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테크/파랑새의원( 제주도)과 섬이야기

[스크랩] 중산간과 오름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12. 31. 17:39

  

중산간과 오름

진정한 제주로의 여행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도 오름과 중산간을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제주의 흙과 바다와 돌과 바람 그리고 사람을 볼수 있다.

2 ~ 3일 머물면서 제주를 느낀다면 그냥 예쁜 바다가 있는 한라산이 보이는 그런 아름다운 여행지일 것이다. 문밖을 나오면 언제고 펼쳐지는 수평선과 파도,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 구름을 걸친 한라산, 넓은 초지와 말들 그리고 관광객들... 그러나 그모습은 실제 제주의 시작에 불과 하다. 제주도에 사는 제주민, 또는 육지에서 이주해 오래 살아온 육지사람들만이 느끼는 제주를 안다면, 그래서 오름과 중산간의 애뜻함과 장엄함을 느낀다면 분명 또다른 더 큰 제주가 보이고 이내 마음속에 또하나의 제주를 품고 다니리라.

 

 

중산간의 제주마 방목지

 

제주에서 불리는 중산간의 의미는 지리학적으로의 의미인 중산간에 예로부터 척박했던 섬에서의 생활과 그 애환, 4.3사건을 맞으며 중산간 전체가 초토화되는 비극, 오름을 품은 중산간의 경이로운 자연의 모습이 합쳐져 또다른 의미의 '중산간'이란 말로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제주의 중산간에는 넓게 펼쳐진 초지가 많고 봉긋봉긋 솟은 이름도 예쁜 오름들이 많아 구태여 중산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도 충분히 아름다운건 사실이다. 하지만 중산간이란 곳이 일반 관광객들에게는 쉬 접해지는 용어도 아니고 2박3일 3박4일의 짧은 일정으로 다녀 보기에도 수월치만은 않기 때문에 따로 긴여정의 여행이 아닌 다음에는 따로 중산간 여행을 위한 일정을 따로 잡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동부 중산간의 오름에서본 오름들

 

기자가 제주에 머물면서 가장 좋아했던 곳 중에 하나가 동부 중간산지역이다. 가을의 동부 중산간은 황금빛 억새들과 그 빛을 통째로 머금은 젖가슴 같은 봉긋한 오름들 파란 하늘과 구름 또 멀리 푸르스름하게 하늘과 모호한 경계를 이루고 있는 수평선 이 환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어 특히나 가을의 중산간을 좋아한다. 가을에 제주를 찾는다면 오름을 꼭 올라가 볼 것을 권한다. 봄에는 유채꽃이 만발한 노란색, 여름에는 짖은 초록을 보여주는, 겨울에는 흰눈덮힌 오름과 한라산, 계절별로 모두 다른 모습 다른 느낌을 주는 제주 중의 제주는 결단코 중산간과 오름이라 할 수 있다.  

 

 

동부 중산간 용눈이 오름에서 보는 풍경

 

중산간을 돌아보는 것은 의외로 쉽다. 거의 많은 관광객들이 놀러와 이용하는 12번 일주도로와 해안도로만 피하면 대부분의 도로는 중산간을 오가는 도로이다. 여행객이 놀러오면 바다를 먼저찾고 바다를 보며 드라이브 하는 것이 1차 계획이기 때문에 2박3일, 3박4일의 일정으로 오는 여행객이라면 거의 12번 일주도로와 해안도로를 다녀보고 몇 군데 알려진 관광지를 돌아보면 일정이 마무리 되는 것이다. 그 말은 곧 일반적인 여행으로 중산간을 접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16번국도 중산간도로

 

바다를 구경하며 드라이브 하는 것을 약간 줄이고 그외의 도로 16번 중산간 도로라든지, 1112번 비자림로, 1118번 남조로 등의 중산간을 오가는 도로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긴다면 바닷가 드라이브 못지않은 아니 더 좋을 수 있는 충분한 매력이 있을 것이다.  

 

 

밭가운데 돌무더기 사이로 억세풀숲이 만들어졌다.

 

제주의 척박한 삶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중산간의 풍경은 오름뿐 아니라 길가에 돌담으로 경계를 나누어놓은 밭에서도 느낄 수 있다. 밭 사이의 경계뿐 아니라 바람이 많이 부는 제주 중산간의 환경에서 바람에 의한 농작물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곳곳에서 쉬 볼 수 있는 밭 한 가운데 무덤(산담)과 나무들 역시 땅이 한정되어 있는 제주에서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제주의 많은 오름들은 각기 특색있는 예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용눈이 오름, 거미오름,  새별오름, 다랑쉬오름 등.. 지금이야 예쁜 이름을 가지고 아름다운 곡선과 장관을 연출하며 관광지로 소개되고 있지만 제주민에게는 4.3사건의 아픔을 간직한 슬픈 이름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아름다움이 더욱 가슴 저리게 다가오는 것이다.

 

 

이제 아름다운 제주는 이미 새롭지 않다. 외국인이 보는 아름다움과 한국사람이 보는 제주의 아름다움이 같을 수는 없다. 아니 같아서는 안된다. 대한민국 사람으로써 제주를 찾는다면 아름다운 제주보다는 이제 진정한 제주를 보자. 투박한 제주민의 투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하고 그 투박함 속의 순수를 느끼며 오름과 중산간의 시리도록 아름다운 진정한 제주를 즐기자. 멀리 푸르스름하게 수평선이 보이는 황금빛 오름의 아름다움을 즐기자.  

 

 

중산간,오름 그리고 돌 바람 흙

 

 

 

출처 : 제주 사랑채
글쓴이 : 제주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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