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비안나이트] 쉿! 너희들만 알고 있어 제주의 비경 2탄 거기, 이어도가 보이는 곳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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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252km의 해안선으로 되어 있다. 그중 빼어나고 수려하며 입지가 좋은 곳은 이미 근사한 호텔이나 횟집, 골프장이 자리를 잡았다고 해야겠다. 그러나 아직도 아무렇게나 흡사 버려진 듯이 무심히 뒹구는 돌멩이들이 널려있는 포구. 대평리 포구가 있다.
고갯마루 쉐울목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병풍기정 혹은 박수절벽이라고 하는 바다로 향한 절벽이다. 병풍처럼 생겨서 병풍바위라고 부른다.
이곳 어부들은 자기가 아는 고기자리(고기가 잘 잡히는 장소)를 다른이들에겐 알려주지 않고 대를 물리며 옥돔이나 자리돔을 잡는단다. 용왕 할망의 딸이라는 되넘이(물고기 이름)를 잡을 경우 술과 소라를 먹여 되돌려 보내야 재수가 좋다는 동화같은 이야기가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있는 곳이다. 제주의 젊은 시인 오승철의 싯귀에서처럼 바다에서 이승을 하직한 보재기(어부)가 죽은지 일년되는 날을 ‘돌상’이라고 하는데 애도의 뜻과 해신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날은 모두 바닷일을 쉰다. 이 바다에서 바로 보이는 너머 어딘가가 이어도이다. 1980년 KBS 취재단에 의해 수충암초가 있는 곳이 발견되었고 그래서 세상에 더 많이 알려진 곳이 이어도다. 지금은 과학기지가 세워져 있지만 이 암초가 제주 옛사람들이 꿈에 그리던 유토피아 이어도 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아무러면 어떠랴..이어도는 예나 지금이나 피안의 섬으로 현실이 척박할수록 희망이라는 티켓을 끊어 가고 싶은 섬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가끔씩 갯바위 낚시를 하러오는 사람들 이외에는 인적이 드물어서 한가한 바다를 즐기기에는 딱 좋다. 난드르 길 옆으로 가을 들국화가 흐드러지게 피는데 지역민들은 이 꽃잎을 따서 말려 베개속에도 넣고 국화주도 담그고 한단다. 난드르는 길은 대자연과 적막만이 감도는 아름다운 길이다. 단지 길이 비좁고 막다른 곳도 종종 있어서 불편하다는 점은 알고 가자. 이곳이 소문이 나서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면 길도 넓고 편하게 포장은 되겠지만 대신 유료화되고 상업화 돼서 고즈넉한 자연의 아름다움은 사라지지 않겠는가?
주상절리는 시적으로 표현하면 ‘신들의 궁전’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주상절리란 화산활동으로 분출된 마그마가 바닷물과 만나 갑자기 식으면서 수축하며 중심점이 고르게 분포하면서 4각형, 5각형, 또는 6각형 등의 패턴으로 굳어진 것을 말한다. 용암이 수직적인 다각형 기둥으로 무수히 굳어진 기하학적 돌들은 신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경이로운 작품으로 보인다. 거기에 파도가 밀려와 부딪치며 만들어지는 하얀 포말이 어우러지면 누구라도 한번쯤은 시인이 되어봄직 하다. 중문에 있는 지삿개 주상절리대는 이미 그 이름이 유명해 뛰어난 관광지가 되어 몇 년 전부터는 입장료가 있지만 아래에 소개하는 갯각 주상절리대는 아직 찾는이가 드문편으로 숨은 비경중 한 곳이어서 소개하니 한가로이 거닐어보며 외로움과 웅장함을 즐겨보거라.
참고로 하이힐 같은걸 신고 들어갔다가는 나를 원망하게 될지어다. 온통 오이지 누르기 딱 좋게 생긴 둥근 돌투성이 길이라 건강하고 다리 튼튼한 이들만 도전하길 바란다. 돌 이쁘다고 주워가지 말고.. 공항에서 다 걸린다.
마음이 심란하고 가슴이 쓰린날. 맥주 두어캔과 새우깡을 싸들고 이곳을 찾았었다. 눈시린 햇살아래 바람과 파도소리를 느끼며 바위틈에 앉아 맥주를 홀짝거렸는데 아아. 이승에서 이보다 더 분위기 좋고 술맛나는 곳이 또 있으랴. 무반주지만 듣는이 없어 목청껏 유행가 가락을 읖조리다가 저절로 흥이나서 보고싶은 사람들 이름도 불러보고- 맥주가 두어캔 더 있었으면 하고 사방팔방을 둘러보아도 오로지 적막. 적막 뿐이었다. 홀로 여행와서 분위기 즐기고자 하는 이는 넉넉하게 싸짊어지고 갈지어다. 이 주상절리 안쪽에는 길이가 30m 정도 되는 해식동굴이 있는데 조만간 영화나 CF배경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기막히게 아름답다.
절벽코너를 돌면 눈앞에 펼쳐지는 지상낙원, 조근모살이 있다.
서비스로 추천 하나 더..
옛날 이 산 아래에 있는 작은 창천마을에 강씨선생이 살았는데 글을 읽을 때 마다 방문 밖에서 무엇인가가 흉내내며 따라하더란다. 그렇게 3년이 지난 후 글을 따라 읽던 귀쟁이(바닷고기의 일종)가 그동안 글을 배운 답례로 소원을 들어주겠다 하였는데, 파도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공부를 하기에 어렵다 하니 귀쟁이가 앞으로 7일간은 절대로 방문을 열지 말 것을 당부하고 떠난다. 그날 밤 부터 비바람이 몰아치며 천지가 무너지듯 시끄러웠는데 잘 견디어 내던 강씨선생, 원래 이런 금기 사항이 있으면 호기심이 넘치는 법. 마지막 날에 문을 살짝 열어보았다. 갑자기 천지개벽같은 소리와 함께 혼절하였는데 깨어나보니 마당앞에 커다란 산이 생겨있더란다. 굴도르 생겼다 (굴도르-갑자기 라는 제주도 방언) 하여 군뫼, 군뫼오름 이라고도 부른다. 정상까지 30분도 채 안걸리는 데다가 한라산, 중문, 서귀포, 남해바다, 마라도까지 어우르는 황홀한 절경때문에 가벼운 산책코스로 추천한다.
군산에 올라가려면, 쉐울목에서 차량으로 쉽게 갈 수 도 있으나 길이 좁아서 불편하다. 12번 도로, 대정에서 중문방향으로 창천 삼거리를 지나자마자 우측에 ‘군산산책로’라는 이정표를 끼고 시멘트 포장길로 올라가는 길이 낫다. 주차장 주변에는 묘지가 많아서 얼핏 보면 공동묘지로 알기 쉽다. 원래 아무곳에나 무덤을 쓰지 못하게 되어 있지만 풍수지리에 따르면 군산 봉우리 주변은 쌍선월형의 명당자리란다. 아주 좋은 금당지여서 아주 오래전부터 살금살금 야금야금 하나둘씩 알게모르게 조상들을 매장에 오다가 지금은 공동묘지처럼 되어 버렸다. 거기 봉우리에 올라서서 왜 이곳이 금당지인지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 많은 무덤들의 후손이 모두 발복을 하였는가. 허물어지고 잡초가 우거져 무덤인지조차 알아보기 힘든 어느 무덤들을 보면 어째 그 중에는 복을 받지못한 후손들도 있는 것 같다. 정상까지 올라가는 동안 왼쪽으로는 드넓은 바다와 오른쪽엔 산방산, 뒤로는 한라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이곳을 걸을랴치면 저절로 나오는 가락. ‘낙양산 십리하에 높고 낮은 저 무덤아 절대가인이 그 누구냐 우리네 인생 한번가면 저기 저 모양 될 것이니~~’ 독자들에게 당부하오니, 제주의 숨겨곳 비경들을 주변사람들에게 알리지 말고 속닥속닥 스리슬쩍 다녀가시라!! 여기도 너무 많이 알려지면 길도 넓히고 그러다가 자생하고 있는 국화꽃밭 마저도 모조리 사라질 것이다. 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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