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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소프트 파워 - 조지프 나이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1. 27. 11:34

소프트 파워(Soft Power)

 

저자 : 조지프 나이(Joseph S. Nye, Jr.)

 

서평 글쓴이 : 윤재웅[1]

 

 

9.11 이후 미국의 일방주의 외교정책은 일정 부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책 수행과정과 결과 면에서는 적지 않게 실패한 사실도 드러났다. 압도적인 군사력과 정보력을 바탕으로 아프카니스탄과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승리했지만, 테러근절과 중동지역의 평화 그리고 국제사회의 신뢰는 얻지 못한 것이다. 미국은 미국을 제외한 국가의 국방비를 합친 것보다도 더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으며, 군산복합체로 불리는 광범위한 군수산업으로 전쟁수행 능력에 있어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면서도 제한된 성과밖에 달성하지 못하는 이유와, 군사/외교 정책 수행에 있어서 국제사회의 반발을 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또 이처럼 막강한 물리적 힘과는 대조적으로 미국의 국제사회에서의 헤게모니가 점차 약화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변화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지속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수단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쓰여진 책이 이번에 소개할 조지프 나이(Joseph S. Nye, Jr.)의 ‘소프트 파워(Soft power)’(세종연구원, 2004)이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이 군사력과 경제력 위주의 하드 파워(Hard power)에만 경도됨으로써 정책집행 과정과 결과 면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도 실패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하드 파워와 함께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며, 소프트파워에 기반한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조지프 나이 교수는 미국의 외교 및 국제안보 전문가다. 외교정책에 있어 자유주의적 성향을 지닌 대표적인 학자이며, 과거 카터행정부 시절에 국무차관보와 국가안보회의 의장, 그리고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는 국가정보위원회 의장과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를 역임했다. 또 하버드대학 케네디 행정대학원 학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저서로는 『Power in the global information age(2005)』, 『제국의 패러독스(2002)』 그리고 Robert O. Keohane과 공저한 『Power and interdependence(2001)』등이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하여 “Smart Power and the War on Terror”란 주제로 강연을 한 바 있다. 이 강연을 통해 저자는 “미국은 9.11테러 이후 희망과 긍정이라는 가치를 전파하기보다 공포와 분노를 표출해 왔다”고 진단하고 “이제 미국은 세계에 공공재를 확산하는데 힘쓰는 ‘스마트 파워(Smart Power)’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이 책의 중심주제인 소프트 파워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다. 아래의 <도표1>에 나타난 바와 같이, 소프트 파워란 군사적 위협과 경제적 제재보다는 문화와 그 나라가 추구하는 정치적 목표와 가치, 제반 정책 등의 매력을 통해 다른 국가를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냉전 시절에 철의 장막 뒤편에서 동구권 젊은이들이 자유유럽방송(Radio Free Europe)을 통해 서방의 뉴스와 문화에 귀를 기울였던 것과, 20세기 후반에 미국이 주도하여 자유주의적, 민주적 특성과 합치되는 국제적 규율과 제도를 창설함으로써 많은 국가의 협력을 이끌어낸 것 등이 그 예이다. 기존의 국제정치학에서 주로 논의되어 왔던 하드 파워는 군사력과 경제력을 통한 강제와 보상/제재를 의미했다. 즉, 군사적, 경제적 힘을 이용해서 타국의 행동을 바꾸는 것을 의미했던 것이다. 이에 비해 소프트 파워는 문화와 가치관 그리고 정당한 대외정책을 통한 영향력 행사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다른 나라에게 강제하기보다 정치적 선택상의 아젠다를 설정하여 자국 정책에 스스로 협력하게 만드는 능력을 의미한다.

 

                                                <도표1> 파워의 3가지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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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이유는 1990년 최초로 자신이 제시한 ‘소프트 파워’란 개념을 정책 수립자들이 코카콜라나 헐리우드와 같은 문화적 상품 정도로 오해하거나 그 중요성을 외면하여 국제사회와 국내정치에서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9.11테러 이후 이라크 전쟁을 통해 미국에 대한 비판적, 부정적 여론이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소프트 파워에 대한 인식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졌다. 또 2002년에 출간된 ‘제국의 패러독스(The paradox of American Power)’란 책에서 간략하게 소개한 ‘소프트 파워’ 개념을 상세한 예시를 통해 한층 더 구체화하고 그 한계도 연구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저자는 20세기 후반의 변화된 국제질서에서는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변화된 국제질서 하에서 미국은 더 이상 유일무이한 초강대국이 아니라고 한다. 국제정치를 3단계의 체스 게임으로 비교한다면 맨 위 단계의 체스판에서는 국가간 군사안보적 이슈들이 펼쳐진다. 두 번째 체스판에서는 통상문제나 금융규제와 같은 국가간 경제적 이슈들이 다루어지고, 마지막 체스판에서는 기후변화나 국제범죄와 같은 초국가적 이슈들이 전개된다.

 

미국이 헤게모니 국가로 군림하고 있는 영역은 오직 첫 번째 체스판일 뿐이고, 나머지 영역에서는 EU, 일본, 중국과 같은 강대국의 협력을 얻지 않고서는 어떤 의미 있는 결과도 산출할 수 없다. 그리고 첫 번째 체스판에서 조차도 미군 전략의 글로벌 전개라는 특성상 강대국의 지원과 주변국의 협조 없이는 성공적인 작전수행을 보장할 수 없다. 따라서 복합적인 국제정치의 일부에 불과한 하드 파워에만 의존한 미국의 대외정책은 필연적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높고, 설사 성공하더라도 부분적인 성공에 그치거나 그 대가가 너무 크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하드 파워를 동원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갈수록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생화학무기와 핵무기 등과 같은 대량살상무기의 존재와 이를 이용한 테러 가능성은 군사력 사용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무력사용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지만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심지어 무력사용을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비민주적 국가에서조차도 글로벌 경제 시대에 투자 위축과 같은 경제적 타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이유로는 국제사회가 냉전체제 이후 일시적인 유일의 초강대국 체제에서 다극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EU와 중국의 등장, 지역주의화 경향을 보이는 국제질서 등이 이러한 체제 전환의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초국적 기업 및 비정부기구의 등장과 국제기구의 권한 강화 등도 국제정치에 있어서 국가 주도력이 점차 약해지고 있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국가만이 배타적으로 가지고 있던 권한과 능력을 이제는 국가 이외의 국제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이 직접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과 정보화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체재전환은 더욱 가속화되고, 그에 따라 소프트 파워의 역할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소프트 파워는 하드 파워만큼 정부 귀속성이 강하지 않다. 군사력이나 원유와 같은 하드 파워 자산은 분명히 국가가 주도하지만 소프트 파워는 상당부분이 정부와는 별도로 분리되어 있다. 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난 TV프로그램과 언론기사, 종교인의 발언 등은 정부 정책과는 독자적으로 다른 나라의 여론과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국제사회가 다극화되고 탈국가적 경향을 보일수록 소프트 파워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처럼 체제전환에 따라 소프트 파워가 중요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은 냉전체제 종식 이후에도 소프트 파워를 계속 경시해 왔다고 비판한다. ‘미국의 안보는 다른 나라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능력에 좌우된다’는 신념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이래, 미국은 전세계적으로 적극적인 문화활동과 홍보활동을 해 왔다. 전시정보국(OWI)과 전략정보국(OSS)도 이 시기에 만들어졌고, 미국의 소리(VOA), 자유유럽방송(Radio Free Europe)과 같은 라디오 방송도 전세계를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냉전이 시작되자 이러한 홍보기능은 미국의 공공외교 활동을 관장하는 해외정보국(USIA)으로 집중되었고, 1999년에 국무부로 흡수될 때까지 계속 홍보기능을 수행하였다.

 

하지만 냉전체제가 종식되자 미국은 소프트 파워에 대한 투자와 개발보다는 예산절감과 이들 기구의 축소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 1995년부터 2001년 기간 동안에 학술 및 문화교류는 연간 45,000건에서 29,000건으로 줄었고, 해외에 설치된 미국 문화원과 도서관도 폐쇄되었다. 이는 단기적인 국익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국익도 손상시키며, 미국의 위상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다. 이에 저자는 공공외교 활동을 활성화함으로써 미국의 국가적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고 미국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공공외교 활동이란 다음과 같은 3가지 범주로 나뉜다.

첫째는, 국내 및 대외정책 결정의 정황과 배경을 설명하는 일상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보통 정부 관계자들은 정책을 발표할 때 국내 언론과 여론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하지만 이는 어리석은 것이다. 외신기자단과 다른 국가가 정책을 어떻게 인식할지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국에 대한 국제적 이미지를 방관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릇된 비난과 잘못된 정보의 확산에 즉각 대처하는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둘째는, 정부의 특정 정책이 효과적으로 진척될 수 있도록 1년 단위로 상징적인 행사와 프로그램을 개최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이것은 선거운동이나 광고 캠페인과도 흡사한 것으로, 자국이 원하는 이미지와 정책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지속적인 정책홍보와 외교활동을 벌이는 것을 말한다.

 

셋째는, 장학금 수여나 교환프로그램, 연수, 세미나, 학술회의와 같은 형태로 외국의 주요 인사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외국의 주요인사로 하여금 미국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함으로써, 평시와 긴급상황 발생시에 대화채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헬무트 슈미트(Helmut Schmidt) 독일 전 총리나 영국 마가릿 대처(Margaret Thatcher) 전수상과 같은 세계적인 지도자들도 이를 통해 미국과 돈독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이처럼 공공외교 활동은 국가의 이미지를 고양시키고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한다. 문제는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공공외교 활동과 같은 소프트 파워에 투입되는 미국정부의 예산지원이 줄어들고 있으며, <도표2>에서 볼 수 있듯이 다른 주요 국가들에 비해 미국의 소프트 파워에 대한 투자비율이 훨씬 낮다는 사실이다.

 

       <도표2> 주요국별 소프트 파워와 하드 파워의 투자액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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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미국과 영국은 2002년, 프랑스, 독일, 일본은 2001년 수치임

 

뿐만 아니라, 공공외교 활동의 각 영역별로 정책 일관성과 이슈 상관성을 지니는 것이 중요한데, 미국은 여기에서도 실수를 범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미국이 국내정치와 외교정책간의 연관성을 무시하고 일관성 없으며 위선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그것은 미국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데 방해가 된다. 9.11테러 이후 미국이 보인 일련의 행위들은 우방국가가 보기에도 일관성이 없는 태도로써 많은 비판을 받았다. 물론 일관성 결여와 위선적인 행태를 보이더라도 현재 미국이 가지고 있는 군사적, 경제적 힘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의 협력은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협력은 다른 국가의 여론과 지도자들의 장기적인 이해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각 영역별 이슈간의 상관성도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공공외교 활동의 세 번째 범주인 학생교환 프로그램의 경우 비자 정책과 조율되지 않을 경우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실제 9.11테러 이후 강화된 보안조치로 인해 학생교류 정책에 문제가 생겼고, 이는 미국의 외국인 유학생 점유율 하락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미국에 비해 유럽연합과 아시아 강국의 소프트 파워의 약진은 두드러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유럽연합의 경우, 유럽연합이 국제문제 해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해외개발원조를 통한 빈곤층 축소와 인권조약, 환경보호와 같은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경제운용 방식에 있어서도 소득 불평등과 일자리안정 문제로 미국식 경제모델에 대한 대안으로써 유럽의 경제운용 방식을 선호하는 나라가 증가하고 있다. 공공외교 활동과 국가간 문화교류에 대해서도 막대한 투자를 하며 소프트 파워 증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중국 및 인도가 눈에 띈다. 1990년대 경기침체로 인해 국제사회의 평판이 퇴색하였지만 일본은 소프트 파워의 잠재자원이 풍부한 나라이다. 개발원조 면에서 세계 1위, GDP대비 연구개발비 지출 세계 3위, 도서/음반 매출 세계 2위 등 막강한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문학, 영화, 게임과 같은 대중문화 부문에서부터 가전제품, 건축, 패션, 순수과학에 이르기까지 소프트 파워의 잠재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제국주의적 침략행위에 대한 역사인식 문제로 인해 주변국의 견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소프트 파워 확장 면에서 현실적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과 인도 또한 경제적 성장과 정치적 영향력 증가로 소프트 파워가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유인우주선 발사와 올림픽 개최 등을 통해 국위선양을 꾀하고 있으며, 자원외교와 정치적 헤게모니 구축을 통해 강대국으로 거듭나고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는 초국가적 연계성을 바탕으로 IT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여 소프트 파워를 확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국가들도 국내 정치구조와 이념적 가치, 외교분쟁 등으로 인해 소프트 파워가 일정부분 제약되어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저자는 변화하는 국제질서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 그리고 주변 강대국들의 소프트 파워 강화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이 소프트 파워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의 소프트 파워에 관한 논의에 대해서는 비판이 존재한다. 워싱턴타임즈의 칼럼리스트인 칼 토머스는 ‘미국의 말과 행동 때문에 미국에 대한 적의 위협이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은 허구’라고 비판한다. 그는 가치와 매력을 중시하는 소프트 파워는 국익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정치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더구나 국가가 자국의 매력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소프트 파워는 국제정치 용어로 적합하지 않으며, 외교정책은 인기투표나 여론조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저자는 국제정치가 명령과 통제로만 이루어져 있다고 보는 것은 단견이며, 소프트 파워는 구체적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환경조성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며, 또한 위협과 보상 없이도 타국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반론을 제기한다. 예를 들어,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이 보여준 일방주의적 군사/외교 행위는 동맹국들의 미국 정책에 대한 협력을 어렵게 만들었다. 터키 의회는 미 지상군의 영내 통과를 거부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군에게 제공하였던 공군기지 사용허가를 기피하였다. 9.11테러 이후의 미국의 외교정책과 이라크 전쟁은 반테러전의 당위성과 후세인 독재에 쏠리던 세계여론의 관심을 미국의 일방주의적 태도로 바꾸어 놓음으로써 정책목표 달성에 커다란 어려움을 야기했다. 이는 소프트 파워를 무시한 정책이 하드 파워에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이다.

 

또, 정부가 소프트 파워를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은 정부의 역할을 배제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오히려 분권화된 환경 속에서 정부가 민간과의 협력을 통해 소프트 파워 증진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분명히 인기투표나 여론조사에 의해 외교정책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국제적 협력이 필요한 사안에서 국가의 호감과 매력이 원하는 성과를 얻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라고 반론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미국의 정책이 소프트 파워와 하드 파워의 상호작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 속에서 입안되고 수행되어야 한다고 제시한다. 그리고 문화와 교육의 교류와 같은 장기적 전략개발의 중요성도 지적하고 있다. 최근 회자되고 있는 저자의 ‘스마트 파워’ 란 개념도 바로 소프트 파워와 하드 파워의 결합을 강조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이 9.11테러 이후 일방주의적 외교정책을 반면교사로 삼아 설득과 호감을 통해, 그리고 문화와 정치적 이상이 가지는 매력을 통해 소프트 파워를 증진시킨다면, 미국은 오만한 제국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국제사회와의 공조 속에서 국익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1] 윤재웅씨는 현재 정치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으로 많은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탐독하였으며, 연구소의 포럼과 정기모임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본 서평은 윤재웅씨가 직접 작성하고 연구소에서 간단히 교정을 본 것입니다.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글쓴이 : 김광수경제연구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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