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하고 대비하라… 이젠 ‘리스크지능’시대
[조선일보 2007-02-09 14: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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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k Intelligence> Learning to Manage What We Don’t Know 저자 David Apgar, 2006 데이비드 아프가
하버드대 학사·옥스퍼드대 석사를 거쳐 미국 랜드연구소 산하 대학원(RAND Graduate School)에서 국제 경영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맥킨지(McKinsey)에서 자본시장 총책임자로 일하며 보험업계 담당 컨설턴트로 활약했다. 리먼 브러더스(Lehman Brothers) 금융연구소에선 부원장으로 일하며 수많은 기업 M&A 과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존스홉킨스(Johns Hopkins)대 국제대학원에서 리스크 경영(Risk Management) 강좌를 맡고 있다.
FINANCIAL TIMES 북 리뷰
이 책은 윌머 맥린(Wilmer McLean)이란 인물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는 미국 버지니아(Virginia) 북부에서 엄청난 부(富)를 거머쥐었던 농장주였다. 하지만 그에게 엄청난 시련이 닥쳐왔으니, 1861년 자신의 농장이 남북 전쟁의 첫 대대적인 전투인 불런(Bull Run)전장(戰場)이 된 것.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맥린은 버지니아의 아포마톡스(Appomattox)라는 곳으로 터전을 옮겨 그곳에서 설탕 판매업으로 또다시 어마어마한 부를 일궜다. 하지만 남북전쟁의 막바지이던 1865년 공교롭게도 그의 저택이 남부 동맹군 총사령관 로버트 리(Robert Lee) 장군의 투항 장소가 되는 불운이 따른다. 남부 동맹군의 패전 선언에 흥분한 북부 동맹군은 그의 집을 부수고 가구를 승전 기념품으로 약탈했다.
저자는 ‘비운의 주인공’ 맥린이 좀 더 심사숙고했더라면 당시 두 번의 위험을 피해 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맥린이 겪은 두 가지 시련은 물론 농장주와 설탕 판매상의 견지에서 봤을 때 분명 예측 불가능한 것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그렇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위험’을 두 가지 종류로 나눈다. 첫째는 랜덤 리스크(random risk). 무작위로 일어나 예상이 불가능한 경우다. 또 하나는 비(非)랜덤 리스크(non-random risk). 일정한 패턴 속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학습이 가능해(learnable)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
저자는 맥린의 경우 당시 남북전쟁과 양측의 전력 우위, 정치적인 역학 등을 주도면밀하게 살폈다면 자신의 두 번의 성공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지 않았을지 몰랐다고 주장한다. 전쟁의 흐름 속에서 위험의 패턴을 추론할 수 있으며, 어쩌면 불가능해 보일 지 모르는 리스크를 미리 포착, 대비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기업 위험관리 컨설턴트들은 리스크의 무작위성(randomness)여부를 떠나 ‘위험이나 어려운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 이것이 어쩌면 위험의 무작위성을 따지는 저자의 시각보다 좀 더 실용적일 것이다.
지능엔 과연 몇 가지 종류가 있을까? 적어도 비즈니스 분야에서 화두가 되는 지능의 종류는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처음엔 타인과의 관계를 조율하는 능력의 척도 ‘감성 지능’, 즉 EQ(Emotional Quotient)가 등장했다. 그 다음은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창조지능’인 CQ(Creativity Quotient)의 시대가 막을 열었다. 그리고 이젠 위험을 이해하고 그로부터 배우는 ‘위험 IQ(Risk Intelligence Quotient)’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 개념은 컨설턴트이자 대학 강사인 데이비드 아프가의 아이디어다. 그는 새 저서 ‘Risk Intelligence’를 통해 리스크 IQ를 대해부한다. 저자의 전제는 이렇다. ‘리스크에 대해 알면 알수록 우리는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안전한 길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 준다.’ 많은 사람들은 많은 기업들과 CEO들이 리스크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엔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 저서를 통해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이 책은 비(非)랜덤 리스크에 초점을 맞춘다. 저서엔 위험 IQ 측정 방법에서부터 심지어는 ‘위험전략 심사(risk strategy audit)’ 방법까지 나온다. 이는 기업이 리스크의 우선 순위를 얼마나 잘 결정하고 있는지, 리스크와 기업의 성장 욕구(growth needs)가 얼마나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평가하는 방법. 위험을 통해 학습할 수 있도록 최적의 기업 네트워크 환경을 만들고 좀 더 효율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엔 이러한 모든 방법론들이 버무려진다. 기업 전체적으로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개별 도구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방법이 제시된다.
저자는 리스크 전략 패턴에도 ‘사계절 순환 구조(the four seasons of risk strategy patterns)’가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기업 경영 과정 속에서 일정하게 반복되는 위험의 ‘패턴’들을 데이터베이스화 해 적절히 리스크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리스크 전략 회계 감사에 관한 부분에서 저자는 목표를 잃은 새처럼 방황한다. 현존하는 전략들을 이야기하다 갑자기 미래 위험전략 수립으로 표류한다.
‘Risk Intelligence’는 분명 우리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바로 ‘어려운 상황에 대해 좀 더 폭넓게, 과학적인 방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기업은 위험이 잠재돼 있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리스크의 ‘진짜 얼굴’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기업만이 기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김현진 산업부 기자 bor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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