록 항산화 작용이 더 큰 결과를 보였으며, 혈소판응집 저해활성을 갖는 항혈전 펩타이드가 있는 것도 확인되었다. 청국장은 장류 중에서 숙성기간이 짧은 것이 특징이며 단백질 발효식품으로 단백질의 이용률 실험에서 영양가치가 가장 높고 소화가 잘 된다. 기호를 돋우기 위하여 마늘·고춧가루와 함께 소금을 넣어 저장성을 가지며 강력한 protease의 작용으로 오래 두면 여러 가지 아미노태질소가 암모니아태질소로 변한다. 가을에서 초봄까지 메주콩을 쑤어 식기 전에 시루에 볏짚을 깔고 그 위에 뜨거운 메주콩을 담은 후 아랫목에 이불을 씌워 40∼50℃에서 2∼3일간 보온하면 숙성 중 Bacillus subtilis의 강력한 protease 생성으로 단백분해가 신속히 일어나서 특유한 향기를 가진 실모양의 끈끈한 점질물이 생성된다. 이것은 강력한 혈전용해효소를 분비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여러 연구자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낫또에서 분리한 혈전용해효소(Nattokinase)의 임상시험, 즉 낫또를 사람에게 장기 섭취시켰을 때 혈중에서 혈전용해 활성이 증가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청국장은 탄수화물 위주의 식생활에서 부족 되기 쉬운 단백질을 공급하는데 큰 공헌을 하며 각종 효소작용으로 대두 성분이 분해 되어 소화력이 우수하다. 발효 중에 특히 비타민 B2의 증가가 현저하여 원료중의 것에 비해 5∼10배로 증가한다. 청국장 중의 고초균은 혈전용해효소의 활성이 있어 혈압 상승 방지효과가 있으며, 소화력 향상에 좋고 암세포주를 이용한 항암시험에서 된장과 비슷한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추장은 전분이 가수 분해되어 생성된 당분의 단맛, 대두 단백질의 가수분해로 생긴 아미노산의 구수한 맛, 고춧가루의 캡사이신에 의한 매운맛, 소금의 짠맛 그리고 유기산의 향기롭고 새콤한 맛이 잘 조화되어 고추장 특유의 맛을 내게 한다. 고추장은 된장에 사용하는 대두의 일부를 전분질 원료로 바꾸기 때문에 된장과 비교할 때 단백질 함량이 적은 대신 당분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고유 발효 저장 식품으로서 조미·향신의 목적으로 사용된다. 고추장의 염분은 ascorbic acid의 자동산화 억제 및 증가를 도와주며 고추와 고추씨의 함유성분인 capsaicin, capsicidin은 Bacillus subtilis균에 대한 항균작용이 있고 β-carotene, 비타민 C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항돌연변이 및 항암작용이 있다. 고추장은 일반적으로 각 가정에서 만들어지므로 시료에 따라 성분상에 커다란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통상적인 한국산 고추장의 화학성분은 다음과 같다(표 4). 공장제품과 가정제품 간에는 성분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지만 가정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메주를 더 사용한 탓인지 고형분을 기준으로 볼 때 단백질과 지방질이 조금 더 많고 당질이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단백질 함량은 된장보다 약간 낮은 편이지만 대두 가공식품이므로 단백질 급원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아미노태질소는 고추장 숙성에도 판정의 한 지표가 될 수 있는 구수한 맛 성분이다. 단백질 함량이 높을수록 단백 분해력이 강한 Asp. oryzae, Asp. sojae의 사용과 숙성조건의 조성에 의해 생성량이 높아진다. 숙성초기에는 90∼280mg%에서 3개월 후에는 150∼463mg%로 상승하였고 암모니아태질소는 식염농도가 낮을수록, 숙성 중 잡균의 번식이 높을수록 수치가 높아진다. 고추장의 총 아미노산 함량은 3.5∼4.1%로 glutamic acid를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이는 감칠맛을 부여한다.
고추장의 화학성분
고추장의 특성은 간장이나 된장과는 달리 매운맛에 있다고 하겠다. 고춧가루의 매운맛 성분은 캡사이신이라는 특수성분에 기인하는데, 그 함량은 0.01∼0.02%이며 고추장 숙성 중 캡사이신 함량에는 변화가 없었다. 고추장의 매운맛은 자극성이 있어 우리의 식욕을 좋게 하지만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위장의 점막을 자극하여 소화기관을 해칠 염려가 있고 한국인에게 위암이 많은 것은 이러한 자극성 음식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인 것으로 우려된다. 고춧가루의 빨간 색깔은 lutein, capsanthin 성분이며 햇볕에 장시간 노출 시나 건조 시에 검붉은 색으로 변한다. 고추장은 된장·간장에 비해 비타민 함량이 많은 편이며 조지방은 필수지방산인 linoleic acid, linolenic acid등이 전 지방산의 61.25∼85%를 포함하는 질적으로 매우 우수한 식품이다. 고추장의 기능성으로는 고추장 추출물이 쥐의 종양형성과 폐 전이(lung metastasis)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시험한 재래식 고추장, 시판고추장과 고춧가루 모두가 종양형성을 감소시키는 것을 보여주었다. 콩에 함유되어 있는 이소플라본(Isoflavone)은 항암·골다공증 예방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유용 생리활성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소플라본은 식품 중에 배당체 또는 아글리콘(aglycone)형태로 존재하게 되는데 아글리콘은 배당체보다 생체 이용성이 우수한 형태로 알려져 있다. 비 발효 식품에서는 콩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배당체 형태로 존재하지만 발효식품, 특히 청국장과 된장에 많은 양의 이소플라본이 아글리콘(aglycone)의 형태로 존재하여 전통 식품인 청국장과 된장은 생체 이용성이 우수한 형태인 이소플라본 아글리콘(aglycone)의 좋은 공급원이라고 할 수 있다.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ACE)는 안지오텐신 I(angiotensin I)의 C-말단 디펩타이드(dipeptide, His-Leu)를 절단하여 활성형인 안지오텐신 II(angiotensin II)로 전환시켜 혈압을 상승시킴과 동시에 생체내에서 혈압 강하 작용을 갖는 물질을 분해하는데 이러한 ACE의 작용을 저해함으로서 혈압 강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ACE의 작용을 저해함으로서 혈압 강하 활성을 갖는 물질로는 단백질 효소 분해물 유래의 펩타이드(peptide)가 40여 종이 있다고 보고 되어 있다. 장류는 단백질 함량이 많고 발효에 의해 단백질이 분해 되는 특징을 갖는 콩 발효식품이므로 혈압을 강하시키는 펩타이드가 많을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맺 는 말
세계 어느 곳에서나 그 고장에서 생산되는 원료를 이용하여 기후, 풍토 등의 환경조건과 그 곳 사람들의 기호에 맞도록 만들어지는 전통식품이 있다. 예로부터 전래되면서 우리 민족의 식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김치는 유산균에 의해서 발효되어 유산균 섭취만으로도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며, 사용하는 원료의 다양성으로 인해 생성되는 항산화·항노화·항비만효과와 동맥경화억제작용, 항균작용 등 여러 가지 기능성을 갖고 있다. 또한 된장·고추장 등의 전통 장류는 일반적으로 콩을 주원료로 곰팡이나 세균 등에 의해 발효된 식품으로 원료인 콩에 함유된 각종 생리활성 성분과 함께 발효과정 중 생성되는 여러 대사산물이 건강기능성 성분으로 작용하게 되는 데 위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생체 내에서 콜레스테롤의 생성억제, 고혈압 억제, 항종양성·항돌연변이원성·항산화성 등의 효과가 보고 되어 있어 암·혈관계 질환 등 각종 성인병의 예방 및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반 소비자의 기능성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전통발효식품인 김치류와 장류의 영양적 우수성과 기능성을 알림으로서 국민의 건강증진과 전통식품에 대한 구매력을 높이고 소비를 촉진시켜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