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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겨울의 습지, 갈대, 생태계의 모습은?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5. 13. 14:09

 

근에 밝혀진 경기 서남부지역 연쇄살인 사건으로 갈대밭이나 드넓은 평야를 보면 범행을 재연하는 뉴스의 장면이 먼저 떠오르는 분들도 많으실 거다. 안산시도 이번 일과 연관돼 있어 드넓은 갈대숲이 뻗어있는 이곳으로의 여행을 강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한 번의 정화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싶었다. 마지막 겨울을 느낄 수 있는 그 곳으로, 그렇게 ‘전철 타고 가는 중앙역 생태 여행’이 시작되었다.   

 

 

화호는 아시는 것처럼 자연오염의 대명사였다. 간척공사를 진행하면서 짧아진 해안선이 갯벌의 자정능력을 상실시키고, 방조제로 조성된 시화호의 환경이 오염돼 생태계가 파괴됐다. 하지만 최근에 시화호 갑문을 열어 바닷물을 유입시키면서 바다의 자정능력이 살아나고, 인공으로 조성된 습지는 생태계의 보고로 다시 태어나고 있으니 그야말로 ‘자연은 인간의 손으로 건드리지 말고 그대로 두는 것이 최선’이라는 진리(?)를 몸소 보여준 곳이다.  

 

 

화호 갈대습지 공원에는 ‘시화호 지킴이’이자 ‘환경 지킴이’로 통하는 최종인 선생님이 계신다. 자연과 벗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분들이 대개 그렇듯 이렇게 순수하고 ‘새’밖에 모르시는 분은 처음 봤다. 아이들에게 철새에 대해 어찌나 친절히 설명해주시는지, 손수 만든 책을 손에 쥐어주시고, 촬영 후에는 직접 찍은 아름다운 철새 사진도 보내주시니 바로 이 사진들이다. (노랑부리백로는 천연기념물361호, 장다리물떼새는 국제보호조이다.)  

 

 

최종인 선생님 : “새에게는 무조건 조용히 다가가야 해요. 그렇죠? 아저씨가 만약에 저쪽으로 시끄럽게 날아간다고 해봐요. 저 새들이 어떻겠어요? 놀라서 도망가겠죠?”
아이 : “한 번 날아보세요.”
최종인 선생님 :  “아이고, 그러다 아저씨 다치면 어떡해요”
아이 : “그럼 보험금 나올 거예요. 하하하”

 

 

특한(?) 발상을 쏟아내며 신나서 떠드는 아이들을 데리고 새를 구경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도 차근차근 쉽게 설명해주신다. 갈대습지는 왜 소중한지, 1년에 한 번 이곳을 찾는 철새들은 왜 잘 보살펴야 하는지, 철새는 어떻게 구경해야 하는지부터, 볍씨를 뿌리고, 아픈 청둥오리를 치료해서 날려주는 것까지. 들오리들은 뭍으로 올라와 그 볍씨를 먹고, 아프던 청둥오리는 건강하게 저 멀리로 날아간다. 선생님의 손과 눈에서 진심이 담긴 치료가 무엇인지를, 정말 청둥오리가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생님의 노하우는 해가 질 때까지 전수되었다. 붉게 타들어가며 지는 태양과 날아가는 철새를 한 화면에 잡기 위해 적절한 장소와 날려 보낼 방법이 무엇인지도 알려주신다. 물가의 갈대 사이사이에 틈틈이 자리한 철새를 날려 보내려면 호수를 타고 돌며 창문을 열고 옆문을 쾅쾅 두드리면 된다. 위협적인 소리에 새들이 날아오르는 찰나, 미리 대기하고 있던 카메라가 태양 옆으로 멋지게 날아오르는 새 무리를 담을 수 있다. 저 하늘 높이까지 오르는 철새보다 아름다운 선생님의 마음과 배려. 무언가 하나에 빠진다는 건 아름다운 거다. 미칠 수 있는 게 있다는 것은 행복한 거다. 나도 아름답고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


 

* 촬영일 1/31, 방송일 2/5

 

* 방송 다시보기
http://news.kbs.co.kr/article/society/200902/20090205/1716682.html

 

* 촬영 일정
중앙역 → 안산 어촌민속박물관(실제 바닷속을 옮겨 놓은 것 같은 수족관이 1층에 위치, 어촌의 생활방식, 전통 풍습, 안산과 서해안의 특징을 전시함) → 누에섬(바닷길 열리는 모세의 기적을 체험하며 썰물시 바닷길이 열려있는 동안 걸어 들어갈 수 있음, 조개 캐기가 가능하며 등대에서는 서해의 섬들이 내려다보임) → 시화호 갈대습지 공원(100㎡ 크기, 자연 오염의 대명사이던 시화호에 바닷물이 드나들게 하면서 생태계의 보고가 되고 있음)

 

출처 : 코레일 블로그 "만나세요, 코레일"
글쓴이 : 코레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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