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즈니스 제국 곧 몰락” |
뉴 골든 에이지 / 라비 바트라 지음, 송택순·김원옥 옮김/리더스북 |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 |
이 책의 저자는 1978년 후반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몰락’이란 책을 펴냈다. 여기에서 그는 20세기가 끝나기 전 소련 공산주의가 붕괴할 것이라 예측했다. 당시로선 너무 황당한 얘기였기 때문에 10여 곳의 출판사에서 출간을 거절할 정도였다. 하지만 1년 뒤 소련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고, 저자는 이를 소련 붕괴의 전조로 확신했다. 저자는 또 1978년 12월5일 미 오클라호마대 강연에서 “1979년에 이란의 국왕이 축출되고 성직자들이 권력을 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 성직자 계급의 혁명을 예고한 것이다. 당시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물론 외교관, 역사학자, 언론인들 중에서 그 어느 누구도 이 같은 가능성에 대비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저자의 예상은 적중했다. 그런 이력을 가진 저자가 2007년 초 미국에서 출간한 책이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다른 제국과 마찬가지로 전세계 경제를 지배한 미국이란 비즈니스제국 역시 무너질 것”이라며 “이 글을 쓰는 2006년의 시점에서 나는 그 몰락의 시작이 2009년쯤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썼다. 저자는 보다 구체적으로 “주택 거품이 시작된 해는 금리가 무서운 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했던 2001년”이라며 “1년 안팎의 차이는 있겠지만 2008년에는 거품이 꺼질 것”이라고 확언했다. 이어 “거품 붕괴는 2007년도에 시작돼 2009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섭지 않은가. 이토록 정확하게 앞날을 내다본 저자의 논리적 근거는 무엇인가.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요지다. 저자가 현 상황을 분석하고, 향후 전개과정을 예상하는 관점은 크게 ‘경제 주기’와 ‘정치 주기’란 두 가지 틀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일반적인 계량경제학 대신 ‘주기 분석’을 파고든 저자는 이를 통해 역사 속에서 반복되는 몇가지 법칙을 발견했다. 저자가 책에서 풀어놓고 있는 법칙들은 ▲사회순환 법칙 ▲역정의(Reverse Justice) 법칙 ▲인플레이션 주기 ▲통화율 주기 ▲불황 주기 ▲마지막해(Final Year) 법칙 등이다. 저자는 우선, 미 자본주의 위기의 주범으로 주택과 유가(油價)의 ‘쌍둥이 거품’을 꼽는다. ‘거품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공급 측면의 거품과 수요 측면의 거품을 설명한다. “과거의 모든 불황 앞에는 자산 거품이 선행했다”는 것. 특히 오늘날의 미국 주택 거품을 불러일으킨 원인을 2001년 금리 인하에서 찾는다.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은 폭락하는 주식시장을 지탱하기 위해 과감한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하지만 이자율의 급격한 하락은 종국적으로 주택 가격의 거품을 초래했다. 낮은 이자율이 어째서 주택 가격을 상승시키는가. 이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미국인들은 대부분 현찰이 아니라 신용으로 주택을 구입한다. 또 모기지(mortgage·주택저당) 대출은 15년에서 30년의 기간으로 설정된다. 이자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월 상환액은 적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주택 수요는 증가한다. 수요가 늘어나면 자연히 가격은 상승한다. 그런데 이자율 하락은 주택의 수요만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더 고가의 주택도 구입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주택 가격은 더욱 높아진다. 1980∼1990년대에 거의 변화가 없었던 미국의 ‘실질주택 가격(인플레이션을 감안해 조정한 수치)’은 1998∼2005년 사이 60%나 껑충 뛰었다. ‘쌍둥이 거품’ 중 또다른 하나인 유가 거품에 대해 저자는 “지금의 유가 거품은, 공급 측면의 거품이었던 1970년대와 달리 엑손모빌과 셰브론, 셸과 같은 미국의 석유회사들에서 비롯됐다”고 단언한다. 1990년대 초 이래 미국의 석유산업에서 무려 2600건의 합병이 이뤄졌으며, 이로 인해 미국 석유시장은 엑손모빌과 셰브론-텍사코, BP―아모코-아르코와 로열더치셸, 코노코-필립스 등 5대 기업이 장악하게 되었다. 저자는 이 같은 독점적 환경에서 ‘재고가 부족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유가가 높은 이유’를 찾는다. 한마디로, 이들 독점 대기업들이 담합해 높은 유가를 계속 유지함으로써 막대한 이득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저자는 이어 인플레이션 주기와 통화 주기에 대한 분석을 거쳐 사회순환 법칙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아울러 이슬람세계에 대한 역사적 고찰과 함께 왜 서구와 이슬람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이라크전쟁을 일으킨 미국이 몰락할 수밖에 없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저자가 내다보는 미국의 앞날은 어떤가. 그 중 몇가지만 살펴보자. 우선, “이라크전쟁은 2010년이나 2011년까지 계속될 것”이며 “2009년의 달러 소동은 어떻게든 모면한다고 하더라도 2010년에는 결국 달러가 붕괴될 것”으로 내다본다. 미국의 경제정책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면 빈곤은 계속 늘어나고 실질임금과 가구소득은 계속해서 떨어질 것이다. 결국 빈곤층은 급격히 늘어나고 중산층은 줄어들 것이다. “미국의 주식시장은 2009년까지 정체를 보일 것이며 2008년에서 2012년까지 더 심하게 붕괴될 수도 있다”고 저자는 예상한다. 이렇게 암울한 전망뿐일까. 그렇지 않다.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이 글을 쓰는 2006년 이후 경제 및 정치 혼란 중 하나가 다가오고 있지만 먹구름 뒤에도 가느다란 한 줄기 빛이 보인다”면서 “미국 사회의 부흥은 신속하게 그리고 깜짝 놀랄 정도로 이뤄질 것이며, 그러한 부흥은 곧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이 같은 ‘예언’을 현실화하기 위해 수행해야 할 과제도 물론 제시하고 있다. 책을 통해 한번 살펴보시길.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 |
출처 : 하늘 정원 쉼터
글쓴이 : 보람아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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