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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호신의 화첩기행 ‘그리운 이웃은 마을에 산다’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4. 14. 09:36

 

“공동체 마을은 한 지역 삶의 총체적 모습이다. 그 삶의 진원지와 인간의 모습을 돌아보며 국토의 소중함을 깨닫고 공생의 지평 속에서 농촌 현실을 직시하고 싶었다.” 사찰기행, 문화유산기행 등 우리국토의 발자취를 따라 간 그림과 답사기를 꾸준히 작업해 온 한국화가이자 작가인 이호신씨가 이번에는 마을순례기 <그리운 이웃은 마을에 산다>를 발간했다. 2002년부터 5년간 월간지에 연재했던 글을 선별해 엮은 이번 화첩기행은 독자들에게 보내는 한편의 그림편지와도 같다. 지리산과 오봉산, 응봉산, 월출산 등 산골 마을과 남해안 마을, 제주 마을 등 30여곳을 돌아다니면서 만난 정겨운 주민들의 얼굴과 마을 풍경이 담겨 있고, 그곳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를 썼다.


산골마을 해안마을…삶의 ‘현장체험’

이호신씨 전국 마을 30여곳 순례 ‘화첩기행’ 펴내

“유토피아는 없었다…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할 뿐”

“이 땅의 역사와 삶의 숨결이 오롯이 담긴 현장을 체험하고 싶었다”는 그는 전국 마을을 떠돌기 전 몇 가지 기준을 세웠다. 마을에 갈 때는 가능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며, 반드시 마을에서 먹고 자며 주민과 지내기, 마을에서 화첩을 한 권 이상 충실하게 그리며 주문이나 청탁에 의한 마을 그림은 배제한다는 것.


경북 봉화 청량사서 만난 주지 지현스님은 청량산 뒤실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청량산 마을은 아주 각별한 풍속이 있었지요. 여러 산마을에서 각기 신당을 모신 이들이 깃발을 나부끼며 모여드는 모습은 참으로 장엄하고 장관이었어요. 이 산 마을의 아름다운 풍속과 대동을 위해 다시 살려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요.”

경기도 평택 무봉산 진위마을 근처 만기사에서 그는 ‘원수 갚지 말고 은혜는 갚으라’는 이곳 당우의 주련을 마음에 새긴다. “새 하얀 숫눈길을 올라가니 만기사다. 문 밖의 거대한 포대화상, 천수천안관세음보살상은 시선을 압도한다. 명부전을 살펴보니 지장보살상이 거대하다. 절집 이름처럼 ‘만 가지 기이한 것’들이 모인 셈인가.”


이밖에도 그는 해남 미황사가 위치한 달마산 춘양마을, 약초를 키우며 자연생태민속촌을 가꿔 낸 삼척 신선고을, 도기 문화의 전통을 오롯이 이어가고 있는 영암 구림마을, 조상이 남긴 터전을 선비마을과 농촌체험마을로 계승하는 대전 무수천하마을 등을 탐방했다.


사실 그의 국토순례는 20여 년 전부터 시작됐다. 그 결과물들이 그림과 답사기를 함께 실은 <길에서 쓴 그림일기>, 전국의 사찰을 돌며 가람의 진경을 수묵화로 담아 낸 <풍경소리에 귀를 씻고>에 이어 인도 파키스탄 등 이국땅을 돌며 화첩에 옮긴 <나는 인도를 보았는가>로 이어졌다. “사찰순례 뿐 아니라 동아프리카, 탄자니아, 인도, 파키스탄 등 화첩을 들고 간 것도 결국 우리 마을을 다시 보기 위한 여정이었다.”


그는 산과 물이 어우러진 농촌에서 지형과 풍속, 생산물과 생활문화 뿐 아니라, 오늘은 물론 미래의 자원인 농촌의 어두운 현실과 함께 희망을 직시한다.


불교신문 임나정 기자 muse724@ibulgyo.com


출처 : 본연의 행복나누기
글쓴이 : 본연 이해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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