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을 마스터하라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에 엄마에게 했던 거짓말의 성공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왜 어릴 때 부모님께 했던 거짓말은 모두 탄로 나는 것일까? 그분들 모두가 오래 전에는 아이였기 때문이리라. 부모님도 어렸을 적에는 그들의 부모들에게 거짓말을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경험은 최고의 지식을 제공한다. 그러하니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거짓말에 대해서는 모두 전문가들이다. 이런 경우에 부모님은 아이들을 훤히 꿰뚫어 본다.1) 마찬가지로 나를 훤히 꿰뚫고 보는 듯한 책을 만날 때가 있다. 이런 책은 다른 책들보다 더 많은 유익을 준다. 이때책의 내용은 더 이상 일반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나를 향한 아주 적절하고 특별한 조언이 된다. 저자가 나와 비슷한 성향이거나, 같은 비전을 가진 사람인 경우도 나에게 많은 유익을 준다.
나에게는 고든 맥도날드의 『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이라는 책이 정말 많은 깨달음을 안겨다 주었다. 저자는 나의 약점을 적나라하게 끄집어내어 적절한 조언을 해 주었다. 너무나 깊이 파헤쳐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내용도 있었다. 불편했지만 진실이었다. 불편한 진실을 피하지 않고 정면 대응하는 것은 삶을 개선하고자 하는 자들에게 주어지는 첫 번째 과제다.
이처럼 수많은 책들 중에 유난히 많은 공감과 깨달음을 던져 주는 책은 당신만의 특별한 책이다. 그 책을 읽고 또 읽어라. 도움이 되는 책의 모든 내용을 이해하고 받아들여라. 책의 견해를 빌어 삶의 문제를 해결하라. 자신의 문제점을 들여다보고 문제를 초월하여 전진하라. 이러한 한 권의 책을 마스터하기 위한 두 가지 방법론을 제시해 본다.
1) 분석하며 읽어라
“단순히 지식이 아닌 뜨거운 마음으로 각 주제에 접근하되 한 단어씩 차분한 마음으로 천천히 읽으라.” - 장 피에르 드 코사드
변화와 영적 성숙을 위한 책 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 권의 책을 완전히 소화하듯이 읽는 것이다. 이것은 분석적 읽기를 통하여 한 권을 완전히 독파하라는 말이다. 인격 성숙을 위한 목적이라면 절대로 빨리 읽어서는 안 된다. 책 한 장 한 장에서 말하고 있는 저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동시에 나의 삶을 돌아보며 읽어야 한다. 저자의 지혜를 깊이 사모하게 되면 반드시 자신의 사상으로 소화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그리고 실천적인 적용을 해야 한다. 이런 독서법에 대해서는 옛날 우리나라의 대학자들도 같은 주장을 한다.
9번이나 과거에 장원으로 급제한 석학 율곡 이이는 『격몽요결』의 제4장 ‘독서장’에서 독서의 방법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책을 읽을 때는 반드시 한 가지 책을 습득하여 그 뜻을 모두 알아서 완전히 통달하고 의문이 없게 된 다음에야 다른 책을 읽을 것이요, 많은 책을 읽어서 많이 얻기를 탐내어 부산하게 이것저것 읽지 말아야 한다.”
조선 후기의 대학자인 다산 정약용의 독서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책을 읽는 데는 방법이 있다.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책은 구름 가듯, 물 흐르듯 읽어도 되지만 만일 백성이나 나라에 도움이 되는 책이라면 반드시 문단마다 이해하고 구절마다 탐구해 가면서 읽어야 하며 한낮의 졸음이나 쫓는 태도로 읽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인격 성숙에 도움을 주는 책들은 이처럼 완전히 독파해야 한다. 전문 지식을 쌓아가기 위해서는 다독과 속독이 필요하고, 인격 성숙을 위해서는 정독과 재독이 필요하다. 전문 지식을 습득하기 위하여 다독과 속독을 할 때의 전제 조건도 정독을 통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분석하여 읽는 정독은 변화와 성숙을 위한 책 읽기에서나 전문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책 읽기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독서법이다.
이전보다 더욱 성숙하기를 갈망하자. “한 권 한 권 소화시킨 책들이 평생에 10권만 있어도 우리 인격 성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나만의 고전 리스트의 책들을 정성을 다하여 이해하려고 애썼으며, 내 삶에 적용시키려고 노력했다. 이 책들을 읽을 당시에는 모티머 애들러의 분석적 독서법을 알지 못했지만, 대부분의 독서가들이 스스로 책 읽는 방법을 터득해 나가듯이 나 역시도 지금 설명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책을 읽어왔다. 덕분에 못난 사람이었던 내가 조금씩 사람다운 모습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2) 반복하여 읽어라
“한 권의 책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분석적으로 읽는 것 못지않게 반복해서 읽고, 읽고 또 읽는 것이 중요하다.” - 백금산
나를 꿰뚫어 보는 책은 나와 인연이 닿은 책이다. 다른 어떤 책들보다 많은 유익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습관과 성품의 문제, 특히 분노, 탐심, 게으름 등 자신만의 주특기범죄는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자신을 들여다보는데 도움이 되는 책들은 반복하여 읽어서 충분히 이해하고 적용하여 자신의 문제점들을 극복하여야 한다.
세종대왕은 어린 시절부터 열심히 책을 읽은 독서가였을 뿐만 아니라 훗날 임금이 되어서는 독서 장려를 위하여 ‘사가 독서(賜暇 讀書)’라는 독서 휴가 제도를 실시하였다. 사가 독서는 훗날 ‘독서당’으로 발전하여 국가 독서 연구 기구의 역할을 맡았다. 지금도 서울의 약수동 고개를 넘어 동호대로를 달리다 보면 두 개의 터널 중간 지점에 ‘독서당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독서당을 생각할 때마다 나라의 독서 부흥을 위하여 애쓴 세종대왕의 덕치(德治)가 생각난다. 이러한 세종도 어린 시절에 ‘백독백습(百讀百習)’의 독서법으로 책을 읽었다고 한다. 100번 읽고 100번을 쓴다는 뜻이다. 한 번 읽고 쓸 때마다 바를 정(正)자를 표시하며 백번을 읽고 썼다.
‘라이프니츠 독서법’은 미적분학을 발견한 수학자 ‘라이프니츠’의 놀라운 지식에 주목하여 따온 독서법이다. 라이프니츠 독서법 역시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이 핵심이다. 나의 변화와 성숙을 다루는 책들을 읽을 때, 두 번 읽어야 할 필요가 없는 책들은 대개 한 번 읽을 필요도 없는 책들이다. 자신의 인격 성숙을 돕거나 영혼의 떨림을 안겨다준 책이라면 반복적으로 읽으며 온전한 인격자로 거듭나길 소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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